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비만 ‘Exit’

▲ 최선의 다이어트 비법은 올바른 식습관과 적절한 운동이다.(사진=뉴시스)
“뱃살 때문에 걱정이에요.” 한 여성의 고민이다. 유심히 보니 얼굴을 포함해 다른 부위의 상황도 썩 좋지 않다. 다이어트 프로그래머는 비만해소 비법을 모자 속에 감춰 둔 마법사가 아니다. 하지만 그 여성은 “인류비만 해소의 키를 당신이 쥐고 있으니 얼른 묘안을 내 놓으라”는 표정을 짓는다.

순간 장난기가 발동했다. 문득 한 중국 여배우가 시도해서 효과를 봤다는 회충 다이어트를 소개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위적으로 키우는 장 속의 회충이 포도당이나 지방을 잡아먹어 살이 찌지 않도록 해준다는 거다. 하지만 혹시 회충약을 한 움큼 긁어모아 먹고 몇달 후 에일리언으로 변신해 필자를 찾아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섬뜩해졌다.

답답한 건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2만6000여 가지 다이어트 방법이 대부분 이런 식이란 거다. 혹세무민이다. 사람들의 건강을 망치고 돈을 긁어모으는 다이어트 방법들은 암세포처럼 무섭게 증식해왔다. 외모지상주의 사회가 이를 조장한다고 비난하는 여성들도 뒤에서는 다이어트 식품을 사서 먹는다.

황당한 다이어트 비법도 많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 살을 뺄 수 있다는 거다. 바람 든 봉지를 발로 차면 살이 빠진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글리코겐과 수분이 빠져나가니 체중은 줄겠지만 그다지 효과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지 조사에 따르면 다이어트를 시도한 200명 중 체중감량에 성공한 이들은 10여명에 불과하다. 그중 5년 가까이 유지ㆍ관리한 사람은 단 1명뿐이라고 한다. 99.5%의 실패율이다. 그래서 이 세상 모든 다이어트 비법들은 비만해소가 아니라 사람들의 살을 찌우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비용을 들여 살을 빼려 했지만 되레 살이 찐 걸 비꼰 말이다.

사실 이 세상이 상업주의로 물든 순간부터 비만은 시작됐다. 우리가 슈퍼마켓에 가서 과자 한 봉지를 손쉽게 집어들 때 기업은 이미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제품개발과 판촉ㆍ유통에 심혈을 기울였을 것이다. 과자광고가 나올 때 우리의 자녀들은 TV 앞에서 과자봉지를 뜯고 있을지 모른다. 중요한 사실은 그걸 먹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비만의 길로 들어선다는 거다.

영화 ‘나홀로 집에’에서 주인공인 맥컬리 컬킨이 시리얼로 식사를 하며 했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이 초간편 식사를 만든 자에게 축복을. 하지만 두려워하지 마. 이제부터 시작이야!” 이 대사의 정확한 뜻은 알 수 없지만 지금도 그 대사를 잊을 수가 없다. 우리의 생활패턴, 적절치 못한 식습관과 부족한 운동이 개선되지 않는 한 비만은 해소될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듯해서다.

다이어트는 원점에서부터 해결책을 찾을 수밖에 없다. 가공되지 않은 음식을 먹고 근육을 키우는 게 최상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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