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는 불황 M&A는 활황
IPO는 불황 M&A는 활황
  • 박용선 기자
  • 호수 60
  • 승인 2013.09.25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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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의 빛과 그림자

경기 침체로 주식 시장이 불안정하면 기업공개(IPO) 시장은 꽁꽁 얼어붙는다.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상장을 꺼리는 것이다. 반면 인수ㆍ합병(M&A) 시장은 경기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진 기업들로 넘쳐난다. 이른바 ‘불황형 M&A’다.

▲ 올해 단 1개 기업이 상장하며 국내 IPO 시장은 침체기를 맞았다. 반면 M&A 시장은 불황 속 활황을 이루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침체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거의 ‘올 킬’ 수준이다. 반면 인수ㆍ합병(M&A) 시장은 활기가 넘친다. 경영이 어려운 기업들이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실적이 나쁜 사업부문을 떼어내는 ‘불황형 M&A’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해 들어 9월 11일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은 한 개뿐이다. 합성섬유로프와 스테인리스와이어를 생산하는 DSR이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는 기업이 해가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다. 2010년 22개였던 신규 상장법인은 2011년 16개, 2012년 7개로 감소했다. 코스닥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2010년 59개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지만 올 9월 11일 현재까지 신규 상장법인은 17개에 불과하다.

IPO는 기업이 최초로 외부 투자자에게 주식을 공개 매도하는 것으로, 성장을 위한 자금 마련 방법 중 하나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비슷한 업종의 주가를 기준으로 회사의 실적을 적용해 공모가를 정한다. 이 때문에 시장이 침체된 만큼 공모가가 떨어진다.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 금융 불안으로 국내 주식 시장은 불안정하다. 기업 입장에선 기업가치가 저평가되기 때문에 상장을 해도 원하는 만큼의 자금 조달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한국거래소 상장심사부 관계자는 “자금 상황이 원활한 기업이라면 가격을 조금 낮춰서라도 주식시장에 들어오려고 할 것이고 반대의 경우라면 시장이 좋아질 때(주가 상승)를 기다리며 상황을 볼 것”이라며 “증시가 침체되고 있는 현재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들이 IPO를 연기하고 있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LG실트론, SK루브리컨츠, 포스코특수강, 미래에셋생명은 잠정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매출 3조676억원, 영업이익 1750억원(전년 대비 32% 증가)을 기록하며 IPO ‘대어’로 꼽혔던 현대로템도 상장작업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

자본시장의 또 다른 축인 M&A 시장은 IPO와 반대 상황이다. 불황 속 활황이다.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너도나도 계열사를 매물로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불황형 M&A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중국 시멘트 계열사인 ‘대우시멘트 산동 유한공사’를 매각했고, 보유하고 있던 교보생명 지분 24%도 팔았다. 올 8월에는 부산공장 매각을 추진, 현재 본입찰 단계에 있다.

웅진과 STX그룹이 무너지면서 관련 계열사도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STX에너지는 이미 일본 오릭스에 경영권이 넘어갔고, STX팬오션, 웅진케미칼, 웅진식품 등은 현재 매각 작업이 한창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기업결합 건수(매출 2000억원 이상)는 2009년(413건)부터 늘기 시작해 2010년 499건, 2011년 543건, 지난해 651건을 기록했다. 불황형 M&A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후부터 매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M&A업계 한 전문가는 “경기 침체로 주가가 떨어지면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IPO 시장은 꽁꽁 얼어붙는다”며 “반대로 M&A 시장은 경기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진 기업들로 넘쳐 난다”고 말했다.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brave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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