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 황장수 소장은 정유업계의 독과점 구조는 반드시 깨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뉴시스)
국민석유회사가 기존 정유사보다 L당(휘발유 기준) 200원 싼 기름을 공급하겠다고 공언한지 만 1년이 흘렀다. 하지만 가능성 논란은 여전하다. 국민석유회사 공모주를 조성하는 과정에선 주당 마이너스 3만8914원짜리 주식을 5000원에 판다며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석유회사, 믿을 만한가.

국민석유회사가 11월 15일까지 1000억원의 주식을 공모한다. 주당 5000원씩 총 2000만주다. 하지만 주가를 두고 말이 많다. 외부평가기관의 평가액이 마이너스 3만8914원이기 때문이다. 국민석유회사 측에선 “외부평가기관이 위험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주가를 낮게 평가했다”며 “기름만 들여오면 해결될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신뢰가 떨어진 건 사실이다. 국민석유회사가 공언한 대로 싼값에 기름을 들여올 수 있을지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과연 가능한 일일까. 10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석유시장 경쟁활성화를 통한 기름값 인하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했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에게 가능성을 들어봤다.

✚ 정유업계의 질서를 새로 짜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유업계는 전형적인 독과점 카르텔이다. 산업에 진입장벽을 쳐서 다른 기업의 진출을 막고 있다. 자유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에 위배된다. 다수의 업체가 시장에 진입해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 국민석유회사가 주식공모과정에서 신뢰를 잃은 듯하다.
“독과점 카르텔을 깨기 위해 정유사업을 한다는 명분이 조금 어색하다. 어찌 됐든 시작을 했으니 모든 걸 밝히고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원유수입가는 물론 수입구조도 알 수 없는 정유업계를 비판하려면 국민석유는 더 투명해야 한다.”

✚ 정유업계는 독과점 구조가 아니라는데.
“공정거래위원회가 리니언시(담합자진신고자감면제)를 인정해주는 게 독과점이라는 증거다. ‘독과점이 아니다’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하나도 내놓지 않는다. 오해를 없애려면 원가와 유통구조 등을 공개해야 한다.”

 
✚ 독과점 구조를 깰 해법은 무엇인가.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초기에 5000억원이라는 거액을 준비해야 한다든지, 제품을 얼마나 비축할 수 있어야 한다든지 등의 규정은 모두 진입장벽이다. 적정선에서 분담금을 내도록 조정을 하는 식으로 고쳐야 한다. 높은 세율도 조정해야 한다.”

✚ 국민석유회사가 정유업계의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국민석유회사의 주장은 100%가 아니더라도 대부분 일리가 있다. 다만 ‘착한 기름’을 내세워 선악의 대결구도를 만들기보다는 시장기능에 관한 얘기를 더 많이 해야 한다. 국민석유회사의 활동은 사업이다. 특정한 사업을 하기 위해 ‘사회제도개혁’이라는 명분을 내거는 건 보기 좋지 않다. 국민석유회사가 아니더라도 정유시장은 개방돼야 한다.”

✚ L당 200원 인하, 가능하다고 보나.
“충분히 가능한 주장이다. 석유ㆍ밀가루ㆍ제당 등 독과점이 형성된 원재료들은 유통과정이 대부분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해 수입단계를 늘여 원가를 부풀리는 편법이 자주 동원된다. 200원 싼 기름은 현실 가능성이 충분하다.”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juckys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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