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신살 뻗친 獨 전직 대통령

▲ 지난해 2월 사임한 크리스티안 불프 전 독일 대통령은 숙박비 지원을 받아 법정에 섰다.(사진=뉴시스)
기업으로부터 편의를 제공받은 일로 사임한 독일의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서게 됐다. 8월 27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 지방검찰청은 하노버 지방법원이 크리스티안 불프 전 독일 대통령을 정식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독일 검찰은 올해 4월 불프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와 부패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하지만 법원은 뇌물수수는 인정하지 않고 향응 수수로 혐의를 낮췄다.

불프 전 대통령은 니더작센주 총리 시절인 2008년 가을 아내와 함께 독일의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를 보기 위해 뮌헨에 갔고, 그곳에서 영화제작사 대표인 데이비드 그뢰네볼트로부터 770유로(약 115만원) 상당의 현지 호텔 숙박비를 지원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불프 전 대통령이 그 대가로 엔지니어링 기업 지멘스에 그뢰네볼트의 영화 제작을 지원하도록 로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검찰은 불프 전 대통령에게 2만 유로(약 3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는 약식기소에 합의할 것을 제안했으나 그는 무죄를 주장하며 거부했다. 독일 검찰은 불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기업의 각종 특혜 제공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했지만 호텔비 지원 외에는 이렇다 할 비리를 찾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프 전 대통령은 2008년 주택 구입을 위해 지인으로부터 특혜성 자금을 받아썼고, 이에 관한 언론 보도를 막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2월 스스로 사임했다. 불프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대통령으로 추천해 2010년 7월 최연소 대통령에 올랐지만 법원 재판을 받는 최초의 전직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기록도 갖게 됐다. 법원의 첫 공판은 11월 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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