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동의 Inno-Process

세계 히든챔피언의 절반 이상은 독일에 있다. 이들 히든챔피언은 독일 경제를 든든하게 떠받치는 힘이다. 독일이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한국은 세계경제가 급변할 때마다 요동친다. 한국 경제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힘이 약해서다.

▲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육성하려면 독일 히든챔피언의 경영노하우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세계 히든챔피언의 절반을 차지하는 독일. 독일 히든챔피언의 경영노하우를 벤치마킹하면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육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를 지탱할 힘을 기를 수 있다. 이들의 다양한 경쟁력을 살펴보자.

독일 히든챔피언의 첫째 경쟁력은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다. 히든챔피언은 몰입ㆍ체력ㆍ끈기ㆍ전략적인 계획 등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런 요인은 히든챔피언을 운영하는 CEO의 자질과 연관이 깊다. CEO의 자질이 히든챔피언의 전략으로 나타나는 셈이다.

둘째는 ‘한 우물 파기’다. 히든챔피언은 하나의 고객과 분야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창출하고, 히든챔피언만의 우수성을 키워나간다. 자세히 살펴보자. 히든챔피언은 자체 설비공장을 보유하고 연구개발(R&D) 보완을 철저하게 유지한다. 반면 전략적인 제휴는 배제한다. 시장을 좁게 설정해 사업을 다각화하기보다는 깊이 있는 한 우물 파기를 선호한다. 그렇다 보니 히든챔피언은 대부분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려고 하고, 핵심역량은 아웃소싱(외주용역) 하지 않는다. 한 분야에 집중해 우물을 파야 세계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세계화’다. 히든챔피언의 전략은 제품성과 전문화다. 이를 통해 글로벌 마케팅을 추진한다. 시장 선두주자로 올라서면 세계의 소비자에게 접근한다. 그러려면 글로벌화가 필요한데, 이를 충족하는 요건은 3가지다. 정신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문화적 토대, 교육과 국제적인 교류, 언어와 여행이다. 경영의 국제화는 글로벌 과정의 완성단계이고, 미래에 대한 일견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독일 상장기업 가운데 30%는 CEO가 외국인이다. 인도인 CEO가 운영하는 도이치뱅크가 대표적이다.

‘경영혁신과 마케팅 경쟁’은 히든챔피언의 키워드다. 히든챔피언의 특성을 살펴보면 직원 1000명당 특허수가 월등히 많다. 대기업이 6건인 반면 히든챔피언은 31건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혁신의 시장과 기술 혁신을 갖췄기 때문이다. 히든챔피언은 고객과 대면하는 직원의 비중(25~50%)이 대기업의 직원 비중(5~10%)에 비해 5배가량 높다. 고객의 요구사항을 꼼꼼하게 챙기는 히든챔피언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다섯째는 ‘독립성’ 확보다. 히든챔피언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다. 가족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경우가 10년 전인 2002년만 해도 62.3%에 달했지만 현재(2012년)는 51.8%다. 가족이 소유하고 제3자가 경영하는 경우는 같은 기간 14.1%에서 14.5%로 증가했다. 히든챔피언의 자본이익률은 14%, 자기자본비율 42%로 자기자본 조달이 압도적으로 많다.

히든챔피언의 독립성을 확보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최고의 직원’을 보유하는 것이다. 히든챔피언은 업무량에 비해 직원이 적다. 그래서 이들은 직원의 자질을 매우 중시한다. 당연히 채용이 엄격하고 살벌하다. 철저한 검증을 통해 선발된 히든챔피언의 직원은 다른 기업에 비해 높은 1인당 생산성을 자랑한다. 눈에 띄는 것은 이직률이다. 이들의 이직률은 제로에 가깝다. 일반기업의 평균 이직률은 미국(30.6%)ㆍ오스트리아(9.0%) ㆍ스위스(8.8%)ㆍ독일(7.3%)이다. 반면 히든챔피언의 이직률은 2.7%에 불과하다. 여기서 히든챔피언의 리더십 스타일이 나온다. 큰 틀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세부적인 것은 직원의 참여를 유도하는 유연한 리더십이다. 히든챔피언이 상대적으로 젊은 CEO가 많고, 여성임원의 비율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히든챔피언은 미래의 세계화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역할을 강화한다. 미래의 글로벌 세계는 지금의 세계와 또 다를 것이다. 지금보다 원대한 꿈을 갖고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것이야말로 글로벌 히든챔피언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략이다.
최명동 메인비즈협회 원장 | mdchoi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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