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당 김기환 선생의 이순신공세가(李舜臣公世家) 제41회

원균은 순신의 원대한 규모를 반대하여 군관 이외에는 칼을 차기를 금하여 순신이 만든 긴 칼은 쓸데가 없어 되어 한산도 군기고 속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원균이 이때에야 술이 번쩍 깨고 정신이 돌아와 뱃머리에 나서서 바라보았다. 포구 안에는 군사들의 아우성 소리요 탄환과 화살 나는 소리였다. 조선 병선 몇 척에는 벌써 불이 일어나 화광이 하늘을 찌르고 그 화광에 두 나라 군사들이 어우러져 싸우는 모습이 보였다.

 
통제사로서 장형杖刑을 당한 원균은 칠천도 본진에서 방안에 숨어서 술만 먹고 연일 대취하여 계집만 희롱하고 조금도 싸울 준비를 하지 아니하였다. 일본병선이 보인다는 경보가 연하여 들어오지만 아무도 원균에게 고할 사람이 없었다.

전라우수사 이억기는 원균의 방문밖에 가서 “소인 아뢰오!” 하고 보기를 청하였다. 이때에 원균은 계집의 무릎을 베개하고 또 한 계집을 안고 들어 누웠다가 이억기의 소리를 듣고 취한 목소리로 “그 누구냐? 이 밤중에 내 방문 앞에까지 온단 말이냐?” 하고 소리를 질렀다.

이억기는 “좌수사 이억기요!” 하고 어성을 높였다. “왜 자지를 아니하고 나를 찾소?” 하는 원균의 어성은 노기를 띠었다. 이억기는 화난 소리로 “적선이 포구 박에 출몰한다 하니 필시 밤을 타서 습격하여 들어올 듯하오. 이곳이 물이 얕고 또 썰물 때가 되었으니 곧 진지를 옮기지 아니하면 우리는 꼼작 못하고 낭패할 것이오. 그러니 주사를 물 깊은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오. 여기 있다가는 배가 옅은 여울목에 앉아서 아니 되겠소” 하였다.

원균은 “그것은 대장이 알아서 할 일이지!” 하고 몽롱한 취한 눈으로 계집을 시켜 문을 열고 이억기를 바라보며 일어서고자 하나 취한 그 비둔한 몸이 말을 듣지 아니하여 쓰러지고 말았다. 이억기는 엄숙한 어조로 “사또는 국가의 중한 부탁을 지시고 이렇게 급한 때에 병선에도 오르지 아니하고 약주만 잡수시니 군심이 해이하여 수습할 수가 있소? 어서 배에 오르시오” 하고 재삼 재촉하였다.

원균은 입안에 말을 넣어 놓고 무어라고 중얼거렸다. 한 계집이 벽상에 걸린 칼을 벗겨 들고 “사또, 칼 여기 있소” 하고 원균에게 칼을 준다. 원균은 칼을 받아 죽 빼어든다.

계집들은 취한 사람이 칼을 빼는 것을 보고 놀라 소리를 지르고 방구석으로 숨는다. 원균은 취한 눈을 간신히 뜨려고 애를 쓰며 웃는다. “내 칼이 있거든 1000만명 적병이 와 덤비기로 무서울 것이 있느냐?” 하고 또 하하 웃고 일어서서 비틀비틀하며 칼춤을 시작한다. 검무는 그래도 상당한 법술로 정통하였으나 취중이 되어 실수가 많았다. 칼이 번쩍번쩍 돌아갈 때마다 계집들은 검봉을 피하여 소동을 치며 돌아간다. 이럴 때에 원균의 아래통이 벗겨져서 메마른 볼기가 들어나고 낭신까지도 보였다. 계집들은 웃음고가 터져서 걷잡을 수가 없었다.

원균은 칼춤을 쉬고 퍼져 앉으며 “여보, 우수사영감!” 하고 이억기를 부른다. 이억기는 어이없어 큰 한숨을 쉬었다.

이억기는 다시 “사또, 일이 급하오. 어서 배에 나갑시다” 하고 종사관과 우후와 대솔군관을 소리를 쳐 부르라고 시위병을 시켰다. 그들도 거의 주색을 탐하는 부랑자들이라 어디로 약주를 먹으러 가고 없었다. 참 군기는 문란하였다.

적군의 습격을 받다

▲ 칼을 익숙하게 다룰 줄 알았던 일본 군사들은 조선군을 습격했다. 조선 판옥선은 온통 피로 젖고 말았다.
이억기는 군사들과 계집들까지도 함께 원균을 붙들어 배에 올렸다. 원균이 배에 오른 뒤에 경상우수사 배설은 이억기와 더불어 진지를 옮기기를 강청하였으나 원균은 종시 불청하고 고집하였다. 원균은 전일 절영도 앞 큰 바다에서 일본함대에게 조롱을 받은 것이 기억되매 큰 바다에서는 싸울 것이 겁이 났다. 만일에 불리하더라도 도망을 할 수 있나 하여 원균은 육지가 가까운 곳에 머물러 있어서 겁 많은 장수의 생각하는 바는 항상 36계의 상책만 원하는 때문이다.

배설과 이억기는 도저히 원균의 뜻을 움직이지 못할 줄 알고 각기 자기의 병선으로 돌아갔다.

7월 16일 밤 새벽달이 서쪽 하늘에 빗겨서 구름 속에 들었을 때에 조금 어두워진 틈을 이용하여 일본함대의 부전수가 협판안치 소서행장 가등청정 장종아부원친 등 여러 장수는 원균의 함대를 비밀리에 습격하였다. 아까 배설은 진지를 옮겨 물 깊은 곳으로 나가기를 강권하였으나 병법을 모르는 원균은 고집을 세워 불응하므로 그 패망할 것을 안 배설은 같이 죽는 것이 헛된 죽음일 뿐 아무 이익이 없다하여 자기에 속한 주사만 끌고 바다에 나와 섰다가 일본함대가 구름같이 쳐오는 것을 보고 일변은 겁이 나서 주장 원균은 구하지 아니하고 그만 한산도를 향하여 달아나 버렸다. 배설은 한산도의 함락도 순식간에 달린 것을 짐작하고 한산도에 돌아오는 길로 군기고와 군량미 수만 석에 불을 지르고 거기 살던 피난민 수천 호를 다른 곳으로 옮겨 피난시켜 버렸다.

칠천도 포구안에 있는 원균의 함대는 때마침 조수가 들기 시작하였으나 아직도 물 깊이가 큰 판옥대맹선을 움직일 만하지는 못하여 적선이 습격하여 오는 것을 보고도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일본함대에서는 경쾌한 소중선에 정병을 실어 조선 판옥선을 공격하게 하여 판옥선 위에는 배마다 일본군이 올라와서 단병전이 일어났다. 일본군이 그렇게 두려워하던 거북선도 마른땅에서는 위력을 발휘하지를 못하였던 것이었다. 그래도 적병이 쉽사리 올라오기가 어려운 까닭에 72의 포혈로 탄환의 비를 퍼부어서 적에게 많은 손해를 주었다.

그러나 다른 판옥선들은 모두 적군의 습격을 받아 온통 피로 젖게 되고 말았다. 일본군사는 칼이 길고 또 칼 쓰는 법이 익숙하게 배어서 단병접전으로는 조선 군사의 적수敵手가 훨씬 넘는다. 더구나 조선 수군에게는 칼 찬 사람이 많지 아니하여서 옳게 한바탕 싸우지도 못하고 물에 뛰어들어서 육지로 올라 달아나기도 많이 하고 칼과 총알에 맞아 죽기도 많이 하여 버렸다.

전임 통제사 이순신은 일본군사가 긴 칼을 가진 것을 알고 단병전을 할 기회가 있을 것을 예상하여 한산도에서 창검 만드는 공장을 열고 창과 긴 칼을 짓기를 감독하여 자기가 쓰는 긴 칼도 새로 제조하였다. “삼척서천 산하동색三尺誓天山河動色”이라고 새긴 칼을 견본을 삼아 군사들의 쓸 칼도 많이 만들게 하여 차게 하고 또 군사들에게 검술을 가르치고 항왜들 중에 칼 쓰는 법을 아는 자로 같이 조련하게도 하여 양국의 검술을 참작하여 가르쳤던 것이었다.

그러나 원균은 순신의 원대한 규모를 반대하여 군관 이외에는 칼을 차기를 금하여 순신이 만든 긴 칼은 쓸데가 없게 되어 한산도 군기고 속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원균이 이때에야 술이 번쩍 깨고 정신이 돌아와 뱃머리에 나서서 바라보았다. 포구 안에는 군사들의 아우성 소리요 탄환과 화살 나는 소리였다. 조선 병선 몇 척에는 벌써 불이 일어나 화광이 하늘을 찌르고 그 화광에 두 나라 군사들이 어우러져 싸우는 모습이 보였다.

어떤 군사는 피를 품고 바다로 거꾸로 떨어지고 어떤 군사는 피가 흐르는 칼을 들고 뱃머리로 쫓겨 가는 적군을 따라간다. “악, 악, 악!” 온 천지는 이 소리로 충만하였다.

이것을 본 원균은 도로 선실에 뛰어 들어가 병부와 인수를 집어 들고 다시 뛰어나와 소선小船을 불렀다. 그러나 아무도 그 부르는 소리에 응답하는 군사가 없었다.

원균은 도망하기에 급박하고도 겁이 나서 바다로 뛰어들려고 할 때에 원균이 총애하는 두 여인은 매무새를 풀어 헤친 채로 따라 나와 원균의 소매와 군복자락을 부여잡고 매달렸다. “사또, 소녀들은 다 어쩌고요. 도망을 혼자만 하려고요” 하고 울고 부르짖었다. 원균은 노하여 “놓아, 놓아!” 하다가 그 조급한 원균은 도망하기가 바빠서 애정은 돌아볼 여가가 있나 그만 칼을 빼어 들어 쳤다. 꽃 같은 두 여인은 원균의 칼에 죽었다. 참 박정하고 잔인하기도 하였다.

원균은 바닷물로 뛰어들었다. 바닷물은 옅어서 허리통에밖에 차지 아니하였다. 배에 있던 장졸들은 원균을 때라 바다에 뛰어들었다. 마지막에 남은 노병老兵 하나가 원균이 탔던 그 좋은 판옥누선에 불을 지르고 물에 뛰어 내렸다. 원균은 폭폭 들어 빠지는 개흙 판을 엎어지며 자빠지며 기어 나왔다. 그의 몸은 온통 흙투성이가 되어 사람 같지 아니하여 보였으나 목숨이 살아난 것만이 다행한 일이었다.

칠천진 야습… 수군 전멸

▲ 장수의 비장한 정신을 가졌던 이억기와 부하들은 맹렬하게 싸웠다.
육지를 밟는 길로 원균은 오금아 날 살려라 하고 뛰어 달아났다. 그러나 비둔한 그는 몸이 무겁고 숨이 차서 다른 군사들과 같이 뛸 수가 없었다. 원균이 서울서 데리고 온 군관들은 제각기 저 살기 바쁘기 때문에 돌아볼 새 없이 다 앞서서 달아나며 돌아보지도 아니하였다. 원균을 도와 보호하고 곁을 떠나지 아니하는 사람은 아까 배에 불을 지르고 오던 노병 하나뿐이었다. 원균은 호혈을 벗어난 듯하여 뒷산에 올라가 고개에 있는 노송 밑에 앉아 가쁜 숨을 쉬고 흐르는 땀을 씻을 때에는 벌써 해가 동쪽 하늘에 솟아올라 빛살을 쏘아 보내왔다.

원균은 포구를 내려다보았다. 포구 안에는 아직도 아우성 소리가 울려오고 포성과 화약 불빛이 번쩍거렸다. 우수사 이억기와 충청수사 최호崔湖는 최후까지 남아 싸우는 것이었다. 이때에는 조수도 많이 밀어와 배들이 둥실둥실 떠돌았으나 그때에는 이편 병선들이 많이 싸워 죽고 반 이상은 뭍에 내려 도망하여서 이억기의 형세는 고립되고 그 반면에 적의 형세는 조수를 따라 그 대함대가 들어온다.

이억기의 부하들도 주장인 이억기를 따라 끝까지 싸웠다. 그러나 대세는 이미 기울어져서 이억기까지도 적선에 포위를 받아서 중중첩첩한 적의 시석과 포환에 이억기의 사졸은 거의 다 싸워 죽었다. 이억기는 효용이 절륜한 비장飛將이었다. 칼을 빼어들고 적의 층각선으로 뛰어올라가 누상에 걸터앉아 독전하는 적장을 베고 10여인의 적장을 격살하였다.

자기 몸에도 수십 군데 창상을 입고도 크게 부르짖어 “장부 어찌 적의 창검 하에 절명하랴!” 하고 물속으로 뛰어들어가 죽었다. 그때 나이가 37이었다. 충청수사 최호도 장사였다. 이억기의 뒤를 이어 맹렬히 싸워 죽고 전일 순신의 휘하 명장이던 이영남도 몸을 돌보지 않고 싸워 죽었다. 김완은 적의 탄환에 맞아 쓰러지고 이운룡 기효근 이언량 진무성의 무리들은 최후까지 싸우다가 배가 불이 붙어 겨우 몸만 빠져나왔다.

옛날에 한나라 진평陳平의 황금 4만근으로 초나라 신하들을 매수하여 참언이 일어나 항왕이 범증을 배척하고 초나라가 따라서 망하였다. 풍신수길의 기밀비 수만냥은 소서행장 요시라 등이 뇌물과 매수의 방법으로 반간계를 또는 고육계를 시행하여 해상의 장성인 이순신을 구금하여 거의 죽게 하고 명장 이억기의 주사를 없애버렸다. 요시라는 처음에 김응서, 그 후에 권율, 마지막에 조정의 간신들을 매수 농락하였다. “행장은 강화를 주장하는 장수이니 치지 말고 그가 가르쳐 주는 청정의 배를 치라”는 권원수의 밀령은 사람들로 하여금 어이없어 웃게 할 일이다. 그 외에 박성 남이신의 무리가 또 있었다. 아아, 황금의 힘이여. 예나 지금이나 일반이로다.

일본 사졸들은 조선 각선을 수색하였으나 대장 원균은 없다는 보고를 하였다. 적의 총대장 부전수가와 협판안치 소서행장 종의지 등 제장은 곧 군사를 상륙시켜 원균을 잡아오되 생포하는 자는 가장 높은 상을 주고 수급이나 한팔 한 다리라도 베어오는 자는 그 다음의 상을 준다고 발표하였다. 일본 장졸들은 온 산야를 덮어 원균을 잡으려고 수색하였다.

원균 수색에 나선 日 장졸들

▲ 임진왜란 이후 6년 동안 이순신에게 전패했던 일본 군사는 패망의 분풀이를 한 것이 기뻐 만세를 불렀다.
고개 소나무 밑에서 가쁜 숨을 쉬던 원균은 적병이 따르는 것을 보고 일어나 달아났다. 날래지 못하여서 곁에 따르는 노병더러 나를 좀 업어 달라 하고 원균은 빌었다. 그 노병은 원균의 애걸하는 것을 괄시할 수 없어서 원균을 업었다. 그러나 그 비둔한 원균을 업고는 얼마를 달아날 수가 없었다.

적병은 점점 가까워졌다. 그 노병은 “소인이 늙어서 기력이 없소” 하고 원균을 내려놓으려 하나 원균은 아니 내리겠다고 애걸을 하였으나 그 노병은 보채는 어린아이 뿌리치듯 떼어놓고 “사또, 보시오. 달아나더라도 죽기는 일반이니 여기서 한 번 사내답게 싸우다가 죽읍시다” 하고 칼을 빼어 그 손에 잡혀 주고 타일러 깨우쳤다.

그리고 그 노병은 응전할 준비를 하였다. “사또, 이왕 싸워 죽더라도 체면은 보셔야하오” 하고 노병은 활을 들고 나무 뒤에 몸을 숨겨가지고 적병이 오는 것을 보고 쏘았다. 적병 하나가 가슴을 손을 대고 쓰러졌다. 연해 3•4인이 쓰러지매 적은 잠깐 주저하더니 군사를 헤쳐 산병전을 펴서 올라온다.

그 노병은 활을 쏘다가 돌아다보았다. 원균은 간 곳이 없어졌다. 남은 것은 통제사의 군복과 병부 인신뿐이었다. 아마 원균은 옷을 벗어 버리고 원균이 아닌 체하여 가지고 어디로 달아난 것이었다. 적병들은 그 노병 하나가 무서운 것은 아니겠지마는 웬일인지 다 다른 곳으로 무엇을 쫓아가고 말았다. 그 노병은 원균의 군복과 병부인신을 싸 가지고 고성으로 와서 도원수 권율에게 웅천 각포에 웅거한 소서행장 요시라의 함대의 습격을 당하여 삼도수군이 전멸한 그날의 전황을 고하고 원균은 싸워서 죽었다고 하여 원균의 체면을 보아 주었다. 권율은 대경실색하여 이제야 비로소 요시라에게 팔려서 속은 것을 꿈에서 깬듯 깨닫고 통분하였으나 일변은 조정을 속인 죄를 두려워하여 도원수의 목이 달아날 것을 근심하였다.

일본 기록에는 추적병이 원균을 따라가다가 노병 하나가 원균을 지키며 싸울 때에 원균은 군복을 벗어놓고 칼을 들고 숲속으로 엎드려 기어서 도망하는 것을 보고는 그 노병일랑 그만두고 원균만의 뒤를 쫓았다. 원균은 길을 잃고 구덩이에 떨어졌다. 추적병이 와서 창검으로 마구 찔렀다.

원균은 그 아까운 생명을 돌아보아 부득이 칼을 들어 응전하였다. 원균은 원래 용력이 과인하여 쉽게 생포할 수는 없었다. 이렇게 하고 있을 때에 적의 장수 관야정영과 가등희팔의 무리가 뒤쫓아 올라와서 관야정영의 칼에 원균의 머리가 떨어지고 가등희팔의 창에 원균의 가슴이 뚫어져서 결국 원균이 전사하였다.

일본 군사들은 상을 받기 때문에 다투어 원균의 사지를 갈라가지고 돌아가 군문에 바쳤다. 원균의 수급은 칠갑漆匣에 넣어서 수길의 행영으로 들어가 깃대에 높이 달고 거북선 한 척도 행영으로 들어갔다. 조선의 수군대장 원균을 베던 그림을 그려서 웅본성熊本城 진열관에 걸어두어 후세의 기념을 하였다.

소서행장과 가등청정의 두 장수는 풍신수길에게 기밀비를 받아 가지고 청정은 명장 유정과 승장 사명당 임유정을 연락하고, 행장은 요시라를 내놓아 김응서와 권율을 농락하여 청정과 행장 두 사람 사이가 좋지 못한 것을 거짓으로 표방하여 고육계를 행하였다. 조선 조정에서는 윤두수 이항복의 무리가 행장을 충동하여 청정을 죽이도록 한다고 반간계를 쓰고, 행장은 장계용계1)하여 조선 명장 이순신의 손을 빌려 청정을 잡으라는 계책을 써서 서로 계략을 쓴다고 하다가 도리어 조선 편이 그 교활한 계략 위의 계략에 속아 넘어간 것이었다.

원균의 아쉬운 전사

 
일본 장수들은 첫째로 이순신을 대해로 꾀여내려고 하던 것이 순신은 속일 수 없었다. 순신은 맨 먼저 송운일기와 김응서를 엄히 견책하라는 조칙을 보고 벌써부터 장래에 반간이 있을 줄 안 것이었다. 그래서 그 대신으로 원균이 멸망을 당하고 자기는 백의종군의 벌을 당하였다.

이 뒤로 조선 정부가 비록 이순신을 다시 수군대장을 삼더라도 병선과 군기가 전멸이 된 이상에는 두려워할 것 없다 하여 일본측은 마음을 놓았다. 총대장 소조천수추는 이제는 수군의 분풀이를 하였으니 두 선봉에게 육군의 진격을 명하고 수군도 동시에 진격하기를 명하였다.

원균의 함대를 전멸시킨 일본제장들은 다 한두번씩 이순신에게 패망을 당한 등당고호 협판안치 가등가명 도진충항島津忠恒(시마즈 다다쓰네) 구귀가륭 부전수가 내도통총 관야정영 종의지 등 여러 장수였다.

임진 이래 6년간 이순신에게 패망한 분풀이를 한 것이 기뻐서 만세 만세 만만세를 부르고 한산도를 향하여 무저항으로 이를 점령하고 대장인 부전수가는 제승당에 높이 앉아 수군 제장을 호령하여 고성 거제 사천 곤양 남해 하동 등지를 차례로 점령하여 살육이 무수하고 열화가 충천하였다. 소서행장 종의지는 사천 남해를 분탕하고 가등청정 과도직무는 밀양 초계를 향하고 소조천수추의 대군은 김해 창원으로 나왔다.

영남 수십 군에는 또다시 살기가 충만하였다. 일본군은 그들이 종래에 탐내던 전라도로 물밀 듯 질풍 같이 수륙으로 병진하여 전격작전을 감행하였다.
정리 | 이남석 더 스쿠프 대표 cvo@thescoop.co.kr 자료제공 | 교육지대(대표 장정호)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