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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철의 바른투자 | 디플레이션 대처법

D-공포 엄습, 팔아야 산다

2019. 03. 14 by 정우철 바른투자자문 대표

한국 경제가 인플레이션보단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물가상승률이 2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하면서 D(Deflation)의 공포가 커지고 있어서다. 자산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디플레이션은 투자자에게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D의 공포가 엄습하는 지금, 투자자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물가상승률이 2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뉴시스]
물가상승률이 2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은행 로비 벽면에 보면 ‘물가안정’이란 글이 크게 적혀 있다. 한은이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가 물가안정이라는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물가상승이 매우 위험하다는 의미다. 물가상승, 이를테면 인플레이션은 화폐가치를 떨어뜨린다. 물가가 오르면 같은 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가 감소한다.

임금노동자가 물가상승을 달가워하지 않는 까닭이다. 인플레이션은 빈부격차 확대의 원인이기도 하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부동산 등 자산에 버블이 발생한다. 당연히 소득이 고정돼 있고, 부동산에 큰 돈을 베팅하기 어려운 근로자나 연금소득자는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이 양극화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이유다. 한국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관리를 최우선 순위에 두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대로 디플레이션도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기에는 인플레이션보다 더 무서운 존재다. 물가하락기에 가계는 (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허리띠를 졸라맨다. 기업 역시 물가가 떨어지면 생산을 줄이고 투자를 미룬다. 같은 양을 팔아도 매출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시장에 어느 정도의 인플레이션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적당한 인플레이션은 소비와 투자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정부가 경기침체기에 사용하는 재정과 통화확대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유도한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경제는 어떤 상황일까. 각종 통계를 볼 때 한국경제는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가상승률이 0%대로 떨어지면서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이 함께 나타나고 있어서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5% 상승했다. 이는 2016년 8월(0.5%)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1월 0.8%에 이어 2개월 연속 0%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자산가치 하락 대비해야


경기를 침체에 빠뜨릴 만한 요인이 숱하게 많아서다. ‘초황기’라는 말을 들으며 세계시장을 이끌었던 미국 경제엔 ‘침체 전조’가 깃든 지 오래다. 중국 경제는 무역전쟁에 휘말려 6% 경제성장률도 장담하지 못하는 처지다. 우리나라 역시 좋을 리 없다. 최고치로 치솟은 실업률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D의 공포가 엄습하는 지금, 투자자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디플레이션은 주식·펀드 등 자산 가격의 하락을 부추기게 마련이다. 디플레이션이 소비 부진→생산 감소→기업투자 부진→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할 게 분명해서다. 뒤집어 보면, 디플레이션이 시작되면 투자 수익이 감소하거나 손실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연히 주식·펀드 등 자산을 매각해 현금자산을 확보하는 게 안전하다. 빚을 내 주식·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절대금물이다. 국내에서 투자 기회를 찾기 힘들다면 해외로 눈을 돌릴 필요도 있다. 한국보다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는 신흥국이나 주요 선진국에 베팅하는 게 차라리 속편한 투자법이다.

물론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져들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정부의 예상대로 물가상승률이 3월부터 반등한다면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그만큼 떨어진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예측이 아니라 대비다. 시장이 불확실하다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게 투자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
정우철 바른투자자문 대표 www.barunib.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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