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뉴스Q

기사검색

주요메뉴

본문영역

한샘 인사이드 통할까

[Company Insight 한샘] 리바트 뛰고, 이케아 날고 ‘한샘 크래커’

2019. 02. 20 by 최아름 기자

가구업체 한샘이 새로운 전략을 선보였다. 바닥·천장·창호, 심지어 접시까지 ‘한샘 브랜드’로 꽉 채우겠다는 이른바 ‘한샘 인사이드’ 전략이다. 자체 평가는 좋다. 한샘 관계자는 “한샘 인사이드 전략 이후 리모델링 부분에서 실적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샘을 둘러싼 변수는 그리 녹록하지 않다. 그때 그 사건 이후 소비자의 마음도 아직 덜 풀렸다. 현대리바트, 이케아의 진군도 만만치 않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한샘의 현주소와 미래를 살펴봤다. 

한샘은 주택 리모델링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한샘 인사이드'를 표방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샘이 최근 밀고 있는 슬로건은 ‘한샘 인사이드’다. 바닥부터 천장, 주택을 감싸는 창호부터 주방 속 작은 접시까지 한샘의 브랜드로 채우겠다는 전략이다. 1980년대 PC 본체에 ‘인텔 인사이드’ 스티커를 붙여 인지도를 끌어올린 인텔의 성장전략에서 영감을 얻었다.

한샘의 이런 전략은 지난해 2월 용산 아이파크몰에 문을 연 ‘한샘 디자인파크’에서 잘 드러난다. 한샘은 이촌 코오롱 아파트와 마포 삼성아파트를 이곳에 재현해 쇼룸을 만들고 한샘 로고가 박힌 제품을 채웠다. 말 그대로 ‘한샘 인사이드’였다. 한샘 관계자는 “지금껏 ‘생활 소품’ ‘이동형 가구’ ‘설치 가구’만 다뤘던 기존 오프라인 매장도 여러 분야의 상품을 추가해 이같은 ‘디자인파크’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는 ‘리하우스 패키지’ 역시 한샘 인사이드 전략의 일환이다. 이 패키지는 한샘의 전문 디자이너가 오래된 주택의 창호·마루·부엌·욕실 등의 개보수를 담당하는 리모델링 상품이다. 리모델링 이후 발생하는 문제도 한샘이 책임진다. 

 

리하우스 패키지는 성과도 나쁘지 않다. 한샘 관계자는 “2018년 매출이 1조9350억원을 기록하면서 2017년 달성했던 2조원 매출에서 미끄러지긴 했지만,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리모델링 분야의 매출이 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면서 “특히 지난해 4분기 ‘리하우스 패키지’ 판매 건수는 3분기 대비 50%나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샘 인사이드’ 전략이 시장에서 통할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자체 생산 능력이 없는 건 큰 약점이다. 한샘은 일부 부엌 가구, 수납형 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상품군 모두를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만든다. 상시적 품질관리가 어려운 이유다.

제품뿐만 아니라 시공 품질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시공 품질은 시공 기사의 역량과 직결된다. 한샘은 시공기사를 직접 고용해 교육하는 대신 지역에 있는 시공 협력사를 중간 단계로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 불매운동의 여진과 부동산 침체에서 기인한 매출감소도 풀어야 할 숙제다. [※참고 : 한샘에서 벌어진 사내 성범죄 사건, 채용 갑질 등은 소비자 불매운동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샘 측은 “리하우스 패키지 판매건수가 늘어난 건 한샘을 둘러싼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뜻 아니겠는가”라고 말했지만 그렇다고 보긴 어렵다. 언급했듯 지난해 한샘은 매출 2조원을 유지하는 데 실패했다. 같은 기간 인테리어 사업부문과 부엌유통 사업부문의 잠정 매출도 전년 대비 각각 14%, 8.0% 줄었다.

 

경쟁업체의 질주도 부담스러운 변수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한화L&C를 인수하면서 건자재 시장에 깃발을 꽂았다. 2018년부터 공격적으로 공장에 투자하면서 자체제품 생산능력도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가구와 건자재 분야에 발을 뻗친 건 주목할 만하다.

한샘의 자리를 위협하는 이케아도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접근성을 높이고 있는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2019년 하반기엔 용인 기흥에 국내 세번째 이케아 매장이 문을 연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충남 계룡, 부산 기장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준비하며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온라인 판매 채널도 열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한샘은 업계 1위 자리를 수년째 지키고 있다. 최근엔 ‘한샘 인사이드’를 내걸고 리모델링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한샘의 주변엔 심상찮은 변수들이 숱하다. 한샘이 현대리바트, 이케아에 끼어 ‘넛 크래커(Nut-cracker)’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를테면 ‘한샘 크래커’ 리스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