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계열사 현주소

‘전두환 후폭풍이 김우중을 깨웠다.’ 재계 한편에서 들려오는 말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환수 문제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은닉재산’까지 들썩이게 만들고 있어서다. 실제로 김우중 전 회장은 최근 베트남에서 재기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 김 전 회장이 일군 ‘대우그룹’의 현주소는 어떨까. 

▲ 대우그룹은 분해됐지만 몇몇 계열사는 지금도 ‘대우’ 상호를 쓰며 운영되고 있다. 사진은 김우중 전 회장의 모습.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재산환수도 덩달아 수면위로 떠올랐다. 김우중 전 회장은 2002년 약 18조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이 천문학적인 추징금은 그가 경영하던 대우그룹이 얼마나 대단한 기업이었는가를 역으로 증명한다.

대우그룹은 1990년대 말 재계 서열 2위까지 뛰어올랐다. 그러나 덩치에만 집착한 방만한 경영은 공룡 대우그룹을 쓰러뜨렸다. 전성기 시절 대우그룹의 주력업종은 자동차ㆍ중공업ㆍ전자ㆍ건설 등으로 분류된다. 이들 회사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의 편입, 재매각 등으로 복잡한 과정을 겪었던 대우건설은 2010년 산업은행에 인수된 뒤 비교적 안정감을 되찾았다. 대우건설은 올해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해외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 탓이다. 그 결과 대우건설의 해외수주액은 2010년 3조4733억원에서 2012년 5조3841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신규 수주 목표액은 16조원인데 이중 50% 이상을 해외에서 수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대우건설에 좋은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현재 대우건설 고위 임원이 4대강과 관련한 비자금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이미지가 또다시 훼손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공업 분야는 대우조선해양으로 분화돼 대우의 명맥을 잇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과 함께 조선업계 빅3를 형성하고 있으며 실적도 양호하다. 2011년과 2012년 연속으로 140억 달러(15조원) 이상의 수주를 기록했다. 최근엔 방위산업 분야를 특화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선 올해 대우조선의 수주액이 130억~1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회사 매각과 관련한 이슈는 늘 시끄럽다. 정부는 대우조선의 지분 48.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근 공적자금회수를 위해 정부가 지분매각에 나서면서 여러 잡음이 들리고 있다.

자동차는 대우그룹이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분야다. 대우그룹 해체 후 대우자동차는 GM사에 흡수됐다. ‘지엠대우’라는 상호로 대우의 명맥을 이어갔으나 대우자동차 시절 생산하던 모델은 점차 줄어들었다. 2011년 지엠대우는 ‘한국지엠’으로 상호를 바꾸며 대우의 흔적이 사라졌다.

대우전자는 대우일렉으로 이름을 바꾼 후 채권단에 의해 운영돼 왔다. 그러다 올 2월 동부그룹에 흡수되며 동부대우전자로 이름을 바꿨다. 부침이 심한 기업역사를 갖고 있지만 동부대우전자의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글로벌경제위기 이후인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매출은 평균 1조5000억원에 달한다.

동부대우전자는 조만간 TV사업 분야에 진출할 계획이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올 연말쯤이나 늦어도 내년초까지는 TV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보급형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두진 기자 ydj123@thescoop.co.kr|@allint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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