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뉴스Q

기사검색

주요메뉴

본문영역

30대 부부의 재무설계 中

[실전재테크 Lab] 100세 환급금, 대체 무슨 의미인가요?

2019. 07. 22 by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자신이 다달이 내는 보험비 중 적립보험료 비중이 높다면 한번쯤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적립금은 만기 때 돌려받는 돈일 뿐 보험의 보장과는 상관이 없어서다. 100세가 넘어서 적립금을 돌려받는 게 의미가 있는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이밖에 보장성 보험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도 살펴보면 좋다.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이 불필요한 보험 솎아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자신의 보험에서 보장과 관련 없는 항목(적립금)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신의 보험에서 보장과 관련 없는 항목(적립금)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소 씀씀이가 큰 아내 현지수(37·가명)씨와 이를 못마땅해하는 남편 강민우(39·가명)씨. 경제관이 다른 두 사람은 돈 문제로 자주 다툰다. 얼마 전엔 아들(9)의 학원비를 놓고 크게 말싸움을 했다. 현씨는 학원을 한군데라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강씨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

경제권은 현씨가 쥐고 있다. 목돈은 거의 모으지 못했다. 강씨는 아내가 무분별하게 돈을 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조금 모아뒀던 비상금은 아들의 장난감이나 가구를 구매하는 데 썼다. 저축 규모도 작다. 최근 가입한 적금(월 10만원)과 자녀 명의의 주택종합청약저축(10만원), 예금(10만원) 등 30만원이 전부다.

강씨가 오래전부터 현씨 몰래 월급 일부를 저축해 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씨에게 경제권을 모두 맡겼다간 평생 돈을 모으지 못할 거란 불안감이 강씨를 사로잡았다. 월급이 오를 때마다 강씨는 아내에게 “월급이 동결됐다”고 둘러댔고, 인상분을 고스란히 통장에 부었다. 그렇게 7년이 흘렀고 어느덧 강씨가 모은 돈은 3000만원, 매월 저축하는 액수도 1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3000만원의 큰 돈을 언제까지고 숨길 순 없다. 점점 쌓이는 거짓말이 아내와의 관계를 악화하고 있었다. 이미 현씨는 남편이 자기 몰래 외도를 하고 있다며 의심하고 있었다. 강씨도 상담 내내 거짓말이 들통날까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필자는 강씨에게 아내의 의심을 풀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두 사람 모두 현재의 재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재무 솔루션을 제대로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상담이 필자의 중재 하에 아내에게 사실을 말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이기도 했다. 설득이 통했는지 1차 상담 막바지에 강씨는 ‘비밀 통장’에 관해 아내에게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필자는 “이제부터가 중요하다”며 크게 실망한 현씨를 다독였다. 남편이 착실하게 돈을 모은 덕분에 재무 목표를 달성하기가 조금 쉬워진 것은 사실이다. 물론 3000만원만으론 ‘노후’ ‘주택 확장’ ‘자녀 교육비’ ‘아파트로 이사’ 등 부부의 재무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지금보다 지출을 확 줄여 여윳돈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그럼 본격적으로 지출을 줄여보자. 지난 상담에서 부부는 정수기 렌털(2만원→1만원), 생활비(115만원→95만원) 등 21만원을 줄인 바 있다. 이번엔 월 48만원씩 내는 보험료를 먼저 손봤다. 최근 상담을 진행한 부부에 비해 비싸게 내는 편은 아니지만 몇몇 불필요해 보이는 항목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게 주택화재보험(18만원)인데, 그중 5만원이 적립보험료로 설정돼 있었다.

적립보험료는 보험의 보장과는 상관이 없다. 만기 시 돌려받는 금액일 뿐이다. 즉 강씨 부부의 주택화재보험은 적립보험료를 제외한 13만원어치만 보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부 보험설계사는 “만기 때 목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며 적립보험을 추천한다. 하지만 요새 대다수의 보험은 80년 만기를 채워야만 적립금을 돌려준다. ‘100세 시대’인 요즘 100세가 넘어서 적립금을 돌려받는 게 의미가 있는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부부는 적립보험료를 빼기로 결정했다. 이밖에 순수보장형으로 된 몇몇 보험(총 13만원)도 해지했다. 순수보장형은 납입료는 저렴하지만 만기 시 환급금이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그 결과, 부부는 총 18만원의 보험료를 절감했고, 보험을 해지하고 받은 적립금 180만원도 확보했다.

19만원씩 내는 통신비도 줄이기 대상이다. 강씨의 스마트폰 요금제는 3만원인 반면 현씨는 11만원이나 된다. 현씨가 얼마 전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하면서 고가 요금제에 할부금까지 내고 있는 탓이다. 두 사람이 각자 다른 통신사를 쓰고 있어 가족할인 혜택도 받지 못했다. 부부는 보험을 해지하고 얻은 환급금(180만원)중 100만원을 써 현씨의 스마트폰 할부금(3만원)을 모두 갚았다. 요금제를 8만원에서 6만원으로 낮추고 통신사도 이전해 가족할인(2만원)도 받아 총 7만원을 절약했다.

다음은 문화생활비(25만원)인데, 모두 아들을 데리고 놀이동산을 가는 데 쓰인다. 현씨는 “입장료를 내고 안에서 밥을 먹다 보면 10만원 깨지는 건 우습다”고 말했다. 강씨는 놀이동산을 가는 것에 회의적이다. 현씨가 아들과 시간을 보낼 동안 인근에 차를 대고 잠을 청한 적도 많았다.

이런 패턴은 두 사람의 관계에도 좋지 않다. 현씨의 주장은 공감하지만 놀이동산이 아니어도 자녀와 놀 수 있는 장소는 많다. 부부는 큰돈을 쓰지 않고도 가족 모두가 함께 놀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기로 했다. 매월 가던 놀이동산은 2개월에 1번 가고, 놀이동산 안에서의 군것질이나 식비도 생활비(95만원) 안에서 최대한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문화생활비는 25만원에서 5만원으로 20만원 줄었다.

문화생활비·생활비 등을 삭감하니 현씨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아들에게 좋은 음식, 좋은 장소를 제공하지 못할 거란 불안감 때문이었다. 남편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몰래 돈을 저축해왔다는 사실도 큰 스트레스였다.

이런 현씨를 위해 현씨의 용돈(20만원)은 10만원 늘리기로 했다. 아내가 용돈을 아들에게 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대신 강씨의 용돈(20만원)을 10만원 줄였다. 절약이 몸에 밴 강씨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았고, 강씨도 아내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어 흔쾌히 동의했다.

강씨 부부의 지출 다이어트가 끝났다. 부부는 통신비(7만원)·정수기 렌털(1만원)·생활비(20만원)·보험료(18만원)·문화생활비(20만원) 등 66만원을 절약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남편이 저축해오던 금액(총 100만원)까지 더하면 부부는 총 166만원의 저축자금을 확보한 셈이 된다.

이제 부부에게 남은 과제는 어떻게 저축자금을 효과적으로 불리느냐다. 현씨보다 재테크에 밝다곤 하지만 강씨도 예금·적금 외의 투자상품엔 손을 댄 적이 없는 재테크 초보자다. 어떤 투자상품이 강씨 부부에게 맞을지는 다음 시간에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