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힐링해줄 만한 책책책

▲ 긴 추석 연휴는 독서를 통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사진=뉴시스)
시골에 내려가지도 않고 마땅한 휴가 계획도 없는 당신. 5일간의 긴 추석 연휴 동안 무엇을 할지 고민스러운가. 그렇다면 여기에 주목하라. 평소 당신의 마음에서 들렸던 고민을 해결해 줄 ‘해결사’ 책들을 소개한다. 독서가 주는 기쁨과 고민 해결의 시원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곧추석이다. 추석을 앞두고 여기저기서 준비가 한창이다. 주부들은 음식 장만을 위해 장을 보러 다니는가 하면 아이들은 오랜만에 친척들과 만날 생각을 하니 기분이 들떠 있다. 얼마 전 새벽같이 일어나 추석 기차표 예매에 성공한 사람들은 흐뭇해한다. 자동차로 시골에 가는 집의 가장이 차에 이상이 없는지 미리 확인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모습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도 있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시골에 내려가지 않는 데다 여행 계획도 마땅히 없는 당신. 당신과 같은 사람들이 올해에도 꽤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추석에 고향을 방문하지 않은 인구는 약 2168만명에 달했다.

이번 추석 연휴는 주말까지 합하면 총 5일이다. 딱히 잡아둔 일정이 없다면 꽤 긴 시간이다. 자칫 황금같이 찾아온 귀한 시간을 허투루 보내진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을 거다. 그렇다면 평소 당신의 마음에서 들리는 소리를 잘 들어보고, 이번 기회에 ‘힐링’이란 걸 해보면 어떨까.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가를 방해하는 1순위가 바로 ‘시간’이었다. 좋아하는 영화나 책, 근교로 떠나는 여행과 같은 것들은 시간 없이는 절대 가까이 하기 힘들다. 때문에 이번 연휴는 당신에게 반가운 기회나 다름없다. 5일이라는 시간을 직장에서 벗어나 온전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설문조사에서 ‘가장 선호하는 여가활용 타입’에 대하여 물었을 때 39.6%가 ‘에코(휴식)형’이라고 답했다. 사실 가장 편하고 쉽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수단은 독서다. 평소 마음에 담아둔 고민을 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래서 준비했다. 당신의 마음이 내는 소리 가운데 4가지를 골라 그에 맞는 책을 엄선했다.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 일에 대한 염증,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바로 그것이다. 이 중 한가지라도 해당된다면 다음 장에 계속되는 책 추천을 보면 된다. 만약 단 하나도 해당되지 않는다 해도 일단 읽어두라. 독서가 선사하는 영혼의 휴식을 맛볼 수 있을 테니….

 
먼저 Part1에는 어린 시절이 그립다며 가끔씩 투정을 부리는 당신의 마음을 위한 책이 소개돼 있다. 이런 투정에 대처하는 데 서툰 당신은 그동안 무조건 외면해 왔을 거다. 왠지 어른이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계속 방치해 두면 부작용만 심해질 뿐이다. 어릴 적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보자. 이 책들이 타임머신이 돼 줄거다.

Part2에는 인간관계에 상처받고 주저앉은 당신의 여린 마음을 달래줄 책들이 담겨 있다. 굳게 믿었던 사람의 배신, 가장 사랑했던 연인의 변심과 같이 우리의 인생에는 인간관계로 인한 수많은 상처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아 사람과의 깊은 관계를 피해 숨기도 한다. 이 책들은 당신의 마음을 치유하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당신이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다시 열렬한 사랑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매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반복되는 일상은 지겹기만 하다.

Part3에서는 이런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 줄, 아니 이런 일상조차도 자신의 소중한 삶의 일부분이 되도록 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 어쩌면 후자가 좀 더 실용적일지 모른다. 지금 당장 모든 책임과 의무를 버리고 훌쩍 어디론가 떠나긴 힘들 테니 말이다. 자신의 삶이 어떻든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기는 이가 진정한 인생의 승자다.

Part4는 자신을 한 번쯤 되돌아보고 싶었던 이를 위한 선물이다. 앞만 보고 달려도 혹시 뒤처지진 않을까 걱정하는 게 우리들의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깊은 산에서 수양을 하며 사는 도사와 같은 사람의 삶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꼭 깊은 산이나 계곡물에 들어가야만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일상에서도 잠깐의 시간만 낸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 여기, 진정한 자신을 찾고 인생을 되돌아볼 좋은 지침서들이 존재한다.

<Part1 | 어린 시절이 그리울 때>

「바나나 우유」
김주현 저 앨리스|296쪽|에세이


 
한국인 특유의 인사가 있다. ‘밥 먹었니’다. 서로 밥은 챙겨 먹고 다니는지 물으며 안부를 확인한다. 그래서인지 유독 한국인은 음식을 통해 정을 느낀다.

우리가 이제껏 먹어온 음식에는 추억이 깃들어 있다. 어린 시절 즐겨 먹던 음식을 우연히 만나면 괜스레 반갑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일까. 음식 잡지에서 오랫동안 일한 저자는 추억의 맛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가족과 한솥밥을 먹으며 서로의 밥그릇에 아무 말 없이 반찬을 올려주던 시절. 연인과 나눠먹으면 그토록 달던 초콜릿이 혼자 먹으니까 쌉싸래한 맛이 난 일. 업무에 치이고 사람에 치여 만신창이가 된 날 어릴 적 엄마가 끓여주던 닭죽이 사무치게 그리울 때. 우리네 사연은 제각각 조금씩 다르지만 음식이 가져오는 향수는 강력하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맛있는지, 정성이 들어가 있는지 정직한 혀는 누구보다 금방 알아챈다. 아무리 비싼 코스 요리를 먹는다고 한들 엄마가 정성스레 만들어준 음식보단 못할 터. 음식에 추억이 담길수록 그 맛은 깊어진다. 저자가 풍성한 추억의 뷔페를 차려놓고 우리를 초대한다.

「공짜표 셋 주세요」
홍종의 글, 국설희 그림|파란자전거|32쪽|그림책


어릴 적엔 누구나 그림책을 좋아한다. 어른이 되면 유치하기 짝이 없는 그림책이 무어가 그리 좋았던 걸까. 아마도 그림책의 시선이 따스하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복잡하고 어렵지만 그림책에 담긴 세상은 한없이 순수하고 맑다.

어른이 되어 정글과도 같은 세상에 발을 디딘 순간 맛보는 좌절감은 마음에 생채기를 남긴다. 세상에 나가는 게 두려워 어딘가에 숨고만 싶은 나약한 마음이 절로 든다.

이럴 때 유치하다고 생각해 눈길조차 주지 않던 그림책을 펴보자. 그림책이 어른의 마음을 치유해 줄 수 있다. 따스하고 보드라운 그림체로 말이다.

이 책 역시 그렇다. 7살이 되면서 마지막 공짜표를 쓰게 된 아이와 노인이 돼서 난생 처음 공짜표를 쓰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다. 둘은 공짜표를 쓰게 된 상황은 정반대지만 함께 전철여행을 하면서 용기와 희망을 주고받는다.

 
「서울 공간의 기억 기억의 공간
조한 저|돌베개|360쪽|한국문화

현재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가 책을 펴냈다. 주제는 서울이다. 사실 서울에 관한 책은 시중에 많이 나왔다. 그런데도 저자가 주제를 서울로 선택한 까닭은 뭘까.

서울은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곳으로 곳곳에 추억이 배어 있다. 그런 서울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 어쩌면 저자는 자신이 기억하고 있고 앞으로도 잊지 않았으면 하는 서울의 모습을 책이란 그릇에 온전히 담아보려 했는지 모른다. 먼 훗날의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며 옛 서울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게다가 건축가 특유의 분석적 시선이 아닌 시인보다 더 풍부한 감성으로 서울을 들여다봤다. 그래서 현재 서울이 풍기는 세련됨과는 사뭇 다르다.

인사동 쌈지길, 신사동 가로수길은 서울의 명소지만 저자의 시선으로 본다면 조금 특별해진다. 저자만이 간직한 소중한 추억이 이 장소를 찾을 때마다 생각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에겐 저마다 그러한 공간이 하나씩 있다. 바로 마음의 고향이라 부를 만한 곳이다.

<Part2 | 인간관계 때문에 상처를 받을 때>

「어린왕자의 사람을 사랑하는 법」
최복현 저|양문|288쪽|에세이


‘어린 왕자’는 한 번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로 세계적 베스트셀러다. 게다가 어려서 어린왕자를 읽었을 때 받은 감동과 어른이 돼 다시 펼쳐들었을 때 밀려오는 감동의 크기는 매우 다르다. 그만큼 어린왕자는 어른이 된 우리에게 단순한 동화책 그 이상, 다시 말해 인생에 대한 철학서로 다가온다.

저자도 어린왕자의 광팬이다. 무려 100번 넘게 읽었다니 말이다. 그러다 보니 저자는 어린왕자란 책을 통해 어떤 깨달음을 얻었다. 바로 사람의 만남에 관한 지혜다. 그러나 요즘 서점에 널린 인간관계 처세술과는 깊이가 다르다. 사람과의 만남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 건지부터 일깨운다. 또 아름다운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선 현란한 말솜씨나 기교보다는 정직하고 진실한 마음이 필요함을 느끼게 한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 볼 수 없어. 마음으로 보아야 하는 거야.” 이 말은 물질이 우선시되는 우리의 삶에 부드러운 일침을 가한다. 사람들이 유달리 인간관계를 어려워하고 사람 간 상처를 주고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어린왕자를 통해 소중한 진리를 발견해보자.

「나는 남자를 버리고 싶다」
최광현 저|부키|256쪽|교양심리


여자의 세계는 남자보다 좀 더 치열한 구석이 있다. 특히 인간관계면에서 말이다. 감정에 유난히 민감하고 표현 욕구가 강한 건 여자의 본능일 게다. 그래서 여자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인간관계에서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기가 남자보다 힘들다. 남자는 여자의 이런 모습을 보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젓는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왜 남자친구가 생기면 더 불안하고 외로울까’‘왜 사랑하는데 상처를 주고받아야 할까’와 같이 여자들이 안고 있는 대표적 고민들을 현재 상담대학원 교수인 저자와 풀어본다. 그렇다고 막연하게 당장 하던 일을 멈추고 여행을 떠나 보라거나 무조건 이해하라는 조언은 하지 않는다.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자신이 받은 상처에 대한 인정이다. 이게 바로 상처 치유와 회복의 첫 단추인 셈이다. 저자는 인정을 평온의 다른 이름이라 부른다. 얼핏 여자만을 위한 책일 것 같지만 오히려 남자가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 가득하다.

「왜 나는 늘 눈치를 보는 걸까」
박근영 저|소울메이트|372쪽|교양심리


눈치는 손톱 밑 가시와도 같은 존재다. 눈치를 안 보자니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 때문에 편히 지내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눈치를 너무 보면 스스로 거는 제약이 많아져 마음이 고단해진다. 우리가 처음 눈치에 길들여지기 시작한 때는 아마 사회 초년생 즈음이었을 게다. 점점 눈치가 자신을 잠식하면서부터 더 이상 사회생활을 원만히 하기 위한 도구가 아닌 스스로를 옥죄는 덫이 된다. 어쩌면 우리는 ‘눈치증후군’이 만연한 사회를 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저자는 눈치를 아예 보지 말라는 극단적 처방을 내리지 않는다. 도리어 건강하고 야무지게 눈치 보는 법을 알려준다. 일단 타인과의 비교를 멈춰야 한다. 비교는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그리고 자신만의 삶의 가치를 확고히 해야 한다. 눈치에도 나침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편 아니면 적으로 나눠 생각하는 이분법도 당장 버려야 할 나쁜 습관이다. 저자의 조언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당신에게 유익한 ‘착한 눈치’를 기를 수 있다.

<Part3 | 업무가 지겨울 때>

「거침없이 방황하고 뜨겁게 돌아오라」
이성종, 손지현 저|엘빅미디어|328쪽|여행


 
자전거를 타고 전 세계를 누비는 자유로운 부부의 이야기다. 자유를 찾아 페달을 밟는 그들에게 시원한 바람 한 줄기, 지나가는 사람들의 미소, 짜릿한 내리막길의 쾌감 등은 달콤한 선물과도 같다.

대단한 용기나 포부를 가져서 자칫 무모해 보이는 이 여행을 결심한 건 아니었다. 단지 스물셋이라는 어린 나이에 동갑내기 부부가 된 이들은 남들과 똑같은 지루한 삶을 살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매일 가슴 뛰는 삶을 살기 위해 부부 모험가가 되기로 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동남아시아를 여행했고 책을 벌써 두 권이나 냈다.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한 셈이다. 그리고 이 책은 이들 부부의 유라시아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티브 잡스는 언젠가 “여정은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이지만, 그 자체로 보상이다”고 말했다. 때론 서로 다투기도 하고 이런저런 시련을 겪으면서도 평범한 하루하루가 이들에게 행복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책 말미에선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얻은 유익한 정보와 자전거 여행을 꿈꾸는 독자를 위한 조언을 아낌없이 나눠준다.

「생각을 바꾸는 생각」
마이클 미칼코 저, 박종하 옮김|끌리는책|302쪽|자기계발


“인생은 해가 뜨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도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한 말이다. 어쩌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도 한 유명한 구절이다. 창의력 분야의 대가로 꼽히는 저자는 세계 유수 기업들을 상대로 창의적 사고기법에 관한 강연을 다니며 활약 중이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생각을 바꾸는 생각’은 저자의 가장 큰 관심사다. 생각을 바꾸는 것은 창의적이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노력이다. 저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나 반 고흐, 스티브 잡스와 같이 세기의 천재들도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봤음을 발견했다.

창의적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다름 아닌 의지와 열정이다.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수많은 방법들도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지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 요건을 갖췄다면 다음 단계는 ‘개념 뒤섞기’다. 저자는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의 시작과 끝이 개념을 끊임없이 뒤섞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창의적 아이디어’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닌 기존의 것들 중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개념의 조합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난 감동이 필요해」
요네야마 기미히로 저, 김정환 옮김|동학사|208쪽|인문교양

 
삭막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인공호흡기와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건 바로 ‘감동’이다. 그런데 일상에서 감동을 받기란 힘든 일이다. 억지로 되는 일도 더더욱 아니다. 중요한 것은 만약 당신의 삶이 감동할 구석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해도 뇌를 감동하도록 만들면 된다는 거다. 이 책에서는 우리의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에서 감동을 받는 비법을 알려 준다.

저자는 우리의 평범한 뇌를 ‘감동뇌’로 만들면 인생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실제로 평범한 뇌와 감동뇌의 차이는 매우 크다. 행복의 크기뿐만 아니라 성공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와 같은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도 바로 어린 시절에 받았던 감동을 잊지 않고 평생에 걸쳐 추구했다는 거다.

감동을 추구하는 삶은 우리에게 실패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과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멈추지 않는 집념을 선물한다. 지금부터 저자가 책에서 소개한 감동뇌를 활성화하는 생활 습관 12가지를 실천하며 당신의 삶을 감동으로 채워보라.

<Part4 |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을 때>

「8주 나를 비우는 시간」
마크 윌리엄스ㆍ대니 펜맨 저, 안희영ㆍ이재석 옮김|불광출판사|328쪽|명상


문득 스스로 삶의 주인임을 잊고 살아왔음을 느낄 때가 있다. 그렇다고 대충 대충 사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매일을 숨 가쁘고 성실히 살아왔는데도 어쩐지 마음이 공허하다.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우리 삶은 매일같이 해결과 문제의 연속이다. 문제를 하나 해결하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하나 더 생겨나는 식 말이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언젠가부터 기쁨과 행복이 충만한 삶은 저 멀리 천국에나 있는 것처럼 생각하게 됐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서 기꺼이 오늘의 행복을 포기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생의 진정한 주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매순간 우리를 괴롭히며 마음을 지배하는 고민과 걱정이 단지 한순간 스쳐 지나가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과거나 미래에 얽매여 전전긍긍하지 않고 늘 깨어 있는 의식으로 살아야 현재의 순간을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일반인을 위한 명상을 통한 심리 치유 과정을 담은 책은 없었다. MBCT(마음챙김에 근거한 인지치료)를 토대로 만들어진 8주 프로그램을 따라가며 내일의 행복이 아닌 오늘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이 얼마나 멋진가를 직접 경험해 보자.

「소울 플레이스」
한창훈 외 12인 저|청어람미디어|240쪽|에세이


 우리에게 소울메이트는 익숙하지만 소울플레이스는 낯설게 여겨진다. 하긴, 장소는 우리의 말을 들을 수도 위로의 말을 건넬 수도 없는 존재가 아닌가. 그런데 왜 저자들은 자신의 소울플레이스를 하나씩 간직하고 있는 걸까.

이들이 소개하는 소울플레이스는 의외로 아주 소박한 곳들이다. 휘황찬란하고 멋진 곳은 찰나의 감탄만을 남길 뿐 우리의 마음 속 깊숙이 박히지 못한다. 반면, 소울플레이스엔 다녀온 이의 아픔과 시련, 그리고 방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찌 자신의 인생 한 조각이 담긴 이곳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진정한 여행은 자기 자신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여정이라고 했다. 철학자 나탈리 크나프도 이런 말을 했다. “휴식이란 자신의 존재를 감지할 수 있는 장소에 이르는 것이다.” 저자들이 각자만의 소울 플레이스를 찾아 떠나는 여행 역시 처음의 소중한 꿈과 청춘다운 용기를 회복하게 해준다. 이 책은 머잖아 소울 플레이스를 찾아 나설 이들에게 유용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또한 책을 읽는 동안은 내 영혼이 숨 쉴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해 준다.

「번뇌로 마음이 소란할 때」
코이케 류노스케 저, 최선임 옮김|지식여행|311쪽|자기관리


 
매순간 역할과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의 모습을 보며 ‘피에로’ 같다고 생각해 본 적 있는가. 타인에게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고, 나에 대한 타인의 기대를 채우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정작 내가 누군지는 잊게 된다. 그러다보면 어느 게 진짜 나인 건지 헷갈리게 되고 ‘나를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걱정하면서 번뇌의 굴레에 빠지게 된다.

타인이 꾸밈없고 솔직한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해 주기를 원하면서도 깊은 내면은 들키고 싶지 않은 모순의 상태는 왜 발생할까. 바로 인간 사회에서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면 소외당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사람들은 진짜 나 자신이 누구인지 찾길 원하지만 저자는 ‘진짜 나’는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사람들이 ‘진짜 나’를 찾고자 하는 것은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오만에서 비롯됐다는 거다. ‘진짜 나’가 없음을 인정하고 그것을 찾고자 하는 욕심을 버려야 비로소 마음의 번뇌가 사라지게 된다.

어려워 보이는 불교 교리를 쉽게 설명해 주는 저자와 함께 마음의 구조를 파악해나가다 보면 당신의 삶이 한결 자연스러워질것이다.
김윤주 기자 dbswn77@thescoop.co.kr|@withlove7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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