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벌이 4인가족 지출관리법

중소기업에 다니는 40대 직장인 A(42)씨. 그는 외벌이다. 아내 B(38)씨는 가정주부다. 부부에겐 두명의 딸(8ㆍ5)이 있다. 2년 전 전세금을 구하기 위해 2000만원 대출을 받았고, 매월 18만원씩 갚고 있다. 소득은 A씨 월급 270만원(세금공제)이 전부. 고정비용 등을 제한 76만원으로 생활한다. 외벌이 4인가족 A씨의 재무상태를 자산관리전문가 5인이 진단했다.

▲ 4인가족 보장성 보험료는 월 30만원 이내를 유지하는 것이 적합하고, 외벌이 4인가족의 저축 비율은 소득의 20%가 적정수준이다.
A씨의 가정은 전형적인 부동산 중심의 지출과 잘못된 지출습관으로 현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다. 중년층에 접어든 A씨 부부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가입한 보험도 가정 생계를 허덕이게 만들고 있다. A씨의 가정이 과소비를 하지 않는데도 저축이 힘든 것은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보험은 저축이 아니라 비용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보험 │ 보험은 저축이 아니라 지출
 기성준 KDB생명 팀장(이하 기성준) : “A씨 가정의 지출 내역에서 눈에 바로 들어오는 것은 ‘과다한 보험료 지출’이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4인가족의 적정보험료(보장성) 비중을 8~10% 이내에서 지출할 것을 권장한다. 그런데 A씨의 가정은 연금을 포함한 보험료가 전체의 20%를 차지한다. 종신보험을 감액하거나 정기보험(자녀의 경제적 독립시점까지 사망보장 후 소멸)으로 전환해 매월 보험료의 지출을 줄일 것을 권한다. 4인가족 보장성 보험료는 월 30만원 이내를 유지하는 것이 적정수준이다.

 이호용 한국투자증권 차장(이호용) : A씨의 경우 종신보험과 연금을 따로 불입하고 있다. 이 금액이 24만원에 달한다. 가입기간이 얼마 되지 않았다면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을 매월 15만~20만원으로 통합해 가입할 것을 권한다. 이럴 경우 매월 5만~10만원가량을 저축재원으로 전환할 수 있다.”

 조영준 인스밸리 FP(조영준) : “A씨는 현재 연금 10만원을 제외하고도 매월 43만3000원을 보험료로 지출한다. 소득에 비해서도 많은 금액이다. 해결방안은 A씨 가정의 보험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A씨는 13만원 선에서 구성(생명+손해)하고, 아내 B씨는 7만~8만원가량 구성할 것을 권한다. 자녀는 각각 3만원 내외 구성이 적당하다. 이와 같이 보험료를 변경한다면 매월 보험료로 기존보다 16만~17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우정옥 미래에셋증권 팀장(우정옥) : A씨의 생명보험은 종신보험과 중복된다. 아내인 B씨는 종신 기능이 없는 저렴한 실비보험으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허민 한화생명 부지점장(허민) : 아내인 B씨가 생명보험으로 가입하고, 사망보험금을 최대한 낮춘 후 A씨를 배우자 특약으로 가입할 것을 권한다. 두명의 자녀는 자녀 특약으로 묶어서 보험을 가입하면 4인가족의 보험료가 최대 매월 15만~16만원가량 줄일 수 있다.

▶ 용돈ㆍ교통비 │ 대중교통 이용하면 …

 이호용 : “A씨의 용돈은 월급(세금공제)의 약 10%를 차지한다. 월급의 5% 수준인 15만원을 용돈으로 사용하고, 과감하게 10만원을 줄이자. 기존보다 1년에 12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추후 급여가 인상되거나 저축이 이뤄진 이후 용돈을 재인상할 수 있다. 유류비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지금보다 지출비용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 만약 이와 같이 시행할 경우 1년에 12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정리하면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비용에서 1년에 최대 240만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 조영준 : 장을 보거나 자녀가 어려서 차량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매월 유류비ㆍ유지비ㆍ세금ㆍ보험료 등의 명목으로 돈을 지출할 필요가 없다. 지속적인 감가상각으로 자산가치만 하락할 것이다. 특히 현재 대출(2000만원)과 마이너스 통장(350만원)의 부채가 있다.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부채 상환에 집중해야 한다.”

 우정옥 : “출퇴근이 가능한 직장이라면 월 10만원 미만의 교통비로 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더욱 대중교통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A씨의 용돈은 가장 탄력적으로 조정이 가능한 항목이다. 현재 수준은 적정하지만 상황에 맞춰 앞으로 필요할 때마다 조정해야 한다.”

▶ 통신비 │ 데이터 절약형 상품으로 교체

 조영준 :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과거에 비해 통신비의 지출이 증가했다. 통신비용을 줄이는 방법은 데이터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최근에는 와이파이를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사용이 낮은 요금제를 선택하고, 통신비의 지출을 줄이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이호용 : “A씨 가구가 매월 지출하는 통신비용은 16만원이다. A씨와 아내인 B씨의 통신비용을 각각 5만원씩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하거나 부가서비스를 정리해 통신비 지출 비중을 줄일 것을 권한다.”

▶ 저축 │ 저축여력 늘리는 게 관건

 기성준 : “외벌이 가정의 적정저축 비율은 소득의 약 20%다. A씨의 경우 저축비율이 2%도 안 된다. 금액으로 따지면 5만원인데, 향후 45만~50만원 저축할 것을 제안한다. 보장성 보험료 지출을 줄이고, 이 부분을 연금보험료 재원으로 전환해 13만원 증액하는 것이다. 새는 돈을 막아 비상예비자금 명목으로 25만~30만원 확보할 것을 권한다.”

 
✚ 이호용 : “부자가 되는 방법은 얼마나 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다. A씨는 용돈ㆍ기름값ㆍ보험가입금액ㆍ통신비를 합해 매월 30만~40만원을 줄여 1년 안으로 마이너스 통장의 부채를 상환하는 것이 좋다. 이후 은행에서 정기적금 등의 상품에 가입해 목돈을 마련해 나간다면 자녀학자금과 결혼자금 일부분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우정옥 : “A씨 가정의 지출항목을 보면 저축이 전체의 2%에 불과하다. 탄력적으로 조정이 가능한 용돈과 유류비의 일부를 저축할 것을 권한다.”

 조영준 : “A씨 가정의 지출패턴의 문제점은 수입에서 차지하는 저축 비중이 적다는 것이다. 연금을 포함해 15만원에 불과하다. 주택대출 금액(2000만원)이 큰 편은 아니지만, 집안의 행사와 기타의 변수가 발생하면 결국 마이너스 통장 등에서 지출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고정된 수입에서 저축을 늘릴 수 있는 것은 결국 얼마만큼 고정지출을 줄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보험료ㆍ유류비ㆍ통신비 등을 조금씩 줄인다면 매월 저축여력이 늘어날 수 있다. 늘어나는 저축여력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상환하는 것이 좋다. 대출상환계획을 세울 것을 권한다. 비상예비자금 마련 등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종합 │ 재무상태 정확하게 알아야

 이호용 : “부자가 되는 방법은 얼마를 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렸다.” 용돈ㆍ기름값ㆍ보험료ㆍ통신비 등에서 지금보다 매월 최대 30만~40만원 수준을 절약해야 한다. 이 금액으로 마이너스통장을 상환하고 그 이후 은행 정기적금 등을 활용해 목돈을 마련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저축한다면 자녀학자금과 결혼자금에 대한 일말의 준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성준 :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살아가다보니 직장인의 호주머니가 유리지갑으로 바뀐 지 오래됐다. 물가는 오르고 실질 가처분소득은 감소하는 상황에서 본인의 재무 상태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우정옥 : “대출이자와 관리비 항목은 조정이 불가하지만, 용돈과 유류비는 탄력적으로 조정이 가능하다. 저축의 비중이 가장 적으므로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영준 :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등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허민 : “소득에 비해 보험비의 지출이 크다. 종신보험은 A씨 것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부부가 실비로 옮길 것을 권한다. 그 돈으로 대출을 상환하는 데 전념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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