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s Infographic
소니폰 둘러싼 위기론
특색 없이 비싸기만해

소니 스마트폰 사업이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사진=소니 제공]
소니 스마트폰 사업이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사진=소니 제공]

요즘도 소니가 스마트폰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아마 모르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게 2018년 10월 ‘엑스페리아XZ3’를 국내 출시한 이후 소니는 3년째 한국 시장에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금 시중에 나돌고 있는 건 유통업체가 해외에서 수입해 온 공기계다. 소니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소니 코리아 관계자는 “당분간 국내에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 없지만 철수를 계획하고 있는 건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정황만 놓고 보면 한국시장을 포기했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해 보인다.

그렇다고 해외에서 소니 스마트폰이 잘나가는 것도 아니다. 소니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니 스마트폰 출하량은 290만대에 그쳤다. 2014년 3910만대가 생산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양이다. 자사 모델 ‘엑스페리아’의 판매량도 100만대(2020년 1분기)에서 40만대(2021년 1분기)로 쪼그라들었다(미 IT매체 폰아레나). 3D 스캐너, 4K 동영상 촬영, 방진·방수 기능 등 스마트폰 업계 최초의 혁신기술을 여럿 도입하며 시장을 이끌었던 소니의 위엄은 더이상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문제는 자신들의 ‘안방’마저 경쟁사에 자리를 내줬다는 점이다. 소니의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7.6%(일본 시장조사업체 MM종합연구소)로, 1위인 애플(46.5%)을 따라잡기는 버거워 보인다.

지난해 소니 모바일 사업부가 2017년 이후 3년 만에 영업적자에서 흑자(2억5550만 달러·2889억원)로 돌아서긴 했지만 이를 긍정적인 시그널로 보긴 어렵다. 수익을 낸 게 마케팅 절감, 인력 축소 등 대대적인 비용 절감에 따른 결과라서다. 이쯤 되면 ‘소니 스마트폰 위기설’이 피어오를 만하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하지만 소니는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한 듯하다. 최근 소니가 선보인 스마트폰이 줄줄이 소비자의 혹평을 받고 있는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해 2월 선보인 ‘엑스페리아 프로’가 대표적이다. 이 스마트폰은 소니 DSLR 카메라와 연동해 카메라의 외장 모니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이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장점이 없음에도 가격은 무려 275만원에 달했다. 엑스페리아 프로를 두고 “값비싼 카메라를 가진 소비자가 얼마나 되겠나” “스스로 고객 수요층을 극단적으로 좁힌 셈”이란 지적이 쏟아진 이유다.

지난 4월 소니가 야심 차게 공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엑스페리아1 Ⅲ)도 차가운 반응을 받았다. 가격이 1370달러(154만원)에 달하지만 경쟁사 스마트폰과 비교했을 때 차별화할 만한 강점이 없기 때문이었다. 소니 시대는 정말 가버린 걸까. 소니 스마트폰을 향한 소비자의 냉랭한 반응은 소니 시대의 ‘종언終焉’을 고하는 듯하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