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의 생각하는 골프

골프 라운드는 워게임과 다를 게 없다. 고정된 지형에서 골퍼가 얼마나 전략을 꼼꼼히 수립하는가에 따라 라운드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주말골퍼의 ‘가상 마인드 워게임’을 세워보자.

▲ 타이거 우즈가 우승 확률이 높은 것은 다양한 참모진이 함께 대회를 치르기 때문이다.
워게임(War-game)은 ‘전쟁에서의 교전 시뮬레이션’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실을 가정해 일어났거나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전쟁을 소재로 가상 전투를 벌이는 것이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전개되는 게 보통이지만, 워게임의 역사는 200년이 넘는다.

그래픽이 등장하기 전까지 워게임은 ‘미니어처 게임’으로 더 이해가 된다. 미국 남북전쟁에서 가장 참혹했던 게티스버그 전투(3일 동안 벌어졌던 이 전투는 북군이 승리했다) 현장을 재현한 미니어처가 대표적이다. 게티스버그 전투 미니어처 워게임은 지난 100년 이상 수많은 미국 어린이, 젊은이, 성인의 게임 대상이 됐을 뿐 아니라 군사학적으로도 응용돼 왔다.

주말골퍼, 전략가가 되자

워게임의 특성은 ‘아쉬움’이다. 게티스버그에서도 남군은 풍부한 전투경험과 수적 우세로 초반 승기를 잡았다가 자체 전략미스로 역전당했다. 이를 골프에 대입해보면, 골프코스 18홀도 고전적인 워게임과 다를 게 없다. 전투 또는 공략할 지형지물은 오늘도 내일도 그대로 변하지 않는 상태다.

4라운드 골프대회라면 똑같은 전투현장에서 4번의 전투를 치르는 것이다. 선수가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전부 완승(wire to wire)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의 대회에서 우승자는 최후(마지막날)의 전투에서 최후의 승리를 거둔 자다. 전투에서의 승리 요인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반대로 패배자의 입장도 아쉬운 상황 역시 다양한 형태다.

이 시대의 골프(PGA나 LPGA 투어같은)는 골퍼 혼자만 하는 게 아니다. 워게임처럼 그날의 라운드를 분석 평가하는 참모들이 있어야하고, 다음날의 라운드 전투를 대비한 참모들의 집단 전략수립이 필요하다. 혈혈단신 대회에 참가해, 마침 바이오리듬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우승을 거머쥐는 것은 깜짝우승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타이거 우즈가 우승확률이 높은 것은 캐디는 물론 코디네이터ㆍ레슨프로 심리학자ㆍ정신과의사ㆍ마케팅 언론 대변인 등 다양한 참모진이 함께 대회를 치르는데에 있다. 예를들어 첫날 라운드에서 OB가 났거나, 3퍼트를 범한 홀이 있었다면 그것을 골퍼의 미스 샷으로 판단하는 것을 넘어 스윙이 흔들리는 조짐은 아닌지, 골프 외에 외부환경에 의한 심리적 혼란 등 다양한 요인과 가능성을 대입하는 것이다.

골프ㆍ워게임 성공 요소는 인적 물적ㆍ투자

참모진들의 치열한 워게임에서 작성된 전략으로 다음날 라운드를 임하는 것과 골퍼 혼자의 머릿속에 그려진 전략으로 자신의 기량에만 의지하는 것과의 승패에서 어느 쪽이 우세한지는 말하나마나다. 100만달러의 우승상금을 쥐기 위해 100만달러 또는 그 이상의 투자를 해야할 수도 있다. 지금 미국에서 활약중인 상당수의 대한민국 골퍼들은 후자에 속한다. 스폰서에 의지하지, 자신이 번 돈(상금)에 대한 투자개념이 결여돼 있다.

우리의 사정으로 돌아가보자. 주말골퍼의 워게임은 단 1회의 전투뿐이다. 이번 주말 필드 라운드를 앞두고, 또는 필드로 향하는 차안에서 골퍼들은 혼자만의 워게임을 벌이게 된다. 필자가 왜 위의 타이거 우즈 참모진을 거론했냐면, 주말골퍼 주제에 그 같은 참모는 둘 수 없지만, 상상하는 것은 공짜이기 때문이다. 라운드 직전 다음과 같은 ‘가상 마인드 워게임’ 습관을 갖는다면 당신의 이번 라운드 성공확률은 확실히 높아질 것이다.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