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보통신 기업공개의 의미

롯데정보통신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핵심 포인트는 ‘지배구조 정리 차원의 상장’이다. 롯데정보통신 상장과 함께 이 회사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를 털어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롯데정보통신의 상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변화를 불러일으킬 신호탄으로 내다보고 있다.

▲ 롯데정보통신의 상장으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빈(오른쪽) 롯데그룹 회장이 건배를 하는 모습.
롯데그룹이 지배구조상 연결고리 중 하나인 롯데정보통신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2011년부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상장가능성이 희박했지만 롯데정보통신은 예상을 뒤엎고 롯데쇼핑 등 보유지분 가치에 대한 평가를 기초로 내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우선 경영투명성 강화에 나섰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은 10월 25일 롯데정보통신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그 자리를 김치현 롯데쇼핑 정책본부 운영실장과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지원부문장이 채웠다. 기타비상무이사직을 맡아 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자리를 그대로 유지한다.

업계에선 롯데그룹 오너일가의 지분이 많고, 그룹 내 내부거래비중이 과하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장 전에 이사회 구성을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그룹 내 내부거래 비중이 약 70%에 달해 ‘일감몰아주기 기업’이라는 눈총을 받고 있다. 이 회사의 오너 일가 지분은 신동빈 회장(7.5%), 신동주 부회장(3.99%), 신영자 이사장(3.51%) 등 15%에 달한다.

롯데정보통신이 예상대로 상장에 성공하면 그룹 지배구조가 변한다. 롯데정보통신은 그룹 지배구조 핵심인 롯데쇼핑과 롯데호텔을 비롯해 다른 계열사와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롯데정보통신의 최대주주는 롯데리아(34.5%)ㆍ대홍기획(28.1%)이고, 롯데제과(6.12%)ㆍ롯데호텔(2.91%)ㆍ롯데칠성음료(1.54%) 등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리아와 대홍기획은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는 아니지만 두 회사의 최대주주는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은 롯데리아 지분 38.7 %, 대홍기획 지분 34%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롯데쇼핑 지분 4.8%도 보유하고 있다. 서로 얽혀 있는 순환출자구조다. 롯데정보통신이 상장하면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해 롯데제과ㆍ롯데칠성 등이 보유한 롯데정보통신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 ‘지배구조 정리 차원의 상장’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롯데호텔의 상장도 조심스럽게 예상된다.

더욱이 롯데그룹은 최근 계열사간 지분 이동ㆍ흡수합병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2011년 말부터 최근까지 롯데햄ㆍ후레쉬델리카ㆍ파스퇴르ㆍ브랑제리ㆍ웰가 등을 합병했다. 롯데제과는 롯데제약(20 11년)과 기린식품(2013년)을 흡수했다. 롯데쇼핑은 롯데스퀘어(2012년)와 롯데미도파(2013년)를 합병했다. 최근에는 롯데호텔이 롯데카드 지분 1.24%를 매각했고, 롯데쇼핑은 싱가포르에 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하고 현지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롯데정보통신의 IPO 추진, 그룹 계열사 간 지분이동과 합병, 신동주ㆍ동빈 형제의 주요 계열사 지분 매입 등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이런 징후들로 판단컨대 향후 1~2년 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상 변화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