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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부부 재무설계 下

[실전재테크 Lab] 원금은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

2019. 08. 29 by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상담실을 찾아오는 부부들의 사정은 제각각이지만 고민은 비슷하다. 돈은 부족한데 준비해야 할 재무 이벤트가 한두개가 아니라는 점이다. 신혼부부의 걱정은 이보다 더하다. 출산 비용을 마련해야할 뿐만 아니라 출산 후 한동안 외벌이로 생활하는 어려움을 견뎌야해서다.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이 월급의 반을 저축하려는 부부를 도왔다. 실전재테크 Lab 29편 마지막 이야기다.

저축 액수가 크다면 은행상품 외에 다양한 투자상품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축 액수가 크다면 은행상품 외에 다양한 투자상품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초 결혼식을 올린 강성주(41·가명)씨와 임서희(38·가명)씨 부부는 이루고 싶은 목표가 많다. 미술학원 교사인 임씨의 꿈은 아동미술학원을 차리는 것이고, 강씨는 하루빨리 자녀를 갖길 원한다. 새 차를 사고, 5년 안에 ‘내 집’을 장만하는 것도 부부의 ‘버킷리스트’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부부의 소득과 지출 규모를 따져보니, 부부의 모든 꿈을 이뤄줄 수 있을 정도로 저축 여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한달에 577만원(강씨 350만원·임씨 227만원)을 버는 강씨 부부는 지난 1·2차 상담에서 14 6만원의 지출을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4만원)과 CMA통장(151만원)에 저축하던 금액까지 합하면 부부는 총 301만원의 저축자금을 확보한 셈이 된다. 소득의 52.1%를 저축하겠다는 의욕은 칭찬할 만하지만, 그럼에도 부부의 모든 꿈을 이루기엔 역부족이다.

필자는 부부에게 꼭 필요한 재무목표를 우선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우선 아동미술학원을 차리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임씨는 남편의 목돈(1억20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올 초 강씨가 사업을 하는 친형에게 빌려주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5년 안에 집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현실성이 없다. 좀 더 오랜 시간을 두고 자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강씨 부부는 상의 끝에 ‘출산 비용’ ‘자동차 교체비용’ ‘내 집 마련 자금’ ‘자녀 교육비’ ‘노후 자금’ 순으로 준비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1순위 목표인 출산 비용부터 마련해보자. 부부는 스마트폰 할부금을 갚고 남은 CMA통장(637만원→447만원) 자금과 보험해지환급금(450만원) 등 897만원을 활용할 생각이다.

부부는 897만원을 CMA통장에 거치하기로 했다. 증권사에서 개설하는 CMA통장은 어음·채권 등에 투자하고 그에 따른 수익을 받는 방식이다. 다른 투자상품에 비해 수익률이 낮아 장기 투자상품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대신 하루만 예치해도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입출금이 자유로워 은행 통장·카드처럼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부는 몇년 안에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데, 언제든 출금이 가능한 CMA통장을 쓰면 갑작스러운 임신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다음은 ‘내 집 마련’이다. 정확히 말하면 전세자금대출(1억8000만원)을 상환하는 것인데, 부부가 9월 인근 오피스텔로 이사가기 위해 빌렸다. 부부는 월 100만원씩 저축은행 적금에 납입해 가능한한 빨리 대출금을 갚기로 했다.

현재 대부분 은행의 정기저축 이자율은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다. 이에 반해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약 1.5%포인트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저축은행에 돈 맡기길 망설이는 건 ‘뱅크런(예금자들이 어떤 이유로 한꺼번에 돈을 찾는 현상)’ 리스크 때문이다. 2011년 많은 저축은행들이 뱅크런으로 줄줄이 파산한 바 있어서다. 부부는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는 5000만원 이하의 상품에 투자할 예정이다.

부부는 월 100만원씩 비상금도 모으기로 했다. 사용 목적은 다양하다. 출산 후 맞벌이에서 외벌이가 되는 상황을 대비하거나, 몇년 후 새 차를 구입하는 데 쓸 수도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나중에 임씨가 미술학원을 차릴 때 보증금의 일부로 활용될 수도 있다. 부부는 원금을 불리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투자방법을 선택하기로 결심했다.

이를 위해 적립식펀드(30만원)와 배당주펀드(30만원)에 가입했다. 적립식펀드는 매월 적금처럼 투자하는 방식으로, 부부는 비교적 안전한 채권과 유동성 자산 위주로 펀드를 구성하기로 했다. 배당주펀드는 주가가 오르지 않았을 때도 배당을 받을 수 있어 장기투자 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다만, 두 상품 모두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남은 40만원은 발행어음에 납입할 예정이다. 발행어음은 투자자가 금융사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방식으로, 1년 이내의 단기 투자상품이다. 앞서 언급한 두 펀드보다 수익성은 낮지만 확정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안전성 대비 높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녀 교육비는 카카오뱅크 적금(20만원)으로 준비해 보기로 했다. 카카오뱅크에선 ‘프렌즈와 함께하는 26주 적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연 1.80%).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부부가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통장 내역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두 사람의 저축 의욕을 높이고 의견을 활발히 나누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늦은 나이에 결혼한 강씨 부부는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다른 부부들보다 짧다. 아이 낳고 교육하다 보면 눈 깜짝할 사이에 준비 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부부는 결혼 초부터 노후에 더 많은 신경을 쓰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개인연금에 가입, 월 60만원씩 납입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주택청약종합저축 불입액을 4만원에서 20만원으로 늘리고, 남은 1만원은 다시 CMA통장에 저축했다.

강씨 부부의 재무 솔루션이 모두 끝났다. 부부는 기존 저축액과 보험해지환급금으로 출산자금(897만원)을 마련했고, 지출 줄이기로 모은 301만원으로 전세대출자금(100만원), 비상금(100만원), 자녀교육비(20만원), 노후연금(60만원)을 대비하는 데 성공했다. 남은 돈은 청약저축(4만원→20만원)과 CMA통장(1만원)에 분배했다. 이제 부부에겐 솔루션을 철저히 지키는 일만 남았다. 신혼 초부터 소득의 절반을 저축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부부가 돈독하게 앞날을 헤쳐나갈 수 있길 바란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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