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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본코리아 IPO 재추진설
안정적 실적과 리스크 요인

백종원 대표가 설립한 더본코리아가 내년 30주년을 맞는다.[사진=뉴시스]
백종원 대표가 설립한 더본코리아가 내년 30주년을 맞는다.[사진=뉴시스]

“프랜차이즈를 이기지 못할 거면 장사하면 안 된다” “자영업 시장의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 “본사가 마진을 많이 남기면 가맹점주는 본사를 불신할 수밖에 없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그간 밝혀온 소신이다. 더본코리아가 문어발식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있긴 하지만, 수많은 자영업자가 백 대표를 ‘멘토’로 삼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런 백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할 전망이다. 더본코리아는 2018년 NH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더본코리아 측은 “상장 일정은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선 엔데믹(endemicㆍ풍토병) 시대에 접어든 만큼 더본코리아의 상장시계가 빨라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그렇다면 더본코리아는 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실적 면에선 긍정적이다. 코로나19를 겪는 동안에도 더본코리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모두 증가했다. 2019년 1200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1941억원으로 61.7%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3.2%(112억원→194억원) 증가했다. 지난 4년 새 2020년(5.4%)을 제외하고 영업이익률이 모두 9%대를 유지한 셈이다(표❶).

더본코리아 측은 “소규모 창업이 가능한 배달ㆍ포장 모델을 새롭게 선보이고, 달라진 트렌드에 맞춰 가정간편식(HMR) 등을 확대한 게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김대종 세종대(경영학) 교수는 “더본코리아가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어 IPO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에 상장 사례가 드문 만큼 (IPO에 성공한다면) 더본코리아로선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대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프랜차이즈 업체 중 상장사는 ‘교촌에프앤비(이하 대표 브랜드 교촌치킨)’ ‘디딤(연안식당)’ ‘엠피대산(미스터피자)’ 등 3곳뿐이다. 햄버거 브랜드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올해 초 자진해서 상장 폐지했다(표❷).

관건은 더본코리아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 무엇보다 더본코리아의 ‘가성비 콘셉트’가 되레 점주들의 애로사항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판매 가격은 낮게 유지하는데 물가가 치솟으면서 원재료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호텔외식경영학) 교수는 이렇게 지적했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데다 인건비가 오르면서 가맹점주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본사는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고도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이익을 낼 수 있지만, 가맹점주의 수익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

더본코리아 측은 “다브랜드 전략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가맹점 공급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최근 물가 상승에 따른 가맹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의 브랜드 간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ㆍ자기시장잠식)’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표❸). 일례로 더본코리아는 중식 전문점 ‘홍콩반점’ 외에 중식포차 ‘리춘시장(2017년)’, 아메리칸 차이니즈를 표방하는 ‘고투웍(2022년)’을 론칭했다. 김영갑 교수는 “웍을 사용하고 즉석에서 조리해야 하는 중식의 경우 진입장벽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유사한 브랜드 론칭은 카니발리제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본코리아의 대표 브랜드의 점포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것도 좋은 시그널이 아니다. 일례로 대표 브랜드로 꼽히는 한신포차와 새마을식당의 점포 수는 지난 2년 새(2019년 대비 2021년) 각각 5개, 15개 감소했다(표❹). 또 다른 대표 브랜드인 홍콩반점의 점포 수는 56개 증가했지만, 지난해 배달 전문점과 소형 매장을 확대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짝 효과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백 대표는 이같은 위험요인을 없애고 IPO를 향해 발을 내디딜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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