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협동조합 만드는 노상범 OKJSP 공동대표

국내 소프트웨어(SW) 개발자 커뮤니티 ‘OKJSP’가 요즘 시끌벅적하다. OKJSP를 중심으로 SW협동조합이 설립될 예정이라서다. 올 8월 출범할 예정인 한국소프트웨어비즈니스협동조합이다. SW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는 노상범 OKJSP 공동대표를 만났다.

▲ 노상범 OKJSP 공동대표는 "한국소프트웨어비즈니스협동조합이 국내 IT 소프트웨어 생태계 개선에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동조합의 설립 취지는 무엇인가.
“소프트웨어(SW) 생태계를 정상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야근하면 야근수당을 받고, 휴일에 근무하면 특근수당을 받는 거다. 월화수목금금금에서 벗어나자는 얘기다. 최소한 부당한 대우는 당하지 않았으면 한다.”

✚ 다단계 하도급 구조는 정보기술(IT) 업계의 고질병이다. 실상은 어떤가.
“A라는 기업이나 기관이 1억원짜리 프로젝트를 발주하면 계약을 따낸 IT서비스 기업은 1차 협력업체로 재하도급한다. IT솔루션 업체로 2차 재하도급, 3차 재하도급이 이어진다. 그러면 소위 ‘보도방’이라고 불리는 일용직 노동업체를 통해 개발자가 투입된다. 하도급 과정을 거치는 동안 1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는 300만원짜리 사업으로 전락한다. 개발자 손에 떨어지는 건 100만원 안팎이다. 갑을병정甲乙丙丁 중 ‘정’조차 되지 못하는 게 SW 개발자의 현실이다.”

✚ SW 생태계를 개선하는 게 목표라면 협동조합보다는 노동조합이 적합하지 않나.
“노동조합은 정치적이다. 정치로 SW 생태계를 개선할 수 없다. 오히려 상업적으로 풀어야 한다. 수익을 우선하고 조합원이 연대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비즈니스가 가능한 협동조합을 택했다.”

✚ 협동조합의 사업영역은 무엇인가.
“첫째는 인재파견사업이다. 정상적인 인력수급업체가 돼 개발자와 고객사를 연결하는 것이다. 둘째는 조합원의 아이디어로 진행하는 수익사업이다. 아울러 조합원 교육사업을 진행한다.”

✚ 조합원이 될 개발자의 능력은 어떻게 검증하나.
“사실 개발자의 능력을 평가하는 게 애매하다. SW가 창작물이라서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외국의 IT기업은 개발자를 채용할 때 기술시험을 치른다. 우리도 그와 비슷한 평가도구를 개발할 것이다.”

 
✚ 개발자의 능력을 검증한다면 조합원 가입을 제한한다는 얘긴가.
“그렇지 않다. 누구나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다만 일하는 것은 개발자의 능력에 달렸다. 고객사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능력과 인성이 부합되는 인재여야 한다.”

✚ 표준계약서를 기반으로 인력을 파견하겠다고 했는데, 진행상황은 어떤가.
“11장 분량의 표준계약서가 완성됐다. 곧 공개할 것이다. 표준계약서가 있다고 해도 을의 입장인 협동조합이 고객사를 대응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래서 서울시에 표준계약서를 정부 차원에서 만들어 공공사업부문에서 활용하자고 건의했다. 사업을 발주하는 입장에서 표준계약서를 채택하면 얘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

✚ 협동조합 개념을 정립하는 게 관건이다.
“협동조합은 하나의 기업 형태다. 조합원이 곧 창업자다. 그런데 사람들은 막연하게 회비를 내고 혜택이나 보호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이 모이면 협동조합은 무너진다. 훌륭한 사내문화를 갖고 있는 기업이 능률을 발휘하듯 협동조합도 특유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 운영 계획은 어떻게 되나.
“사업을 통해서 얻는 수익으로만 운영한다. 당초 8월 15일 출범하려 했으나 설립 승인기간이 한달가량 소요돼 일정을 앞당겼다. 곧 조촐한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 | @kkh4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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