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건설 워크아웃 후폭풍

▲ 시공능력 21위 건설사인 경남기업이 워크아웃 졸업 2년만에 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해외건설 면허 1호 건설사인 경남건설이 워크아웃 졸업 2년만에 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경남기업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업계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장기화된 건설경기 침체와 해외 사업 적자 등 잇따른 악재가 건설업계를 ‘생존’의 기로에 세웠다.

경남기업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2년만이다. 시공능력 순위 21위로 ‘해외건설 면허 1호’ 건설사인 경남기업의 워크아웃으로 건설업계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장기화된 건설경기 침체, 해외사업 적자, 공공수주 입찰제한 등 잇따른 악재의 영향으로 위기를 맞았다.

경남기업은 지난달 만기가 돌아온 188억원 규모의 외상매출담보대출을 제때 상환하지 못해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됐고 그 영향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하게 됐다. 경남기업은 연말까지 차입금 상환에 2650억원을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신용등급 강등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경남기업은 워크아웃 졸업 후 베트남과 스리랑카 등 해외 수주와 공공 수주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이 부분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주물량과 수익성이 줄어 위기에 봉착했고 지난해 당기순손실 24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경남기업은 베트남에 지은 초고층 복합건축물 ‘랜드마크72’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강점인 해외 사업을 바탕으로 경영 정상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랜드마크72의 호텔과 사무동 등을 매각하면 9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며 “미분양 물량이 없고 도로건설 등 해외 토목 분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어 자금난 해소를 위한 유동성이 공급되면 경영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경남기업은 채권단으로부터 1000억 원의 긴급자금을 지원받게 됐다. 수출입은행 등 7개 경남기업 채권단은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에 긴급자금 지원안과 워크아웃 개시에 대한 동의서를 모두 제출했다. 경남기업의 전체 채권단은 모두 50여 곳에 달하지만 신한은행 등 8곳이 전체 여신의 76%를 차지하기 때문에 워크아웃 결정이 비교적 빨리 이뤄졌다.

금융기관별 분담액은 수출입은행이 292억 원으로 가장 많다. 서울보증보험 197억 원, 신한은행 184억원, 무역보험공사 131억 원, 산업은행ㆍ국민은행 각각 58억 원, 우리은행ㆍ농협은행 각각 40억 원이다.

건설업계는 수년간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멀쩡한 기업이 없는 상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윤석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까지 쌍용건설, 금호산업 등 12개 업체가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벽산건설, STX건설 등 13개 업체가 법정관리를 받았다.

특히 침체된 민간 주택사업 이외에 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한 중견업체들은 돈이 될 만한 것으로 내다 팔면서 기업을 연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SK와 SK케미칼 등 주주 참여로 48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고 두산건설은 두산중공업에서 연초 1조원대 유동성을 공급받았다. 삼성엔지니어링과 GS건설, 동부건설 등은 사옥 등 자산을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한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그룹사 지원도, 팔 자산도 없는 업체들은 사실상 연쇄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며 “건설업의 경제 기여도 등을 고려할 때 최소한의 숨통을 열어주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재우 뉴시스 기자 ironn108@nwe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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