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열 화업 50년

▲ 김창열 화가와 그의 작품‘회귀 SH 2013003’300×195㎝, Acrylic and Oil on Canvas, 2011

‘김창열 화업 50년’ 전시가 9월 25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김창열 화백의 화업 인생을 회고하는 대규모 개인전으로 1970년대 초기 물방울부터 최근작까지 총 40여점을 선보인다. 대부분 일반에 처음 공개하는 작품이다.

▲ 김창열 ‘물방울 SH2013012’162×130㎝, Oil on Canvas, 2012

김창열 화백은 그동안 캔버스에 오로지 물방울만 새겨왔다. 그는 프랑스 파리로 이주해 1971년 처음으로 하나의 물방울을 노란 배경 속에 고립시킨 작품을 만들었다. 당시 화장실도 없는 마구간에 살며 작업한 그는 “어느 날 아침 세수를 하려고 대야에 물을 담다가 잘못해 캔버스에 크고 작은 물방울이 튀었다”며 “캔버스 뒷면에 뿌려진 그 물방울을 보니 아주 찬란한 그림이었고, 그때부터 물방울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화백의 물방울은 화면 가운데 군집을 이루기도 하고 화면의 가장자리로 밀려 떠오르기도 한다. 물방울이 흘러내려 긴 자국을 남기면서 아랫부분에 가까스로 맺힐 때도 있다.  40년 넘는 긴 세월 동안 물방울만 반복해 그렸던 그는 “지루하지 않다”며 말을 이었다. “조금씩 달라지긴 했지만, 물방울 외에는 다른 것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 지루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한다.”

노익장의 도전과 바람

▲ 김창열 ‘물방울 ENS 85013’130x97㎝, Oil on Canvas, 1985

실제로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한자체나 색점, 색면 등 좀 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동양의 정서를 끌어들여 새로운 물방울 작품을 만들었다. 1990년대 만들어진 그의 작품은 ‘회귀(Recurrence)’의 감정이 묻어난다.

김 화백은 84세라는 고령의 나이와 전립선암 수술 등으로 인해 손 떨림 증상이 나타나 그림 그리기가 쉽지 않다. 이제 그의 한 가지 바람은 “너절하지 않은 화가로 기억되고 싶다”는 것이다.
김상일 문화전문기자 human3ksi@nav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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