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진 소프트웨어인라이프 대표

2008년 4월 프로그램 개발자의 커뮤니티 ‘소프트웨어인라이프’가 개설됐다. 이 커뮤니티에선 사람의 비전과 목표를 관리하는 ‘비전관리’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냈는데, 뜻밖에도 업계와 기업이 이를 주목했다. 이 커뮤니티는 단숨에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으로 거듭났다. 이들의 흥미로운 스토리를 들어봤다.

▲ 프로그램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소프트웨어인라이프는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프로그램 개발자였던 장선진(36) 소프트웨어인라이프 대표는 컴퓨터 1세대다. 7살이던 1983년 동네학원에서 애플이 만든 개인용 컴퓨터(PC)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중고등 학창시절에 등장한 나우누리ㆍ천리안 PC통신은 그를 신세계로 이끌었다. 자연히 컴퓨터 프로그램에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통계분석에 흥미를 가지면서 대학을 경제학과로 진학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과 재회한 것은 뜻밖에도 국제무역 수업에서였다. 수기로 작성하던 신용거래장의 전산화(EDMSㆍ전자문서관리시스템) 시대가 열린 거였다. EDMS는 장 대표의 프로그램 개발 본능을 깨웠다. 프로그램 하나로 수기를 전산화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그는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개발자 생활은 고달팠다. 밤샘작업은 기본이고 주말까지 반납해야 했다. 쳇바퀴 굴러가는 일상에 익숙해진 그의 눈을 번뜩이게 한 것이 있었다. 스티브 잡스였다. 2007년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은 혁신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소프트웨어(SW)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장 대표는 생각했다. ‘SW야말로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매개체다. 개발자라면 그런 SW를 만들어야 한다.’ 장 대표는 이런 취지를 살려 2008년 누구나 무상으로 공개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오픈 소스 커뮤니티 ‘소프트웨어인라이프’를 개설했다.

좋은 가치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법이다. 커뮤니티 개설 2년 만에 SW 개발자 16명이 모였고, 사람의 비전과 목표를 관리하는 애플리케이션(앱) ‘비전관리 SW’를 개발했다. 비전관리는 비전과 목표를 등록하면 중요도에 따라 알려주는 클라우드 컴퓨팅 앱이다. 이 앱은 2010년 6월 대한민국 SW 공모전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후 업계가 소프트웨어인라이프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중엔 SK텔레콤도 있었는데, 그해 여름 남아공 공식 월드컵 앱 개발을 요청했다. 호재였다. 개발자로서 세계에 통용되는 SW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당시 개발한 남아공 월드컵 공식 앱은 안드로이드 총 22개종으로 출시됐고, 대회 기간 내내 안정적으로 운용해 박수를 받았다.

 
값진 성과는 소프트웨어라이프에 변화를 가져다줬다. 커뮤니티에서 회사 설립으로 변신을 꾀하게 된 것이었다. 커뮤니티의 사명과 사업방향을 계승한 SW 전문기업 소프트웨어인라이프가 탄생한 것이다.

장 대표는 커뮤니티 시절 만든 비전관리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았다. 업계는 “아이템이 너무 감성적인 거 아니냐”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비아냥거렸다. 우려는 기우에 그쳤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협업이 중시되면서 비전관리 SW는 하나의 대안으로 각광받았다. 아울러 스마트워킹 시대가 여리면서 구글 앱 엔진과의 협업을 뒷받침 할 솔루션으로 주목받았다. 그동안 개발한 비전관리ㆍ인적관리(ERP)ㆍ인사관리(HR) 솔루션이 가치를 발휘하게 된 셈이다.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인라이프는 2011년 1월 삼성전자 스마트TV 앱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덕분에 창업 1년만에 수익 3억원을 올렸다. 소프트웨어인라이프의 가치가 시장에서 통한 것이다. 장 대표는 “2015년을 목표로 글로벌 SW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 | @kkh4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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