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9단 김영호의 Money Trend

기존 제품에 또 다른 레시피를 추가해 새로운 맛을 내는 음식 ‘신상新商’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음식을 즐기는 이들을 업계에선 ‘모디슈머(Modify+Consumer)’라고 부른다. 모디슈머의 가장 큰 수혜자는 라면이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처음 소개된 ‘짜파구리’의 등장으로 ‘짜파게티’와 ‘너구리’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 생각해보면 모디슈머의 기원은 100세주와 소주를 합친 '50세주'다.
미국 뉴욕의 맨해튼은 언제나 볼거리로 넘쳐난다. 세계 각국에서 여행을 온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넋을 놓기 십상이다. 거리의 모든 건물과 스토어들이 눈을 사로잡아서다. 뉴욕, 그중에서도 특히 맨해튼은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비주얼을 창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효과적으로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도시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하루가 멀게 나타나는 트렌드의 발상지, 뉴욕! 이곳에서 뉴요커의 자유로운 영혼을 흔든 핫스터프(Hot Stuff)가 탄생했다. 생긴 것은 꼭 ‘도넛’인데 맛은 ‘크로아상’처럼 달콤한 ‘크로넛(Cronut)’이 주인공이다.

기존 제품 합해 색다른 맛 내

매일 아침 동이 틀 무렵 맨해튼 소호거리의 한 빵집 앞에선 진풍경이 펼쳐진다. 수십명이 1~2시간씩 긴 줄을 서 오전 8시 가게문이 열리면 9시쯤 모두 품절된다. 올 5월 뉴욕에서 첫선을 보인 ‘크로넛’을 맛보기 위한 행렬이다.

프랑스 제빵사 도미니크 앙셀씨의 이름을 딴 ‘도미니크앙셀베이커리’에서는 매일 300개의 ‘크로넛’만 굽는다. 그리고 사람당 2개만 판매한다. 더 많은 고객에게 크로넛을 맛보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한정판매 마케팅 기법은 크로넛의 인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기존 제품을 합해서 색다른 맛을 전해주는 신상新商들이 재미와 맛을 전달해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조어로 ‘모디슈머(Modify+Consumer)’라는 단어가 탄생했다. 모디슈머는 사용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료를 더하거나 빼서 만드는 새로운 제품개발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트렌드의 가장 큰 수혜자는 라면시장이다. 올 상반기 라면시장에 등장한 모디슈머 제품의 활약이 대단했다. 최근 주말 예능 프로그램에서 처음 소개된 ‘짜파구리’의 등장으로 ‘짜파게티’와 ‘너구리’가 날개 돋친 듯 판매됐다. 시장조사업체 AC닐슨에 따르면 올해 1~6월 ‘짜파게티’는 매월 100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라면시장의 절대강자인 ‘신라면’에 이어 상반기 누적 판매순위 2위에 올랐다.

식품업계에는 이처럼 ‘더하기’ 풍속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백세주와 소주를 섞어 만드는 ‘오십세주’가 대표적인 모디슈머 상품이다. 물론 ‘폭탄주’라는 엽기적인 제품은 우리나라에서 전세계를 상대로 특허를 낸 제품으로 우리나라만의 음주문화일 것이다. 월드스타 ‘싸이’가 만든 ‘폭탄주’ 동영상이 인기리에 시청되는 세상이다. 인기 있는 블로그에는 모디슈머들의 유쾌한 식품 실험을 자랑하는 콘텐트가 풍성하다. ‘안동찜닭에 콜라를 섞으면 닭살이 부드러워지는 효과가 있다’ ‘라면 너구리에 떡볶이를 넣으면 색다른 맛이 난다???식이다.

식품업계는 아울러 목표 고객층이 겹치는 제조회사와 공동마케팅을 전개해 콜라보레이션 효과를 끌어내고 있다. 팔도 비빔면이 동원F&B와 공동으로 비빔면과 참치를 혼합한 ‘참빔면’을 만들었고, CJ제일제당은 생과일 디저트 브랜드 ‘쁘띠첼’, 메이크업 브랜드 ‘부르조아’와 더하기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기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식품업체는 만화 캐릭터업체와 주로 협업을 하게 되는데, 이는 새 상품 출시와 더불어 어린이 고객에게 친근한 인기 만화 캐릭터를 활용하는 전략인 셈이다.

식품업계에 부는 모디슈머 열풍

식품업계에 이렇게 더하기 경쟁이 일어나는 원인은 1∼2인 가구의 증가에 있다. 즉석식품으로 나홀로 식사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나만의 레시피’를 찾아 떠나는 음식방랑자들 또한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음식 신상新商은 오늘도 간단한 ‘더하기’를 통해 새로운 맛을 전하고 있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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