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가 본 우리세상 | 3D 프린팅의 성공방정식

▲ 3D 프린팅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자리를 잡으려면 시장에서 수요를 만들고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사진=뉴시스)
10월 주식시장에서 3D 프린터 관련 주식들이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새로운 테마주로 떠올랐다. 프린터 제조업체들도 앞다퉈 시장진출을 공언했다. 하지만 갈수록 커지는 관심에 비해 시장은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갈 길이 아직은 멀다는 얘기다.

HP의 CEO 멕 휘트먼은 올 10월 “2014년부터 3D 프린터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국내 대표 사무기기 제조업체 신도 역시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방식으로 3D 프린터를 국내시장에 도입했다. 올초에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3D 프린팅 기술은 10대 유망기술로 선정됐다. 특히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극찬했다. 이처럼 3D 프린팅은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3D 프린팅의 시작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적층가공(Additivie Ma nufacturing)’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발전해왔다. 3D 프린팅은 합성수지나 금속 등을 3D 설계도면에 따라 한층 한층 쌓아올려 제품을 만드는 기술이다. 이 때문에 개인 맞춤형 제품 제작에 유용하다. 복잡한 구조의 제품도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 사출이나 프레스 등 기존 생산방식보다 제품 제작공정도 단순하다. 3D 프린팅이 주목받는 이유다.

하지만 시장의 현실은 너무 초라하다. 2012년 글로벌 3D 프린터 시장 전체 매출은 22억 달러에 불과하다. 사양산업으로 전락한 일반 프린터와 복합기 시장 매출이 지난해 1300억 달러였던 점에 비춰보면 작아도 너무 작다. 국내 시장은 더 보잘것없다. 국내 3D 프린터 1위 업체 로킷은 올해 2월 보급형 데스크톱 3D 프린터를 출시했지만 수요는 3000대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3D 프린팅의 활용범위는 아직까지 협소하다. 생산성과 내구성이 낮고,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의 수와 제작가능한 제작물 크기도 제한돼 있다. 예컨대 전통적인 사출성형을 이용하면 몇초 만에 같은 모양의 플라스틱제품 수백개를 찍을 수 있지만 3D 프린팅은 한 개의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데 수분에서 수십분이 걸린다.

때문에 산업용이 아닌 개인용 3D 프린터 시장을 공략하려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개인용 3D 프린터는 제품 생산성과 내구성의 요구 수준이 산업용보다 훨씬 낮고, 3D 프린터의 가격대도 수천만원을 하는 산업용보다 낮다. 현재 개인용 3D 프린터는 100만원대까지 현실화됐다. 그래도 문제는 남는다. 재료비 등 추가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오히려 3D 프린터를 이용한 서비스업이 3D 프린터 대중화에 더 현실적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네덜란드 셰이프웨이즈(Shapeways)사는 고객이 디자인을 제공하면 3D 프린터로 제품을 제작ㆍ배송하거나 제작물의 판매대행을 해준다. 국내에는 아직 3D 프린터를 이용한 서비스업이 없다.

2009년 영화 아바타가 전세계적인 흥행을 일으키면서 3D 디스플레이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3D 감상을 위해선 안경 착용 등의 기술적 한계가 있어 시장의 관심도 식어버렸다. 3D 프린팅 역시 이와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기술 수준과 시장 수요가 낮아서다. 3D 프린팅이 제대로 자리를 잡기 위해선 지속적인 관심과 더불어 수요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한주철 트렌드리포터 tigerh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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