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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튜닝과 실내 인테리어

[Start-up 코더스의 도전❶] 차를 바꾸고 기분도 바꾸다

2020. 12. 23 by 김미란 기자

코로나19로 국경이 막히고, 방역 지침이 강화되자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이 차 안에서 여가를 즐기기 시작했다. 탈것에만 국한됐던 자동차는 하나의 생활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안에서 사람들은 더 편안하고 분위기 있게 즐기길 원한다. 최근 자동차 실내 인테리어 시장이 뜨거운 이유다.

자동차 실내 인테리어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동차 실내 인테리어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동차 튜닝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자동차가 단순한 교통수단에서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 진화하자 정부가 관련 규제를 완화한 영향이 가장 크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여의치 않자 국내에서 여가를 즐기려는 이들이 증가한 것도 튜닝시장에 활력을 넣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은 세계 7위 수준이지만 튜닝시장은 선진국에 비해 협소한 편이다. 2018년 기준 미국 튜닝시장 규모는 39조원, 독일은 26조원, 일본은 16조원이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 튜닝시장은 3조8000억원 규모다. 생산량은 많은데 튜닝시장은 왜 그만큼 크지 못했던 걸까.

그동안 국내 자동차 튜닝시장이 성장하지 못했던 건 규제가 엄격하고, 제도가 취약하며,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던 탓이 크다. 국내에서 튜닝이 법적 개념으로 도입된 것도 2014년으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 늦다. 이마저도 개인적 취향보다는 성능 향상을 목적으로 한 튜닝에 맞춰져 있어 시장이 성장하는 데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런 이유로 자동차 튜닝을 불법으로 인식하고, 튜닝한 차는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팽배했던 게 사실이다.

2018년 차량용 엠비언트 라이트(Ambie nt Light) 업체 ‘코더스’를 창업한 김주완 대표도 이런 인식과 마주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아직 창업 3년차라 정부 사업 지원을 받으려고 여기저기 발표를 많이 다니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심사위원들이 연령대가 살짝 높다 보니 자동차의 기능적인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시더라고요. 튜닝제품 인식이 아무래도 지금 우리 세대와는 다르죠. 자동차 튜닝시장의 성장성을 알리기 위해 하나하나 설명을 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벽에 부딪히는 기분이 들곤 합니다.”

그랬던 자동차 튜닝시장에 지난해부터 긍정적인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8월 8일 정부가 튜닝 수요 증가에 따라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해서다. 정부의 ‘자동차 튜닝 활성화 대책’에 따라 그동안 튜닝이 금지됐던 승용차·화물차·특수차도 캠핑카로 튜닝할 수 있게 됐고, 등화·제동 등 8개 장치의 튜닝승인도 해제했다. 정부는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규모가 5조5000억원으로 성장하고, 이에 따른 일자리도 7만4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튜닝이라는 개념과 정부의 활성화 대책이 차량 내부보다는 외부에 초점을 맞췄지만 업계에선 내부 튜닝도 더 활발하게 이뤄질 거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어두운 내부를 밝게 비춰주는 역할만 하던 엠비언트 라이트가 차량 인테리어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엠비언트 라이트는 과거 일부 고급차량에서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시장이 성장하면서 차종마다 다른 분위기의 엠비언트 라이트가 적용되고 있다. 여기엔 ‘LED 기술 발전’이라는 배경이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최근 차박, 캠핑 등 차를 활용해 여가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코로나19는 이런 분위기에 부채질을 했다. 


전망 밝은 자동차 튜닝시장

최근 완성차 업체들은 천편일률적인 엠비언트 라이트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벤츠 E클래스는 색상을 고를 수 있도록 했고, 르노삼성의 SM6는 6가지 주행 모드마다 색이 바뀌도록 했다. 하지만 김주완 대표는 광량이 낮고, 기능이 단순해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하기엔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가 수년간의 노력 끝에 차세대 엠비언트 라이트 ‘코드-L’을 내놓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코더스의 엠비언트 라이트 ‘코드-L’은 기분에 맞는 조명을 조합할 수 있다. 수십개의 특수 LED를 사용해 선명하면서도 다양한 조명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 운전자 취향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코드-L’은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크라우드펀딩 ‘와디즈’에서 처음 선보여 3120%라는 성공률을 달성(목표금액 100만원)할 수 있었다.

와디즈를 통해 성공적으로 첫 제품을 출시한 김 대표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이 좀 보인다고 말했다. “제품을 처음 내놓았을 때만 해도 미래를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초도물량이 완판됐을 땐 조금 확신이 들더라고요.” 단순히 잘 팔려서가 아니다. 그때 김 대표는 고객 한명 한명에게 피드백을 들었다.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듣다 보니 안개가 서서히 걷히는 기분이었다.

“정부가 자동차 튜닝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규제를 완화하면서 국내에도 튜닝업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제품을 많이 팔겠다고 아무 업체에나 맡길 순 없죠. 우리 제품을 제대로 잘 장착할 수 있는 업체들을 조금 까다롭게 고르고 있습니다.” 현재 20여개 업체와 협력을 맺고 있지만, 그 수를 빠르게 늘릴 생각은 없다. 더디게 가더라도 코더스의 진가를 더 잘 표현해줄 업체를 신중하게 고를 계획이다.

김 대표는 ‘코더스’라는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게 목표다. “차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공기청정기, 가습기, 스마트디퓨저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고 있습니다. 그걸 활용하려면 일일이 하나씩 버튼을 찾아서 조작을 해야 하잖아요. 저는 하나의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그걸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입니다. 예를 들어 코더스 앱에 접속하면 그 안에서 모든 것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말이죠. 전기차나 무인자동차 시대에 걸맞은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시장 환경은 일단 우호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비즈위트 리서치(Bizwit Research)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엠비언트 라이트 시장이 530억 달러(약 58조원)에 이른다고 평가됐다. 2020~2027년 연평균 9.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유지관리와 운영에 드는 비용이 낮은 반면 유연성이 높아 시장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거다. 그 환경에서 코더스가 할 일은 초심을 잃지 않고 더 높게 비상하는 것뿐이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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