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아이들이 밖에서 먹는 칼로리 높은 음식은 비만의 주요 원인이다.
온 식구가 둘러앉아 집에서 저녁식사를 얼마나 자주 하는지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 모든 가족이 결원 없이 저녁상 앞에 앉기란 쉽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가난하게 살아온 필자는 단칸방에서 일곱 식구가 바글바글 살았다. 늘 한 밥상 앞에서 밥을 먹었고 밥때가 되면 자식들은 벽에 기댔던 밥상을 펴고 행주로 상을 닦았다. 엄마는 콧김을 불며 큰 주걱으로 밥을 펐고 아버지가 통김을 나눠주면 어린 자식들은 김 위에 밥을 올려 부지런히 제 입들로 가져갔다.

무능력한 가장을 둔 식구들의 고생은 예견된 것이었지만 풍요를 누린다는 지금의 삶이 과연 그때보다 행복했는가는 의문이다. 각자 저녁을 해결한 후 스마트폰을 들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면 그뿐이다.

삶의 지표가 될 가족들과의 밥상머리 대화를 포함해 집밥의 중요성은 말할 수 없이 많다. 특히 올바른 음식에 대한 판단력이 부족한 우리 아이들이 밖에서 먹고 다니는 것을 보면 절망적인 수준이다. 편의점 앞에서 음료수와 컵라면을 먹고 있는 어린이의 모습은 우리 주위에 흔하다. 나트륨이 2000mg에 육박하는 컵라면의 짜디짠 국물까지 모두 마시니 그들의 뇌가 소금에 절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온갖 유해식품들이 성장기 아이들의 정신과 몸에 미치는 악영향은 정말 크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는 지금도 소위 불량식품이 버젓이 팔리고 있다. ‘어린이들은 눈에 넣지 마시오’라는 경고문구가 붙어 있는 딱풀 모양의 스프레이를 입안에 뿌려 넣기도 한다.

이것은 판매자들의 양심에 호소할 문제도, 올바른 먹거리 교육을 어린이에게 할 일도 아니다. 생산이나 유통을 원천봉쇄하는 근본적 방안이 최우선이다. 삶에 쫓기는 우리의 형편을 고려하더라도 부모의 관리 밖에 놓인 어린이들에겐 모든 것이 사각지대가 되는 것이다.

특히 이들이 밖에서 먹는 ‘영양가는 적고 칼로리만 높은 음식’은 비만의 주원인이 된다. 불량식품과 패스트푸드에 포함된 화학물질과 수많은 첨가물들이 몸속 지방에 녹아 스며들기 때문이며 지용성인 화학물질의 특성상 중성지방이 그 창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식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비만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외적인 요인으로 장수하지는 못했지만 우리 선조는 오랜 세월 주로 탄수화물과 지방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건강한 삶을 유지했다. 가족들이 함께하면 영양상 균형 있는 식사를 하게 되고 당연히 정크푸드를 먹을 확률이 줄어든다.

아이들은 싫은 음식도 부모가 먹는 것을 자주 보면 결국 먹게 된다. 기성세대인 우리들이 집밥의 수혜자였다면 현재 우리의 아이들은 철저히 그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자들이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순 없으니 외식이라도 줄여야 한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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