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수출 중단 피해 예상해 수출대금 결제수단 확보해야…

 이란 원유의 수입 중단이 한국 무역수지에 연간 40억 달러의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국책기관 분석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4일 발표한 ‘국제사회의 이란 경제 제재 의미와 영향’이라는 보고서 내용이다.

보고서는 원유 수입을 다른 나라로 대체하면 3억 달러의 수입 증가액이 생기고, 원유 수입 중단으로 수출대금 결제에 문제가 발생하면 최대 37억 달러의 수출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국내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300억7000만 달러의 약 13%에 달하는 수치다.

먼저 3억 달러의 비용 증가는 이란산 원유 수입이 대체될 때를 가정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석유공사), 이란산 원유 도입 단가는 배럴당 103.20달러, 이란산을 제외한 원유 도입 단가는 106.64달러다. 이란산 원유가 다른 지역보다 배럴당 3.44달러 더 싸다. 따라서 수입 증가액이 생긴다는 것이다.

물론 이라크와 오만산 원유 가격은 각각 배럴당 104.02달러, 101.31달러로 이들 국가로 대체되면 추가 원유 수입액은 많지 않을 예정이다.

하지만 연구원은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이 37억 달러의 수출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더 큰 문제로 꼽았다.

현재 이란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은 우리은행·기업은행의 원화계좌를 통해 대금을 지급받고 있다. 국내 정유사가 이란에 지급하는 원유 수입대금과 맞바꾸는 형태다. 이 방식을 취한 것은 2010년 미국이 ‘포괄적 대이란제재법’을 발효한 후부터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이란 수입액은 113억6000만 달러다. 이중 원유 수입을 제외하면 수입액은 전체의 20.7%인 23억6000만 달러다. 반면 수출은 60억7000만 달러로 원유 수입을 제외하면 37억1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면 이란과의 무역 결제 때 이용하는 국내 은행의 원화계좌가 바닥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종합해 볼 때 대이란 경제 제재가 고착화되면 최대 40억 달러(2011년 기준)의 무역수지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이다.

KIEP는 “원화결제 실시 후 대이란 무역적자를 감안하면 연말까지의 수출대금 결제는 충분하다”면서 “원유 수입 중단에 따른 피해보다는 수출 중단에 따른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수출대금 결제수단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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