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ING생명 인수 가능한가

▲ ING생명 한국법인의 최종인수자가 누가 될 것이냐에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ING생명 매각작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 유력한 인수대상자였던 동양생명ㆍ보고펀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권을 박탈당해서다. 우선협상권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로 넘어갔지만 여의치 않긴 마찬가지다. 사모펀드의 생보사 인수가 금융당국의 최종승인을 받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안갯속이다. 금융권의 대형 인수ㆍ합병(M&A) 매물인 ING생명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하다. 유력한 인수대상자였던 동양생명•보고펀드 컨소시엄이 자금조달에 문제를 드러내면서 매각작업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2010년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네덜란드 ING생명 본사는 아시아 지역의 법인을 정리하고 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과 보험업을 겸하던 유럽의 금융회사들이 재정위기 이후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보험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고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ING생명도 아시아 지역법인을 정리 중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ING그룹은 올해 ING생명 한국법인의 지분을 최소 50%까지 처분한다는 방침이다.

ING생명 한국법인 매각작업은 지난해 초부터 본격화했다. 경영다각화를 노리던 KB금융지주가 가장 먼저 인수에 나섰다. ING생명은 처음 매물로 나왔을 때 4조원에 육박할 만큼 몸값이 비쌌지만 KB금융과의 협상과정에서 2조원대로 떨어졌다.

4조원의 가격이 공개되자 인수 의향이 있던 회사들이 매각가에 질려 손을 털어버렸고 KB금융이 이를 파고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KB금융 사외이사들이 반대표를 던져 인수작업이 무산됐다.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ING생명 인수전은 올 초 한화생명ㆍ교보생명ㆍ동양생명 등이 뛰어들면서 재점화됐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도 인수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그중 가장 높은 인수가를 제출한 동양생명ㆍ보고펀드 컨소시엄이 올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진행상황이 매끄럽지 못했다. 컨소시엄 측은 인수자금 2조1000여억원 중 1조1000억원 정도를 동양생명 출자와 보고펀드의 펀딩으로 충당할 계획이었다. 전제는 동양생명의 계열분리였다.

하지만 동양그룹이 동양생명 계열 분리에 반대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결국 ING생명은 8월 4일 컨소시엄의 우선협상권을 박탈했다. 현재 우선협상권은 MBK파트너스에 넘어간 상태다. MBK파트너스는 HK저축은행ㆍ웅진코웨이ㆍ네파 등을 인수하면서 유명해진 사모펀드다. 그러나 상황이 껄끄럽긴 마찬가지다. 사모펀드의 생보사 인수가 금융당국의 최종승인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과거 금융당국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먹튀 논란에 크게 데인 적이 있다.

노조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ING생명 노조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MBK파트너스는 노동자를 동반자로 생각하기보다는 (사모펀드의 본능상) 자본의 이익 극대화만을 쫓기 위한 탄압과 구조조정 대상으로 여긴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런 가운데 우선협상권을 박탈당한 동양생명ㆍ보고펀드 컨소시엄도 인수의사를 접지 않고 있어, 상황이 복잡하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어차피 M&A라는 게 도장을 찍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 아니냐”며 “우선협상권은 없어졌지만 ING생명의 매각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두진 기자 ydj123@thescoop.co.kr | @allint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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