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대는 STX 회생 프로젝트

STX조선해양이 자율협약을 신청한 지 약 6개월이 지났다. 조선부문은 회생시킨다는 큰 틀은 잡았다. 하지만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선임부터 삐걱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다롄조선소 매각도 쉽진않다. STX그룹 구조조정,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 채권단이 이끄는 STX그룹 구조조정 작업이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STX조선해양이 자율협약을 신청한 지 약 6개월이 지났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ㆍSTX중공업ㆍSTX엔진 등 조선부문을 회생시킨다는 큰 틀을 잡았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에 2017년까지 총 3조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STX중공업과 STX엔진에도 각각 2500억원과 1500억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한다.

하지만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STX조선해양 대표이사(CEO)로 선임된 박동혁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이 9월 25일 돌연 사임했다. STX조선해양의 경쟁사인 대우조선해양에서 새로운 대표이사가 오는 데 대한 STX조선 내부의 반발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류정형 STX조선해양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새롭게 선임했다.

약 3조원에 달하는 투자로 STX그룹 해체 원인으로 꼽히는 중국 다롄조선소 매각도 순조롭지 않다. STX조선해양ㆍSTX중공업 등 STX 국내 계열사들이 STX다롄에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서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골칫거리다. 현재까지는 중국 측의 협조를 이끌어낼 방안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인력 감축도 중요한 문제다. 추후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대대적인 사업 및 조직 재편이 이뤄진다. 이런 상황에서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룹 지주회사 STX 역시 벼랑에 서 있다. 최근 채권단의 신규지원 3000억원과 87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이 부결되며 회생 가능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STX가 다른 계열사에 비해 수익성이 낮고, 계열사 거래 의존도가 높은 게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힘 빠진 강덕수 STX 회장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채권단이 구조조정 돌입 초기 강 회장의 ‘역할론’을 언급한 만큼 아직은 어떤 식으로든 강 회장이 경영정상화에 참여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 역시 “강덕수 회장은 STX그룹을 설립했고 많은 비즈니스에 직접 관여한 전문가”라며 “강 회장이 대주주의 지위를 상실하게 되더라도 그의 전문 지식을 활용하는 시스템은 만들어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STX 자율협약 초반부터 ‘흔들’

하지만 대규모 감자와 출자전환으로 강덕수 회장에서 포스텍ㆍSTXㆍSTX조선해양으로 연결되는 지배구조는 사라지고 있고, 현재 채권단이 경영을 맡고 있다. 강 회장은 예고된 대로 9월 27일 주총에서 STX조선해양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강 회장의 경영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STX 경영 정상화에 도움이 된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채권단은 ‘개인보다 회사를 살린다’는 쪽을 선택했다.

강 회장은 조만간 STX와 STX중공업의 대표이사에서도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해양과 마찬가지로 STX와 STX중공업도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강 회장 스스로 경영정상화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무척 강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이전처럼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위기의 STX호號가 ‘죽음의 바다’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brave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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