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JS전선 수상한 커넥션

▲ LS전선과 JS전선은 원전 부품 납품을 위한 입찰자격 조건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여기 모회사와 계열사가 있다. LS전선과 JS전선이다. LS전선이 JS전선의 지분 69.95%를 갖고 있다. 두 회사의 대표 역시 같은 인물이다. 이보다 확실한 ‘한지붕 두가족’은 없다. 이런 두 기업이 최근 원전부품가격을 짬짜미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둘은 “담합한 적 없다”며 항변하고 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드물다.

원전비리 수사는 시작된 지 석달이 지났지만 아직 진행형이다. 캐내야 할 것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최근엔 LS전선의 원전부품 가격담합 혐의까지 터졌다. 한빛(3~6호기)ㆍ한울(3~6호기)ㆍ신월성(1~2호기)ㆍ신고리(1~2호기)에 장착된 제어케이블 등 부품을 입찰하는 과정에서 LS전선이 JS전선ㆍ대한전선ㆍ서울전선ㆍ극동전선ㆍ경안전선 5곳과 가격을 조율해 낙찰가를 높이거나 낙찰을 밀어준 게 아니냐는 혐의다.

이상한 건 LS전선과 가격을 담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업체 가운데 LS전선의 계열사 JS전선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JS전선의 대주주는 69.92%의 지분을 갖고 있는 LS전선이다. 2010년부터 LS전선과 JS전선의 회장은 줄곧 같은 사람이다. 올해 1월 JS전선 수장에 오른 구자엽 회장은 LS전선 회장을 겸하고 있다. 구자엽 회장의 사촌동생인 구자열 LS그룹 회장도 2010년 3월~2013년 1월 LS전선과 JS전선 회장직을 함께 수행했다. 사실상 ‘같은 회사’가 짬짜미 입찰의혹에 연루된 셈이다.

문제는 모회사와 계열사가 함께 입찰과정에 참여해도 괜찮느냐는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발주를 할 때는 제품생산 능력과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업체를 선정해 등록을 하고, 이렇게 등록된 업체들만 입찰을 할 수 있다”며 “등록과정에서 선별이 이뤄졌고, 두 업체는 개별 법인이기 때문에 (모회사와 계열사가 함께 입찰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납품할 제품이 같아도 별 문제없기는 마찬가지다. 한수원은 원전별로 제품을 턴키로 발주하기보다는 용도에 따라 제품을 개별 발주한다. 업체마다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이 달라서다. 이 때문에 어떤 때는 모회사와 계열사가 같은 제품을 납품할 수도 있다. 입찰 과정에서 가격 짬짜미가 쉽게 이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경쟁입찰을 붙이는 과정에서 그런 것(사실상 같은 회사인지를 구분하는)까지 선별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LS전선 관계자도 “대표가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각자대표체제이고, 법인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기업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더구나 산업용 특수전선은 LS전선의 매출 중에서도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담합할 이유가 없다”며 “한수원 측에서도 LS전선과 JS전선이 동시에 입찰한다고 해서 한 번도 문제 삼은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제아무리 법인명이 다르고, 각자대표체제라 하더라도 LS전선과 JS전선은 ‘한지붕 두가족’이다. 회장이 같기 때문에 경영정보 역시 자연스럽게 공유된다.

이런 상황에서 ‘법인만 다르면 그만’이라며 ‘모회사와 계열사가 함께 입찰해도 문제될 게 없다’는 한수원의 주장은 어불성설에 가깝다. 가격담합 의혹을 받는 다른 업체 입장에서 보면 공정한 경쟁도 아니다. 원전부품 가격담합 비리.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밑바닥에 깔려 있다.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juckys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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