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자산승계 조사 결과

▲ 대기업 그룹 오너 경영인들이 점차 고령화되면서 2ㆍ3ㆍ4세로의 자산승계에 가속을 내고 있다.
국내 43개 그룹의 자산승계 비율이 30.03%인 것으로 집계됐다. 총수가 자녀에게 자산의 90% 이상 물려주면서 사실상 경영 승계를 완료한 기업도 5곳이나 됐다. 대기업 그룹 오너 경영인들의 고령화는 자산승계의 가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이 2000억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주요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주가가 30% 이상 떨어진 것도 이유지만 대한항공 주식을 세 자녀에게 약 30% 증여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 지주회사 체제 전환 결정 직후인 지난 5월 보유 중인 대한항공 주식 703만여주 가운데 211만주를 조현아ㆍ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상무에게 각각 70만4000주씩 균등 증여했다. 이에 따라 세 자녀의 지분율은 각각 0.12%에서 1.08%로 상승했고, 세 자녀가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모두 약 63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그룹 오너 경영인들이 점차 고령화되면서 2ㆍ3ㆍ4세로의 자산승계에 가속을 내고 있다. 특히 태영ㆍ웅진ㆍLS 등 중견그룹의 자산 승계율이 90%를 넘어 완성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 총수가 있는 10대 그룹 중에서는 롯데와 두산의 경우 자산승계가 완료됐고 나머지는 거의 마무리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승계율 90% 넘어

올 8월 29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62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43개 그룹의 자녀에 대한 주식 자산 승계율은 30.03%인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서 총수는 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집단에 명시된 동일인 기준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43개 대기업 집단 중 자산승계율이 90%를 넘어 완성단계에 있는 그룹은 태영ㆍ웅진ㆍLSㆍ롯데ㆍ두산 5개 기업이었다. 태영 윤세영 명예회장의 자산은 상장사인 SBS미디어홀딩스 28만주로 자산가치는 13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장남 윤석민 태영건설 부회장은 상장사 태영건설 지분 27.1%와 비상장사 블루원 등 총 4개사의 주식 보유를 통해 자산가치가 1697억원에 달했다. 이는 윤세영 명예회장의 자산 가치 대비 100배가 넘는 수준이다. 장녀 윤재연씨는 비상장 2개사의 지분으로 207억원의 자산을 보유해 승계율이 99.3%에 달했다.

 
최근 사기성 어음 발행으로 불구속 기소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도 장남인 윤형덕 웅진그룹 경영기획실장과 차남인 윤새봄 웅진케미칼 차장에게 자산을 96.7% 넘겼다.

윤 회장과 부인인 김향숙씨가 보유한 자산은 158억원인 데 반해, 장남과 차남의 자산은 4680억원에 달했다.
LS그룹도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자산은 99억원에 불과했지만 장남 구자홍 LS미래원 회장 759억원, 차남 구자엽 LS전선회장 457억원, 3남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 503억원 등으로 승계율이 94.5%였다.

롯데는 5대 그룹 중 자산승계율이 유일하게 90%를 넘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총 주식자산이 2722억원인 반면 차남인 신동빈 회장은 롯데쇼핑ㆍ롯데제과ㆍ롯데칠성 등 거의 전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해 자산이 2조235억원에 달했다.

장남인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1조8565억원, 장녀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2971억원, 차녀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164억원 등으로 2세들이 보유한 자산은 총 4조1395억원으로 승계율이 93.9%로 집계됐다.
두산도 박용곤 명예회장의 자산은 420억원인데 반해 장남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 부부(2095억원), 차남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 부부(1395억원), 장녀 박혜원 두산매거진 전무(702억원)으로 자녀들의 자산이 박 명예회장보다 10배 많았다.

자산승계율이 50%를 넘어 실질적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그룹도 한솔(고문 이인희) 79.2%, 효성(회장 조석래) 71.9%, 영풍(회장 장형진) 65.4%, 동부(회장 김준기) 62.1%, 한국타이어(회장 조양래) 56.2% 등 5개였다.
재계 1ㆍ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산승계율은 각각 22.8% 34.1%에 그쳤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건희 회장과 부인 홍라희씨가 총 12조4262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반면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자산은 각각 2조5474억원, 6370억원, 4883억 원으로 총 3조6727억원이었다.

현대자동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경우 자산이 6조5585억원에 달했지만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3조503억원), 장녀 정성이 이노션 고문(1179억원), 차녀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1182억원)과 남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909억원), 3녀 정윤이 해비치호텔리조트 전무(45억원)와 남편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166억원) 등을 모두 합친 자산은 3조3984억원이었다.

LG는 27.4%의 진도를 보였다. 구본무 회장 부부의 자산은 총 1조7935억원이었고 장남 구광모 LG전자 부장(5664억원)을 비롯한 자녀의 자산 총합은 6748억원이었다. LG그룹은 구 회장의 부친인 구자경 명예회장도 1100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SK(회장 최태원)ㆍ현대중공업(대주주 정몽준 의원)ㆍSTX(회장 강덕수)ㆍ코오롱(회장 이웅렬), 현대산업개발(회장 정몽규)ㆍ교보생명보험(회장 신창재)ㆍ한국투자금융(부회장 김남구)ㆍ이랜드(회장 박성수) 등은 자산승계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그룹ㆍ현대차 승계율 미미

 
한라(회장 정몽원ㆍ0.3%)ㆍ한진중공업(회장 조남호ㆍ2.4%), 아모레퍼시픽(회장 서경배ㆍ2.6%), CJ(회장 이재현ㆍ3.1%), 부영(회장 이중근ㆍ3.3%), 현대(회장 현정은ㆍ4.4%), 동국제강(회장 장세주ㆍ6.4%), 미래에셋(회장 박현주ㆍ7.3%), 태광(회장 이호진ㆍ8.3%)도 10% 미만으로 자산승계율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회장 정지선)과 KCC는 총수가 현재 각각 3세와 2세로 바뀌었지만 부친인 정몽근, 정상영 명예회장을 기준으로 할 경우 승계율은 각각 84.5%와 88.8%로 마무리 단계다. 현대백화점은 정몽근 명예회장이 24 88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데 장남 정지선 회장은 8934억원, 차남 정교선 부회장은 4605억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CC도 정상영 명예회장 2253억원, 장남 정몽진 회장 부부 7965억원, 차남 정몽익 KCC 사장 6443억원, 3남 정몽열 KCC건설 사장 3360억원으로 2세들의 자산이 4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백화점(회장 정지선)과 KCC는 총수가 현재 각각 3세와 2세로 바뀌었지만 부친인 정몽근, 정상영 명예회장을 기준으로 할 경우 승계율은 각각 84.5%와 88.8%로 역시 마무리 단계다.
김민자 뉴시스 기자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