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4인가족 지출관리법

맞벌이 가정의 고민은 동일하다. ‘같이 벌어도 돈이 모자란다.’ 이유는 많고 복잡하다. 가정마다 상황과 환경이 달라서다.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부동산을 담보로 과도한 대출을 받고, 과거 자산형성방식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그렇다면 직장인의 유리지갑을 깨는 방안은 의외로 간단하다. ‘기존 지출습관의 틀을 깨는 것’이다.

▲ 맞벌이 4인가족의 재정을 설계할 때는 월 소득의 50% 이하에서 지출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사례 하나. 30대 중반 부부에겐 어린이집에 다니는 자녀 둘이 있다. 무엇을 하든 2배로 들어가는 통해 부부는 맞벌이를 해야 했다. 이 가정의 소득은 월 평균 580만원(세금공제).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매달 저축액은 ‘0원’이었다.

지출 내역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자 부부는 교육환경이 부쩍 신경 쓰였다. 학군이 좋다는 아파트를 사기 위해 은행에서 3억원을 대출받았다. 대가는 혹독했다. 향후 20년간 매월 181만원을 원리금으로 상환해야 했다. 부부가 부담해야 할 고정지출금은 또 있었다. 통신비(20만원)ㆍ자녀교육자금(20만원)ㆍ부모님 용돈(100만원)ㆍ부부용돈(80만원)ㆍ식비(100만원)ㆍ경조사비용(20만원)이 빠져나갔다. 남은 돈은 59만원, 생활이 빠듯했다.

비단 이 부부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대부분 맞벌이 가정이 이와 비슷하다. 이유가 있다. 부동산을 담보로 과도하게 대출을 받아서다. 사례처럼 매월 181만원씩 대출원리금을 상환하는 것은 큰 부담이다. 단순히 돈만 지출하는 것이 아니다. 대출액 부담 때문에 다른 자산에 전혀 손을 댈 수 없다.

문제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준비해야 할 자금이 주택자금 외에도 많다는 것이다. 금융자산ㆍ노후자산ㆍ자녀교육자금 등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쌓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재정상황에서는 아무런 대비를 할 수 없다. 잘못된 지출습관을 갖고 있어서다. 재테크와 함께 지출습관을 고쳐야 하는 이유다. 지출관리의 정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투자방법이 있어도 악순환의 반복이 이어질 뿐이다.

 
재정설계를 할 때는 월 소득의 50% 이하에서 지출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위의 사례를 가지고 4인가족의 지출관리를 정리해보자. 줄여야 하는 지출비용은 고정지출금을 제외한 교육자금ㆍ용돈ㆍ식비다. 자녀교육자금은 가능한 전체 지출비용의 20%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부용돈은 지출 대비 각각 10% 선에서 지출하는 것이 적합하고,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은 부부의 용돈보다 낮춰 잡는 것이 적당하다. 식비는 가장 탄력적으로 조정이 가능한 항목이므로 4인 가족 기준으로 월 60만원 안팎에서 해결한다.

이와 같이 지출관리를 정리했을 때 내역은 다음과 같다. 공과금(20만원)ㆍ통신비(20만원)ㆍ교육자금(60만원)ㆍ부부용돈(60만원)ㆍ부모용돈(40만원)ㆍ식비(60만원)ㆍ기타비용(20만원)이다. 총 280만원의 생활비가 발생한다. 정확히 월 소득(580만원)의 50% 내에서 지출관리가 이뤄진 것이다. 항목별 지출관리가 분명하면 안정적인 지출습관을 가질 수 있다. 항목별 가계부 작성이 필요한 이유다.

실제로 우리나라 4인가족의 월 평균 지출비용은 200만원 안팎에서 발생한다. 변수가 있다면 경조사비용이다. 가능한 한 월 생활비는 건드리지 않고, 상여금과 보너스 등 비정기 소득으로 해결하는 것이 적합하다.

저성장 저금리로 직장인의 호주머니가 유리지갑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은 사실 간단하다. 과도한 대출로 인한 높은 상환금액을 지양하고, 무리하게 자녀교육ㆍ외식ㆍ쇼핑을 하지 않는 것이다. 기존 진출관리에서 벗어나라는 얘기다. 이것이 안정된 저축량을 확보하고, 여유있는 미래를 설계하는 지름길이다.
주효앙 모네타 컨설턴트 joohyoang@hanmail.net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