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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한 결혼 생활을 위해

[Weekly BOOK Review 평등은 개뿔] 부부는 전쟁 중

2019. 06. 03 by 이지은 기자
세상은 성평등 사회를 지향하고 있지만 부부 사이만은 변화 속도가 더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상은 성평등 사회를 지향하고 있지만 부부 사이만은 변화 속도가 더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노년을 앞두거나 보내고 있는 사람들은 ‘황혼이혼’ ‘졸혼’에 대해 심심찮게 이야기한다. 젊은이들은 ‘비혼’을 내세우며 결혼 생각이 ‘없다’고 주장한다. 결혼은 ‘선택’의 문제지만 이 신조어들이 대개 결혼 생활을 ‘하는 쪽’이 아닌 ‘하지 않는 쪽’으로의 선택을 의미한단 점은 씁쓸하다. 결혼 제도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긍정적이진 못하단 방증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상황이나 사회 제도 등 결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의 원인은 무수하나 부부의 ‘관계’에만 초첨을 맞춰 본다면 그 중심에는 ‘부부의 평등’이라는 예민하고 답답한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사람들은 평등과 존중, 배려에 관한 사회적 이슈를 인정하고 실천하기 위해 과거보다 많이 노력하고 있다.

기성세대에 비해 젊은 부부들은 분명 인식과 실천에 변화가 보이고 육아와 가사에 적극적인 남자도 늘고 있다. 그렇게 세상은 성性평등 사회에 점점 다가서려 한다. 하지만 부부 사이만큼은 변화 속도가 더디다.

「평등은 개뿔」은 1989년 결혼해 30년을 함께한 두 사람이 겪은 경험과 주변의 이야기들을 다룬 만화다. 그 누구보다 평등한 결혼 생활을 꿈꿨지만 날마다 “평등은 개뿔!”이라고 외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그렸다. 그림책 작가 신혜원과 만화가인 이은홍은 민주주의와 평등, 노동과 인권 문제를 함께 실천하며 사랑을 키워온 만큼 이상적인 부부를 꿈꿨고 평등한 결혼 생활에 대해 수없는 약속을 나눴다. 하지만 두사람은 “현실은 달랐다”고 말한다.

책에는 부부가 직접 겪은 구체적 사례들이 담겨 있다. 은홍은 적극적으로 ‘여성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사람’이 되기로 하고 실천에 옮긴다. 청소와 빨래를 하느라 출판사 미팅에 늦고, 집에 들어갈 땐 장을 보고, 생리대를 사 가는 자신을 내세우면서 ‘난 페미니스트’라고 당당하게 외친다.

하지만 집안에서의 균등한 가사 노동은 양쪽 부모와의 관계에서는 여전히 불편하고 부자연스러워, 사위나 아들이 설거지하면 미안해하거나 못마땅하게 여긴다. 주변의 칭찬 세례를 남편이 즐기는 사이 아내에게 돌아오는 건 “남편 잘 만난 여자, 드센 여자, 남편 기죽이는 여자”라는 비난이다. 

또한 건축주인 자신의 말은 무시하고 남편 말만 듣던 건축사무실 남자 소장, 난폭 운전에 항의하자 보복 운전을 하는 남자, 잘못은 남자가 했는데 대신 사과하러 오는 여자 등 주변의 이야기도 더해진다. 

매년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저자들은 ‘우리 사회는 여전히 가부장적인 문화에 영향받고 있으며, 가족 관계는 과거의 시행착오적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평등을 지향하는 사이라도 “평등은 개뿔!”이라는 소리가 튀어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부부에게 더 많은 평등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라는 세대는 기성세대로부터 배운다. 평등한 세상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연스레 모두가 평등하고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약자를 위해 조금 더 나아가려 애쓸 것이다.”

세 가지 스토리

「경제용어도감」
하나오카 사치코 지음 | 서해문집 펴냄 


경제가 궁금한 이들을 위한 가이드북이다. 경제 관련 필수용어 237개를 골라, 일러스트와 함께 소개한다. 경제 흐름이 ‘저축’에서 ‘투자’로 전환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투자원리와 비즈니스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가 됐다. 경제용어를 알아야 하는 이유다. 기초적인 내용뿐만 아니라ㆍ미시경제학ㆍ거시경제학ㆍ국제경제학, 경제사 든 경제학 관련 모든 내용을 망라했다.

「오늘도 마십니다, 맥주」
이재호 지음 | 다온북스 펴냄


대학시절부터 새로운 맥주를 발견하면 주저 없이 집어 들었던 저자는 지금까지 650여종의 맥주를 테이스팅했다. 자신만의 맥주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맥주 애호가이자, 맥주 블로거인 그가 맥주의 재료ㆍ제조공정ㆍ역사ㆍ산업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들려준다. 못난 맥주는 비슷하지만 훌륭한 맥주는 저마다 이유가 다르다고 주장하는 그가, 자신만의 맥주를 선택하는 방법과 맥주가 취미가 될 수 있는 이유도 소개한다.

「디지털 미니멀리즘」
칼 뉴포트|세종서적


통제력을 잃은 채 온라인에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번 SNS를 확인하거나,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디지털 기기를 쓰는 데 소비하는 시간을 여가로 대체한다면 일의 효율성은 물론 삶의 균형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문제는 디지털 기술을 차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깊은 가치에 뿌리를 둔 성숙한 기술 활용 철학을 제안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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