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9단 김영호의 Money Trend

카페베네의 성공요인은 트렌드를 반보 앞서 움직인 것이다. 먼저 시장에 뛰어들어 자신만의 마켓포지셔닝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트렌드는 쫓아가는 게 아니라 이끄는 것이다. 그래야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는 남보다 반보 앞선 행보로 경쟁이 치열한 커피시장에서 트렌드를 이끌었다.
대한민국 골목상권의 현실은 암울하다. 창업과 골목상권 자료를 종합하면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은 경제활동인구의 28.8%로 800만명에 달한다. 독일과 미국 등 선진국 자영업자 비율은 각각 11.6%, 7.0%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57.6%가 월평균 순이익 100만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민국 자영업자의 슬픈 자화상이다.

모두가 고전하는 창업시장. 그렇다고 성공모델이 없는 건 아니다.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카페베네’를 보자. 이 브랜드의 궤적을 보면 왜 트렌드를 알아야 창업에 성공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카페베네를 론칭한 김선권 대표의 첫 사업은 PC방 프랜차이즈였는데 반응이 꽤 좋았다.

1997년엔 게임장 프랜차이즈 ‘화성침공’을 론칭했다. 당시는 외환위기(IMF) 한파가 불었던 때였지만 사업이 잘됐다. 이유는 두가지였다. 주요 고객층이 경기를 타지 않는 청소년이었고, 100% 현금장사였기 때문이다.

김선권 대표는 음식점 프랜차이즈에 뛰어들었다. 그가 출사표를 던진 분야는 삼겹살. 이름도 독특한 ‘왕삼겹닷컴’이었다. 당시 삼겹살 프랜차이즈 사업이 생소했다. 남보다 한발 앞서 움직인 셈이었다. 2000년 가맹점은 200개에 달했다. 김 대표는 안주하지 않았다. 대중음식인 감자탕으로 종목을 바꿨다.

업계 최초로 묵은지를 넣은 감자탕을 개발했다. 2002년 론칭한 ‘행복추풍령 감자탕&묵은지’는 대박을 쳤다. 그는 성공가도를 달렸다. 2006년 제2브랜드 ‘행복추풍령 칼삼겹살’, 2008년 커피 프랜차이즈 ‘카페베네’를 선보였다. 2010년에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와 드럭스토어 ‘디셈버24’, 제과점 ‘마인츠돔’ 등을 론칭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연달은 성공에도 위기는 찾아오는 법이다. 그는 지난해 정부의 골목상권 보호정책으로 역풍을 맞았다. 하지만 과감한 결정으로 상황을 극복했다. 커피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에 철수한 것이다. 김 대표의 성공요인은 트렌드를 반보 앞서 움직인 것이다. 먼저 시장에 뛰어들어 자신만의 마켓포지셔닝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트렌드는 쫓아가는 게 아니라 이끄는 것이다. 그래야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그렇다고 트렌드를 너무 앞서가서도 안 된다. 사례를 보자. 필자는 김앤커머스의 전신인 소호물산을 운영했다. 결혼식 식사 이후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식사를 해야 하는 하객을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한 비즈니스가 ‘결혼답례품’이었다. 호재도 있었다. 1998년 김대중 정권 시절, 보건복지부가 오후 3시 이후 식사대접을 금지하는 법안을 입안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보면 결혼답례품 시장이 활성화될 듯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혼례, 다시 말해 식사대접을 하느냐 마느냐를 법으로 규제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혼식 후 식사 대신 결혼답례품을 주는 문화를 생각하지도, 정착시키지도 못한 데도 이유가 있었다.

골목상권의 성공 조건은 무엇인가. 흔히 이야기하는 자금ㆍ사업성ㆍ노하우다. 그런데 이것보다 중요한 게 있다. ‘기업가 정신’이다. 도전정신을 갖고 트렌드를 이끄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남보다 반보 앞서야 한다. 치열한 창업시장에서 살아남는 법이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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