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지 팀프로젝트 2020展

➊명령↔자동반사, 마네킹에 의복, 등받이 의자, 120×160×110㎝, 2020 ➋중력↔장력(상세이미지1), 마네킹에 의복, 식탁 의자, 195×85×450㎝, 2020 ➌관성↔저항, 마네킹에 의복, 접이식 의자, 115×250×50㎝, 2020 ➍고정↔이동, 마네킹에 의복, 스탠딩 의자, 235×55×60㎝, 2020 ➎반응↔역반응, 마네킹에 의복, 회전식 의자, 60×140×160㎝, 2020
➊명령↔자동반사, 마네킹에 의복, 등받이 의자, 120×160×110㎝, 2020 ➋중력↔장력(상세이미지1), 마네킹에 의복, 식탁 의자, 195×85×450㎝, 2020 ➌관성↔저항, 마네킹에 의복, 접이식 의자, 115×250×50㎝, 2020 ➍고정↔이동, 마네킹에 의복, 스탠딩 의자, 235×55×60㎝, 2020 ➎반응↔역반응, 마네킹에 의복, 회전식 의자, 60×140×160㎝, 2020

사물의 모양과 크기는 인체를 근거로 결정된다. 기능과 효율을 목적으로 디자인한 사물이라고 해도 이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 반대로 우리의 생활방식은 사물의 기능에 맞춰 움직인다. 기성품은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 또는 디자인을 위한 결과물이다. 이렇듯 인체는 사물의 디자인에 표준을 부여했고, 규격화된 사물은 인체의 움직임을 고착시키고 있다.

다수의 전시를 기획해온 윤민화 큐레이터와 기성품이 조각이 되는 가능성을 탐구해온 최태훈 작가가 페리지갤러리의 ‘페리지 팀프로젝트’로 만났다. 두 사람은 지난 1년 ‘트랙터(tractor)’라는 주제를 설정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주제에 접근해 왔다. 사물과 사람 사이에 새로운 힘과 방향을 끌어내는 트랙터를 통해 인간에 의해 사물이 예속되지 않는 상태, 사물의 기능에 종속되지 않는 인간의 몸을 상상해본다.


두 사람은 사물의 범주를 대변하는 대상으로 의자를 택하고, 그런 의자를 어느 순간부터 낯설게 느낀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들은 사물의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호소하는 불편함은 정확하게 설명하기 힘든 어떤 감각적인 불편함이다.”

의자가 어딘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느낀 이들은 의자 본래의 기능을 변화시킨다. 의자는 사람이 중력에 의지해 앉았을 때 본래의 용도로 사용된다. 하지만 전시장에 펼쳐진 6개의 인체 조각과 6개의 의자에는 다른 장력이 작용한다. 트랙터라는 견인기가 개입하며 의지와 상관없이 반응하고, 낯선 감각이 탄생한다. 


윤민화는 사물이 인간을 미끄러뜨릴 때 미적 효과와 능력을 텍스트로, 최태훈은 6개의 사물과 몸을 조각으로 표현한다. 그들의 관계는 강과 다리 같다.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가로지르고 있어 만날 일은 없지만 필연적으로 상대의 존재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인체는 포즈를 취하고, 의자와 인체 사이에 작용하는 보이지 않는 힘은 스프레이로 흩뿌려진다. 우리가 상상하는 힘이 저 너머 바깥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세계 안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페리지 팀프로젝트 2020 ‘트랙터’ 전시는 2021년 2월 6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페리지홀&갤러리에서 열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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