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비만 ‘Exit’

▲ 근육운동을 하면 고혈압과 고혈당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사진=뉴시스)
다이어트를 할 때 일반적으로 섭취 칼로리를 줄이고 유산소 운동을 한다. 상식적인 두 방법이 대부분 실패하는 이유를 짚어보자. 음식량을 줄이면 체중감량 효과가 즉각 나타난다. 꼬르륵 소리가 나도 천하를 얻은 듯 웃고 다닐 수 있는 시간은 잠시뿐. 음식을 줄인 다이어트의 결과는 비극적이다.

절식을 비상사태로 판단한 우리 몸은 즉각 초절약 모드로 돌입한다. 기초대사량을 현저히 낮춤과 동시에 1g당 9㎉의 열량을 내는 지방을 우선적으로 축적하라는 명령을 몸에 내린다. 기초대사량이 낮아졌으니 우리 몸은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연이어 에너지 소모가 큰 근육에서 풀어낸 단백질을 에너지로 쓰기 시작한다. 근육이 소실되면 자연스레 지방을 채울 공간이 확보된다.

공간이 확보된 우리 몸은 쥐꼬리만큼 들어오는 음식의 대부분을 지방으로 저장하는 고육지책을 쓴다. 이렇게 엉망이 된 몸을 가지고 저녁시간대에 강변을 걸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어떤 방법을 택하든 유산소 운동은 직접적으로 근육을 늘려 기초대사량을 키우는 운동과는 거리가 있다.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부단히 걷지만 그것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걸을 때 소비되는 칼로리양이 워낙 적다보니 체중감량 효과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근육량이 늘어나지도 않는다.

특히 같은 운동량을 반복하면 우리 몸은 칼로리를 줄여서 이전의 운동량을 달성하려는 에너지 절약 메커니즘을 가동한다. 연습효과로 설명할 수 있는 이 현상은 같은 거리인 5㎞를 걷더라도 매번 칼로리 소모량이 같지 않다는 거다. 결국은 배 이상 걸어야 초기의 운동효과를 얻게 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체중을 줄이려면 근육부터 단련해야 한다. 특히 비만한 고혈압 환자의 경우, 근육이 붙으면 혈압이 떨어진다는 임상결과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들은 근육 운동을 간과하거나 위험한 것으로 생각한다.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는 저항운동이 오히려 혈압을 상승시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럴까. 아니다. 근육운동을 하면 혈압이 오히려 낮아진다.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심장의 부담이 줄고 혈압이 안정되는 효과 때문이다. 심장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근육을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혈관이 없어 희게 보이는 지방은 그 특성상 에너지를 거의 쓰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혈액을 많이 받아들이는 근육은 산소를 포함해 포도당 등 에너지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

다만 필자의 말을 오해해선 안 된다. 걷기 운동의 효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근육을 붙일 수 있는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근육운동을 통해 체지방을 줄여나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살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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