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장사꾼들」

▲ 신동일 저 | 리더스북
“당장 내일 실직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20대 취업난, 40대 은퇴… 들어갈 곳도, 다시 돌아갈 곳도 없는 대한민국 실업자의 대안으로 ‘장사’를 꼽는 이들이 많다. 대한민국은 자영업 비율이 높아 4가구 중 한 곳은 장사를 한다. 하지만 폐업 비율이 무려 85%에 달한다. 누군가는 3개월 만에 폐업하고, 누군가는 수천, 수억원의 월 수익을 올린다. 이유가 뭘까.

수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한국의 슈퍼리치」의 저자 신동일은 신간 「한국의 장사꾼들」을 통해 그 비밀을 밝혔다. VVIP 자산관리팀장으로서 수많은 슈퍼리치의 자산관리를 해온 신동일은 그들 상당수가 밑바닥에서부터 부를 쌓아온 장사꾼임에 주목했다. 100억대, 1000억대 신흥부자들의 원천을 파고들면 결국은 장사였던 것이다.

그들 역시 처음부터 탁월한 장사꾼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중퇴 학력도 있고, 빚더미에서 시작한 이도 있다. 잇따른 실패로 자살 직전의 위기에까지 이른 사람도 있었다. 무엇이 그들을 성공한 장사꾼으로 만들었을까.

장사꾼 17인의 리얼 스토리

저자가 만난 장사꾼 중에는 잘나가던 은행을 그만두고 창업해 성공을 향해가는 30대 당찬 여성도 있고, 50대 중반에 모든 것을 잃고도 용기를 되찾아 재기에 성공한 가장도 있다. 또 탁월한 마케팅 감각과 수완으로 일찍부터 장사에 뛰어들어 거침없이 탄탄대로를 달려가는 청년도 있다. 이 책은 그렇게 우리의 평범한 이웃이자 세상에 맞서 꿈을 펼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이영철 영철버거 사장은 계속 물가가 올라 7년 연속 적자를 볼 때도 저가 재료로 바꾸거나 양을 줄이지 않았다고 말한다. 보통은 한 달만 적자가 나도 재료를 바꾸거나 줄이기 마련이다. 이영철 사장은 그렇게 이를 악물고 지켜낸 원칙이야말로 2만2000원으로 시작한 리어카 사업을 전국 체인사업으로 끌어낸 첫째 요인이라 말한다.
 

 
김옥희 여의도떡방 대표도 마찬가지다. 식재료 값이 올라 수개월간 엄청난 적자를 봤지만 떡 맛을 지켜냈고 덕분에 고객의 신뢰를 얻어 대한민국 떡 장인에까지 올랐다. “값싼 재료를 쓰거나 양을 줄이면 금방 눈치를 채지요. 신뢰를 쌓기는 어렵지만 힘들게 쌓은 신뢰를 잃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이렇듯 탁월한 장사꾼에게는 편법이나 꾀가 없다. 하지만 시행착오 끝에 얻은 값비싼 노하우와 지름길은 있다. 그들은 샐러리맨 시절은 잊으라고 말한다. 주인이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문 닫을 날을 받아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고 월 순이익 1억원을 올리는 오백집왕족발의 강훈 사장은 창업을 문의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꼭 하는 질문이 있다. ‘술, 담배 다 끊고 하루 4시간 자며 일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수십 년간 새벽 5시에 일어나 가마솥에 불을 지피고 밤 12시에 가게를 정리한다.

근면과 정직은 성공의 노하우

이재춘 한국에이ㆍ엔ㆍ디전자저울 대표는 소아마비를 앓은 탓에 몸은 불편하지만 철저하게 장사꾼 마인드로 살았다고 말한다. 그는 남들 부러워하는 한국전력을 그만두고 저울회사에 들어가 사장의 마인드로 열심을 일을 했고, 결국 그 회사의 오너가 됐다. “저울 장사요? 저울은 채소 가게부터 반도체 시설까지 필요치 않은 곳이 없지요. 누군가에겐 무게 재는 도구겠지만 내겐 글로벌 거상이 되는 발판이었습니다.”

엄청난 빚더미에 앉아 절벽 앞에까지 내몰렸으나 현재 연매출 1200억원을 올리는 천호식품의 김영식 회장은 성공의 정점에서도 긴장을 놓아선 안 된다고 충고한다. “고객이 얼마 만에 떠난다고 생각하세요? 단 10초면 떠납니다. 사소한 실수나 부주의가 화를 부르지요. 고객은 새로운 서비스, 더 큰 만족을 찾아 언제라도 떠날 수 있어요. 장사꾼은 한시도 그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북 에디터 한마디

저자는 묻는다. “당장 내일 실직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이렇게 답했다. “죽기 살기의 각오를 갖고 맨몸뚱이 하나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 방법은 성공한 한국의 장사꾼들을 통해 배웠다. 대기업 CEO, 회장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핵심 키워드는 현재의 ‘절실함’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부지런함’과 ‘진실’이다. 아무리 상황이 힘들어도 편법이나 꾀를 부리지 않고, 시련과 좌절을 이겨낸 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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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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