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업계, 2014년 위기 맞나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멈추지 않았던 국내 타이어업계의 고속성장이 내년을 기점으로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타이어의 주원료인 고무 가격이 올라가고, 가격경쟁력 역시 힘을 잃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ㆍ금호타이어ㆍ넥센타이어 3사의 2014년 영업이익률이 각각 2%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상 유례 없는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성장세가 꺾이지 않은 업종이 있다. 타이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7조291억원, 영업이익 9129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에 비해 매출은 5401억원, 영업이익은 3348억원 증가했다. 올 2분기에는 1조869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분기 사상 가장 좋은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7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이상 늘어났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역시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금호타이어는 영업이익 1757억원, 넥센타이어는 9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국내 타이어 3사가 불황에도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초고성능 타이어의 판매 증가, 가격 경쟁력 향상, 원재료 가격 하락에 있다. 한국ㆍ금호ㆍ넥센타이어는 글로벌 타이어 업체에 뒤지지 않는 초고성능 타이어를 개발해 판매량을 늘렸다. 아울러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성공했다. 3사의 초고성능 타이어는 미쉐린ㆍ피렐리 등 글로벌 타이어업체에 비해 가격이 15~20% 저렴하다.

타이어를 만드는 주원료인 천연고무 가격 하락도 실적 향상에 도움을 줬다. 2011년 2월 1t당 5700달러까지 올랐던 고무 가격은 2012년 3100달러(연간 평균가격)로 하락했다. 올 6월에는 2300달러로 떨어졌고, 10월 2일 현재까지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타이어 원재료 비용 중 고무의 비중은 40~50%에 달한다. 고무 가격이 떨어진 만큼 수익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 한국·금호·넥센타이어 3사의 영업이익률이 2014년을 기점으로 2%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고무 가격이 3100 달러였던 한국타이어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5%를 기록했다. 고무 가격이 3400 달러인 2010년 영업이익률 12%보다 3%포인트 높은 수치다.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금호타이어 역시 2010년 영업이익률 5%보다 4%포인트 높은 9%(2013년 상반기)를 기록했다. 넥센타이어는 고무 가격이 5700달러로 가장 비쌌던 2011년 영업이익률 8%를 기록했고, 2012년 11%로 뛰어올랐다. 2013년 상반기 역시 영업이익률 11%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4분기 타이어 업계가 고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재료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해 2014년부터 이익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타이어 3사의 영업이익률이 각각 2%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도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타이어업체들이 타이어 가격을 내리거나 비교적 저렴한 세컨드 타이어를 내세우며 가격 조정에 나서고 있어서다.

남경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을 시작으로 한국ㆍ금호ㆍ넥센타이어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2%가량 떨어지며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에는 지난해와 올해 적극적으로 나섰던 연구개발(R&D), 해외 마케팅을 줄이며 영업이익률을 조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brave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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