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뉴스Q

기사검색

주요메뉴

본문영역

인터뷰 | 눙눙이 레드오션 한국 캐릭터 산업 기후위기 메시지로 차별화 눙눙이 통한 인식변화 기대

[단비의 질주❽ 눙눙이] “몸이 녹아요” 눙눙이의 경고

2021. 01. 22 by 김다린 기자

눈사람 캐릭터 ‘눙눙이’는 기온이 오르면 녹는다. ‘티롱이’는 멸종된 공룡이고, ‘링링이(기린)’와 ‘코롱이(코끼리)’는 멸종위기종이다. ‘지구의 생태계를 지키자’는 환경 메시지를 오밀조밀한 캐릭터에 예쁘게 담은 셈이다. 환경인식을 개선해주는 캐릭터 디자인업체 눙눙이의 조창원(29)ㆍ이윤주(25) 공동대표는 “눙눙이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눈사람으로 만들어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를 널리 확산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창원 공동대표는 “눙눙이를 통해 기후위기는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천막사진관]
조창원 공동대표는 “눙눙이를 통해 기후위기는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천막사진관]

국내 캐릭터 산업이 전성기를 맞았다. 뽀로로와 핑크퐁, 펭수 등은 일상 곳곳으로 파고들었다. 옷ㆍ화장품ㆍ식음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콜라보를 꾀하면서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소비자는 캐릭터가 가진 친숙함과 신뢰감에 끌려 선뜻 그 제품을 집어 들게 된다. 최근엔 내수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핑크퐁은 유튜브 누적 조회 수 1위를 달성했다. 

문제는 캐릭터 사업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이다. 몇개의 성공담이 주목받으면서 너도나도 캐릭터를 만든 탓에 이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국내 시장에 자리 잡기까지 얼마나 많은 자본과 시간을 투자해야 할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이런 맥락에서 환경인식을 개선하는 캐릭터 디자인 업체 ‘눙눙이’의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

눙눙이는 적자생존의 캐릭터 시장에 있는 스타트업 중 하나다. 이 회사의 주력 캐릭터는 눈사람 ‘눙눙이’다. 조창원ㆍ이윤주 눙눙이 공동대표가 직접 그렸다. 경쟁자가 넘쳐나는 시장에 눙눙이의 차별점은 뭘까. 조창원ㆍ이윤주 공동대표는 ‘수집 욕구’ 대신 ‘메시지’를 꼽았다. 

눙눙이의 목표는 캐릭터 비즈니스를 통해 소비자의 환경 감수성을 끌어올리는 거다. 조창원 대표의 설명을 들어보자. “기후 위기는 전 지구적 문제입니다. 사회 시스템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실천도 필요하죠. 단순히 ‘온실가스 줄이자’ 같은 설교식 담론으론 동참을 촉구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기후위기를 늦추는 일은 환경과 인간의 관계를 둘러싼 감수성을 깨닫는 데서 출발합니다. 눙눙이 캐릭터를 보다 보면 손쉽게 환경 감수성을 끌어올릴 수 있죠.” 

실제로 ‘눙눙이와 친구들’은 천진난만한 모습 뒤에 무서운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당장 주요 캐릭터인 눙눙이는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 몸이 녹아 없어진다. 눙눙이의 친구들로 소개되는 ‘티롱이’는 멸종된 공룡이 모델이다. ‘링링이(기린)’와 ‘코롱이(코끼리)’는 각각 멸종위기종을 모델로 디자인했다. 

코롱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코끼리의 상징인 ‘상아’가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실제로 요새 아프리카에선 상아 없이 태어나는 코끼리가 숱하다. 밀렵에 따른 자연 도태가 원인으로 꼽힌다. 상아가 없는 개체가 생존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어금니 없는 코끼리로 진화한 셈이다.

조창원ㆍ이윤주 공동대표는 ‘눙눙이’ 캐릭터와 스토리가 담긴 ‘굿즈’를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당연히 굿즈에도 환경보호 메시지가 담겨 있다. 가령 스티커 제품을 기획하더라도 손쉽게 붙였다 뗄 수 있는 ‘리무버블(removable) 스티커’를 출시하는 식이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눙눙이는 2019년 ‘3기 부천단비기업’으로 선정됐다. 2020년 12월엔 예비사회적기업으로도 지정됐다. 조창원 대표는 “눙눙이를 보고 ‘예전과는 다른 의지와 관심으로 기후위기 이슈를 들여다보게 됐다’는 소비자의 피드백을 들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면서 “향후 눙눙이와 친구들이 파급력 있는 캐릭터로 성장하면 더 많은 움직임이나 인식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