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분기 어닝시즌 기상도

▲ 증시의 관심이 2013년 3분기 주요기업 실적 발표에 쏠리고 있다.

미국 의회가 임시 예산안과 부채한도 증액 합의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증시의 관심은 3분기 실적발표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3분기 국내 주요기업의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연 3분기 실적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국내 증시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침체기를 뚫고 2050포인트를 향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35거래일째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미국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과 임시 예산안 합의에 성공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의회는 내년 1월 15일까지 정부 차입을 가능하게 하고 부채한도를 내년 2월 7일까지 일시적으로 늘린다는 협상안에 합의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 주요기업의 3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 시기)이 시작됐다.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어닝시즌을 시작한다는 것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의 예상보다 실적이 좋지 않을 경우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다행히 시작이 나쁘지 않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가 10월 4일 발표한 3분기 잠정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액 59조원과 영업이익 10조1000억원의 실적을 거둬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특별히 삼성전자의 실적이 우려됐던 만큼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발표로 인해 안도감이 생겼다”며 “실적 발표의 상징성을 갖는 기업이 양호한 실적으로 발표해 전반적인 실적 우려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국내 주요기업의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어닝쇼크와 어닝서프라이즈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3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만족시키지 못해도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ㆍ2분기를 거치면서 기업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많이 낮아졌고 증시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주가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또한 3분기 실적이 1ㆍ2분기의 실적보다 중요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3분기 실적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변준호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올해 실적의 대부분을 파악할 수 있다”며 “3분기 실적발표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크지 않아 영향력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물론 3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3분기의 경제지표가 양호했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양호했던 3분기 경제지표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개별 업종별 실적이 더 큰 이슈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10월 2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업종별 실적발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업종별 실적 명암 엇갈려

철강업계의 실적전망은 그렇게 밝지 않다. 3분기 철강업체의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다. 철강 산업은 자동차ㆍ조선ㆍ건설ㆍ가전 등의 수요가 증가해야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를 제외한 나머지 산업은 아직 상황이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철강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포스코의 실적은 평균판매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기대되는 업체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다.

조선업체의 3분기 실적 전망도 여전히 흐리다. 최근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영향으로 수주가 증가하고 있지만 실적은 여전히 낮을 것이란 전망이다. 선박 수주가 증가해 주가의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수주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강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업계의 실적은 전분기와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며 “수주 증가가 실적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2~3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2014년 하반기 이후에나 실적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리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해양조선 등의 신규수주가 목표치를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조선업황의 회복세는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체의 실적은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영업이익이 충분히 실현될 것이란 예상이다. 건설업계가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속도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가시적 성과는 내년 하반기부터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경영진 교체에 따른 원가율 재조정으로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신규수주부문에서는 삼성물산을 제외하면 60% 이하 수준을 보이고 있어 대부분 업체의 예상실적이 하향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상욱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랜트 수주보다 토목과 건축 수주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플랜트 수주에 비해 수익성이 좋지 않아 실적개선을 기대하긴 조금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수주에 따른 외형적인 이익 성장은 가능할 것이다”며 “중동이 다시 플랜트 발주를 늘리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 내년 하반기부터는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업계는 어닝시즌을 맞아 실적개선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달러 상승에 따른 외환환산평가손실과 선물환계약 공정 가액조정(CVA) 평가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일회성 손실 비용이 크지 않고 순이자마진(NIM)의 하락폭이 줄어들어 이자이익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는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당기순익을 1조6471억원으로 예상했다. 2분기 1조1339억원보다 45.3% 5132억원 증가한 규모다. 가장 좋은 실적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곳은 KB금융지주이다. KB금융의 3분기 4200억~4400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려 전분기대비 15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지주의 실적도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

정유ㆍ화학 업종의 3분기 실적 전망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업종은 글로벌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가 증가해 실적개선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의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
 
롯데케미칼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석유화학 제품가격과 타이어 수요 회복의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이 예상된다. LG화학은 석유화학업종의 경기 회복의 영향과 2차전지 설비 증설효과의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건설업계 실적개선 가능할까

하지만 정유업계의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유가는 상승했지만 정제마진 하락과 원화강세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의 실적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IT와 자동차 업계의 실적전망도 밝은 편이다. IT업계에서는 이미 삼성전자가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D램 반도체 가격이 급등해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관련 기업의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업계의 예상은 어두운 상황이다. 3분기 글로벌 TV수요 부진의 영향으로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하회할 가능성이 커져서다.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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