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찾은 중국인, 돈 안 쓰는 이유
‘쇼핑’.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는 이유다. 서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명동ㆍ면세점ㆍ전통시장ㆍ백화점 등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쇼핑을 즐긴다. 그러나 제주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다르다. 소비패턴이 다양하지 않은데다 소비품목도 한정돼 있다. 왜일까.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특정 장소에 한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서용건 제주대 교수와 공동으로 작성한 ‘제주방문 중국관광객의 소비특성과 파급효과 분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제주도내 지출비용은 평균 184만5189원이고 개별 관광객은 237만6532원이다. 하지만 제주를 관광목적으로 방문하는 직항관광객의 소비패턴은 다양하지 않았고 소비품목도 한정돼 있다. 이는 제주가 중국관광객에게 쇼핑관광지로서의 관심을 끌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은 명동ㆍ면세점ㆍ전통시장ㆍ백화점ㆍ소규모 상점 등 다양했다. 하지만 제주는 면세점과 일부 토산품 판매점, 대영 할인점 등 일부장소에 한정돼 있다.
단체관광객의 업종별 지출금액은 ‘도소매 73만5552원(39.9%)’ ‘음식점ㆍ숙박 54만5877원(29.6%)’ ‘사회ㆍ기타 서비스 41만9635원(22.7%)’ ‘기타 12만1880원(6.6%)’ ‘운수 2만2234원(1.2%)’으로 나타났다. 개별관광객은 ‘음식점ㆍ숙박 78만7912원(33.2%)’ ‘도소매 71만7507원’ ‘사회ㆍ기타 서비스 42만7730원(18.0%)’ ‘기타 33만66534원(14.2%)’ ‘운수 11만2840원(4.7%)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단체관광객은 도소매(쇼핑)에 지출을 많이 하고 개별관광객은 음식점ㆍ숙박과 도소매(쇼핑)의 지출이 가장 많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지출은 제주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런 파급효과를 실질적으로 체감하지 못한다는 것에 문제점이 있다. 소비지출의 파급효과가 떨어지는 이유는 단체관광 중심의 여행형태에 따른 혜택 편중과 여행사의 과당경쟁 때문이란 분석이다.
단체관광 중심의 여행은 정해진 장소에서만 쇼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쇼핑품목도 화장품과 식료품 같은 일부 상품으로 한정된다. 이에 따라 중국관광객 증가의 효과가 일부 업체에 편중돼 나타나고 있다. 중국 여유법 시행전 제주도내 일부 여행사가 중국인관광객 유치를 위해 과당경쟁으로 중국 현지 또는 서울 소재 여행사로부터 이른바 ‘마이너스 투어 피(minus tour feeㆍ송객수수료 지불)라는 비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졌다.
게다가 중국 여유법 시행 전까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최소 50% 이상의 여행사가 제로 여행비 또는 마이너스 여행비로 중국관광객을 모집했다. 보고서는 “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도내 관광업체에 귀속돼야 할 수입이 과도한 송객수수료의 유출로 빠져나가 경제적 파급효과가 감소하고 있다”며 “제주도의 관광관련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고용 여력이 제한되는 등의 문제점도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영하 제이누리 기자 yhkim9356@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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