루이뷔통모에헤네시의 변신

명품 패션 브랜드 루이뷔통으로 유명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최근 레저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얼마 전엔 커피시장에도 진출했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명품시장이 갈수록 침체하고 있어서다. 풀을 뜯겠다고 나선 명품시장의 호랑이 LVMH. 이 회사는 과연 배를 채울 수 있을까.

▲ 60여개의 명품 브랜드를 거닌 LVMH가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더 이상 패션 명품 브랜드에만 의지할 수 없어서다.
프랑스 명품기업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레저사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LVMH는 올 8월 초 프랑스령 서인도제도에 있는 5성급 호텔(세인트 바르트 아일 드 프랑스)을 사들였다. 파리를 대표하던 라사마리탱 백화점 자리에는 5성급 호텔을 짓고 있다. 오만과 몰디브 지역에서도 리조트를 건립 중이다.

LVMH의 주요 사업아이템은 패션(루이뷔통·마크제이콥스·셀린느·지방시), 시계(태그호이어·제니스), 주얼리(불가리)다. 이런 LVMH가 최근 레저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명품 브랜드의 신통치 않은 실적과 무관치 않다.

 
LVMH그룹의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1% 성장하는 데 그쳤다. 2011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4% 성장한 것에 비춰보면 성장세가 많이 꺾였다. 특히 패션·가죽 부문이 부진했다. 유럽을 덮친 불황과 아시아 최대 명품 소비국 일본에서의 침체가 부진을 불렀다.

문제는 LVMH만 부진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 업체들이 침체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구치의 모기업 케어링(Kering)은 올 상반기 1억7300만 유로(약 2568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보다 64%가량 줄어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케어링의 부진한 실적은 명품기업의 어려운 상황을 대변하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LVMH가 레저사업에 힘을 쏟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 이상 명품시장에 기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사업다각화 나선 명품 재벌

 
레저사업만이 아니다. LVMH는 올 6월 이탈리아 커피전문점 코바(Cova)를 인수·합병(M&A)해 커피시장에 뛰어들었다. 1817년 오픈한 이 커피전문점은 이탈리아 관광객 사이에서도 명소로 통한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명품업체 컨설턴트는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이 특정 사업군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를 추가하는 전략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려 한다”고 분석했다.

LVMH의 사업다각화 전략이 1980년대 초에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의 성향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 세대는 LV MH의 주요 고객층이다. 미 블룸버그는 “밀레니엄 세대들은 ‘무엇을 소유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하는지’에 의해 정의되는 집단”이라며 “LVMH가 패션 명품 브랜드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풀이했다. 지금까지 명품으로 소유욕을 자극해 수익을 올린 LVMH가 이젠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에 사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지난해 미 경제매거진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부자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명품 브랜드를 팔아 부를 키웠다는 얘기다. 그런 그가 이제 달라졌다. ‘먹고’ ‘입고’ ‘즐기는’ 아이템을 준비한다. 그의 전략은 성공할까.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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