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버전에 광고 도입한 카카오

카카오톡은 광고가 없다. 유저에게 쾌적한 화면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런 카카오톡이 PC 버전에 광고를 도입했다. 원칙을 깼지만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다. 유저의 편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신저 플랫폼으로 남느냐 새 플랫폼을 선보이냐 갈림길에 선 카카오톡에 기회일 수 있다.

▲ PC버전 카카오톡의 광고는 이용자의 불편을 초래하지 않은 데다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업계에서 카카오톡은 ‘다윗’으로 불린다. 거대 이동통신사의 견제와 압박을 뚫고 무료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열었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이 가세한 모바일 메신저 경쟁에서도 웃었다. 카카오톡의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점유율은 94%다. 벤처기업이 네이버ㆍ다음ㆍ삼성전자를 넘어선 것이다. 카카오톡이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으로 불리는 까닭이다.

카카오톡은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도 증명했다. 지난해 7월 출시한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모바일 게임업계 제1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덕분에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영업이익 69억원을 올렸다.

카카오톡이 성공신화를 쓴 이유는 간단하다. 콘텐트를 유통할 수 있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갖고 있어서다. 카카오톡의 이용자는 1억명에 달한다. 이런 카카오톡에는 광고가 없다. ‘광고를 게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는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기업 ‘카카오’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이용자에게 광고 없는 쾌적한 모바일 화면을 제공할 수 있지만 기업의 중요한 수익모델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모바일 카카오톡은 화면이 작아 광고가 뜨면 이용자의 불편을 초래한다”며 “이용자의 편의성은 카카오가 중시하는 가치”라고 말했다.

그런데 카카오톡에 변화가 생겼다. PC버전 카카오톡에 광고를 도입한 것이다. 광고는 카카오 플러스 캘린더를 통해 노출되는데, 이용자에게 매일 정보를 제공한다. 주목할 점은 광고가 이용자의 불편을 초래하지 않는 데다 유익하다는 것이다. PC버전 카카오톡은 모바일 카카오톡보다 화면 면적이 넓다. 광고는 카카오가 제공하는 채널을 통과해야 한다. 검증된 광고만 실리는 셈이다.

 
카카오는 PC버전 카카오톡에 광고를 도입한 데 대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PC버전 카카오톡의 광고는 기본적으로 이용자에게 혜택과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획이 어찌 됐든 카카오가 갈림길에 선 것만은 확실하다. 메신저 플랫폼에 만족하느냐 아니면 새로운 플랫폼을 개척하느냐다.

실제로 카카오가 원칙을 깨고 도입한 광고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용자의 편의성을 해치지 않고도 수익창출이 가능한 사업모델을 발견한 것이라서다. 카카오가 PC버전 카카오톡에서만은 광고로 무언가를 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광고는 카카오에 기회다. ‘서비스 파급력에 비해 사업성이 다소 약하다’는 혹평도 뒤집을 수 있다.

관건은 카카오가 수익모델의 가능성을 확인한 광고를 어떻게 발전시키느냐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플랫폼이든 성장한 이후에는 추가 사용자를 모집하기 어렵다”며 “현재 카카오는 진보된 수익 플랫폼으로 카카오톡의 새로운 진가를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PC버전 카카오톡 광고가 카카오의 앞날을 결정할 향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kkh4792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