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ert | ‘2013 K.A.O.S 음音과 수數의 판타지’

▲ 수학과 음악의 관계를 풀어 설명한 '2013 K.A.O.S' 콘서트가 10월 5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개최됐다.
건축은 수학과 음악의 조화를 기반으로 세워진 학문이다. 수학적인 비율로 지어야 건물의 통일성이 드러나는데, 그 비율이라는 게 음악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수학과 음악이 건축의 밑바탕이 되는 셈이다.

수학과 음악의 연관 관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은 또 있다. 10월 5일 진은숙 서울시교향악단 상임작곡가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열린 ‘2013 K.A.O.S 음音과 수數의 판타지’에서 강조한 것은 ‘수학과 음악의 관계’였다. 그는 무대 전체를 캔버스로 활용한 세트장에서 ‘이제 장미꽃이 피었네’를 연주했다. 15세 전반 유럽을 휩쓴 부르고뉴 악파의 대표 작곡가인 기용 뒤파이가 지은 곡이다. 1463년 건립된 피렌체의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을 위한 헌정곡이다.

진은숙 상임작곡가의 연주는 화음和音이 마치 건축물 구석구석에 녹아든 듯했다. 음악과 수학이 어우러진 건축물을 무대 세트장으로 설명한 것이다. 독립성 강한 두 매개체를 결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진은숙 작곡가는 “수학이 냉정하고 논리적이고, 음악은 미학적이고 감성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수학이 미학적으로 감성적이고, 음악이 냉정하고 논리적인 이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학자와 작곡가는 사물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 사회를 본 싱어송라이터 겸 작가 루시드 폴의 등장은 상징적이었다. 흥미롭게도 가수인 그는 대학에서 생명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루시드 폴은 박형주 포스텍 교수(수학과)와 함께 피타고라스가 창시한 7음계를 기타로 직접 튕기며 ‘음악과 수학의 관계’를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대중에게 명망 있는 작곡가와 가수가 음악과 수학의 상관 관계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행사명이 ‘K.A.O.S’인 것도 눈에 띈다. K.A.O.S는 ‘무대 위에서 깨어난 지식’(Knowledge Awake On Stage)이란 뜻을 담고 있다. 수학과 과학을 대중에게 쉽고 재밌게 소개하기 위해 영국에서 날아온 김민형 옥스퍼드대(수학과) 교수와 박형주 포스텍(수학과) 교수가 자리를 함께해 그 의미를 더했다. 다음 콘서트에서는 수학과 생명과학의 연관 관계를 다룰 예정이다.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kkh4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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