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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마링 마음 치유할 줄 모르는 청년들 고슴도치 ‘마봉이’ 인형으로 힐링 마음진단하는 IoT 기기 만들 것

[단비의 질주❻ 마링] 마음속 가시 빼주는 가시 없는 고슴도치

2021. 01. 15 by 심지영 기자

우울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밖에 나가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까지 생겼다. 문제는 마음의 병을 앓으면서도 치유 방법을 몰라 과음·폭식 등으로 해결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거다. 마링이 청년을 위한 마음건강 콘텐츠를 만들겠다며 거친 창업전선에 뛰어든 이유다.

마링은 감정인형 ‘마봉이’ 등으로 청년들의 마음을 위로한다. 사진은 백승엽 마링 대표. [사진=천막사진관]
마링은 감정인형 ‘마봉이’ 등으로 청년들의 마음을 위로한다. 사진은 백승엽 마링 대표. [사진=천막사진관]

코로나19는 신체만 해치는 게 아니다. 활동에 제약이 생기고 사람을 만나기 어려워지면서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 현상까지 부추긴다. 문제는 몸과 달리 마음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이 숱하다는 점이다. 특히 청년이 그렇다. 마링은 온·오프라인용 심리 콘텐츠를 개발하고 유통하는 업체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백승엽(25) 마링 대표가 마음을 치유할 줄 모르는 친구들에게 무엇이든 해주기 위해 ‘마음 돌봄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었다. “친구들이 정신적으로 힘들 때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모르더라고요. 전공자가 아니면 정신건강에 관한 정보를 알기 어렵고, 접근성도 떨어지기 때문이었죠. 정신질환을 터부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상담료는 9만~11만원[대로 비싸요. 청년들이 병원조차 찾기 힘든 상황인거죠.”

백 대표는 무엇보다 정신건강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정신건강을 돌보는 것이 무섭고 어려운 일이 아니어야 했다. 마링이 마음 돌봄용으로 말랑말랑한 봉제인형, 심리 분석 콘텐츠 등을 생산하는 이유다. 마링의 마스코트는 가시 없는 고슴도치 ‘마봉이’다. 마봉이는 ‘감정인형’이자 ‘셀프 감정치료교구’다.

마봉이는 귀여운 생김새와 부드럽고 쫀쫀한 촉감으로 사용자에게 편안함을 준다. 마봉이를 ‘입양’하면 감정사용설명서·감정메모지 등을 함께 제공한다. 이를 이용해 자신의 마음을 직시하는 것이 치유 과정의 핵심이다. 메모지에는 오늘 잊고 싶은 것과 오늘 간직하고 싶은 것을 적는 칸이 나뉘어 있다. 잊고 싶은 건 기화성 펜으로, 간직하고 싶은 건 좋아하는 펜으로 쓴다. 기억을 적은 메모지는 마봉이 배에 있는 주머니에 넣는다. 시간이 지나 메모지를 열면 잊고 싶은 것들은 지워지고 없다. 나쁜 기억을 흐릿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마링엔 오프라인 콘텐츠도 있다. 감정치료교구와 결합한 워크숍 ‘감정살롱’ 등이다. 마링의 콘텐츠는 곳곳에서 필요성을 인정받았다. 2018년엔 부천시 단비기업에 뽑혔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육성사업에선 우수 사례(9기)로 선정됐다. 마봉이의 사용 후기도 좋다.

백 대표는 “어느 심리상담사가 마봉이에 감정을 쏟는 게 불안과 우울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남긴 글이 가장 뿌듯했다”며 “우울증 진단을 받은 청년의 ‘마봉이가 우울 극복에 많은 도움이 됐다’는 후기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마봉이의 판매량이 가파르게 증가한 건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 8월이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존재가 필요했다는 의미다.

마링은 아로마테라피·감정카드 등 다양한 교구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더 많은 이들이 마음의 이야기를 꺼내게 하려는 거다. “정답 없이 하나하나 개척하며 걸어가는 게 쉽지 않지만, 마봉이로 우울을 극복했다는 후기들을 보며 힘을 얻어요. 향후 사용자의 마음을 진단해주는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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