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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닮은 책, 책 닮은 도시
[Weekly BOOK Review 도시를 걷는 문장들] 떠나서 읽다
2019. 06. 10 by 이지은 기자
저자는 가장 사랑하는 책, 그 도시와 어울리는 책을 들고 유럽 곳곳을 여행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자는 가장 사랑하는 책, 그 도시와 어울리는 책을 들고 유럽 곳곳을 여행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거리를 거닐고, 커피를 마시고,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일상 속 여유’다. 이 일상의 행복을 낯선 여행지에서 누린다면 어떨까. 유럽의 시골,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 사는 소설가 강병융은 「도시를 걷는 문장들」을 통해 책과 도시의 만남을 주선한다. 저자는 가장 사랑하는 책, 그 도시와 어울리는 책을 들고 유럽의 도시들을 여행한다.

도시 이름과 같은 책일 수도 있고, 주제가 비슷하거나 작가가 살던 도시일 수도 있다. 책에 나오는 도시이거나 ‘그 도시’ 하면 떠오르는 어떤 물건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오스트리아의 빈, 체코의 프라하,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등 ‘유럽’ 하면 떠오르는 익숙한 도시부터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 루마니아의 클루지나포카, 라트비아의 리가 등 낯선 도시까지 20개국 22개 도시에서 읽은 22권의 책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가 쓴 문장들은 그가 걸었던 도시들과 닮아 있다. 그때의 그 느낌, 그 장소, 그 문장들은 ‘나만의 방식의 여행’이 얼마만큼 소중한가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여행의 행복은 장소가 아닌 내가 만드는 것이고, ‘떠나서 읽음’ 그것이 행복이라고 믿는다”고 말한다.

1부에서는 유럽의 가운데서 만난 도시와 책을 소개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에서는 정혜윤의 「마술 라디오」를, 관광객이 사랑하는 도시 프라하와 빈에서는 영원한 고전인 「변신」과 작가의 자전적 소설 「유령의 시간」을 읽는다.

2부에서는 유럽의 동쪽에서 읽은 책들을 소개한다.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폴란드의 포즈난,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 루마니아의 클루지나포카에서 읽은 책들이다. 너무나 유명한 마스다 미리부터 낯선 작가의 책까지, 폭넓은 독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3부는 유럽의 서쪽에서 마주한 책 이야기다. 벨기에 브뤼셀, 이탈리아 베네치아, 영국 런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동행한 책들은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준 소설, 에세이 그리고 시집들이다. 4부에서는 조금은 특별하고 슬픈 경험을 한 유럽의 남쪽 이야기를 전한다. 페루 리마에서는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새엄마 찬양」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는 루크 데이비스의 소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브라네 모제티치의 「첫사랑」을 선택한다. 아직 가보지 못한 몰타의 발레타를 상상하며 김이듬의 「표류하는 흑발」을 읽은 이유도 이야기한다.

5부는 북쪽 유럽의 이야기다. 3월에도 매서운 바람이 부는 곳, 북쪽의 그곳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운명을 거스른 이의 이야기가 있는 덴마크, 그리고 라트비아 리가와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독서를 소개한다.  낯선 언어들이 뒤엉킨 유럽의 도시 기행과 그곳에서 마주한 책 이야기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그곳에 가고 싶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곳곳의 장소에서 느긋하게 방황하고 아무 골목에나 앉아 책을 읽는 ‘일상스러운’ 여행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한 도시의 산책과 독서가 끝날 때마다 나오는 책의 ‘한 문장’과 도시의 ‘한 장소’도 흥미롭다.

세 가지 스토리 

「그리스는 교열 중」
메리 노리스 지음 | 마음산책 펴냄


잡지 「뉴요커」에서 40년간 책임 교열을 담당하고 있는 저자는 장기근속 휴가를 내고 그리스로 떠났다. 앞서 발간한 저서 「뉴욕은 교열 중」를 통해 자신이 몸담은 매체와 교열자로서의 속사정을 밝혔던 그가 이번에는 낯선 도시로 떠나 그리스의 언어, 사람, 신화를 경험한다. 아울러 자신의 삶을 교열해본다. 교열자의 일, 생활, 취향 나아가 인생을 그리스 신화와 버무려 써내려간 산문 모음집이다.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다산초당 펴냄 


심리학자인 저자는 40여년간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상처의 문제를 탐구해왔다. 그가 발견한 사실 중 하나는 기쁨의 원천이라 여겨지던 사랑이 실제로는 파괴적인 상처를 남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었다. 이 책은 사랑과 상처에 대한 기존 관념을 뒤집고, 사랑한다면 상처를 감수해야 한다는 식의 옛 가르침에 반기를 든다. 저자는 이책을 통해  스스로 결정하는 삶, 의지하지 않는 용기 있는 삶을 되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백 살까지 살 각오는 하셨습니까?」
가스가 기스요 지음 | 아고라 펴냄


한국은 가장 빠르게 늙고 있는 나라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지만, 과연 노인으로 산다는 것이 과연 행복하기만 한 일일까. 이 책의 저자는 준비되지 않은 장수는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꼬집는다. 한국보다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할머니 사회학자’인 그는 노년의 위기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 문제를 파헤친다. 삶의 후반기를 인생의 고통기가 아닌 인생의 완성기로 만드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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