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의 감독’ 조정래 영화감독과의 차 한잔
‘복지 크리에이터’ 꿈꾸는 정우성 학생의 고민

티토링으로 만난 조정래 영화감독과 정우성 학생.[사진=더스쿠프 포토]
티토링으로 만난 조정래 영화감독과 정우성 학생.[사진=더스쿠프 포토]

# 사회복지학을 전공 중인 정우성(23) 학생은 ‘사회복지 전문 크리에이터’를 꿈꾸고 있습니다. 요즘 젊은 시청자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웹드라마를 제작해 소외계층의 삶을 조명해 보겠다는 게 우성 학생의 목표입니다.

막연히 꿈만 꾸고 있는 건 아닙니다. 시나리오를 즐겨 쓰는 예비 작가를 섭외하고, 학교 내 연극 동아리에 제작 방식을 문의하는 등 꿈에 다가서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우성 학생의 걱정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영화·드라마 제작 경험이 전혀 없다는 불안감이 그를 시시때때로 괴롭힙니다. 전공자들도 ‘뜨기’ 힘든 이 시장에서 비전공자인 자신이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탓입니다.


어쩌다 꿈을 이뤄 드라마를 제작한다고 해도 우성 학생의 고민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드라마가 뜨기 위해선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사회적 약자와 재미를 어떻게 한 프레임에 넣을 수 있을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 이런 우성 학생의 맞은편에 조정래(50) 영화감독이 앉았습니다. 2000년 단편영화 ‘종귀’로 데뷔한 그는 2016년 위안부를 소재로 삼은 영화 ‘귀향’을 제작해 흥행감독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흥행작을 만들기까지 14년이나 걸렸기 때문인지 사람들은 그를 집념의 감독이라 지칭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를 뒤집으면 그가 ‘세월의 인고’를 곱씹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길고 길었던 귀향의 제작기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위안부란 민감한 주제 탓에 조 감독은 늘 투자자들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위안부 소재 영화는 흥행할 수 없다”는 게 이유죠.

이런 사연을 접한 누군가의 후원금, 시민들의 성금이 한푼 두푼 모이지 않았다면 ‘귀향’이란 영화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을지 모릅니다. 조 감독은 “귀향을 제작하는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다”면서 “영화가 가진 진정성에 사람들이 마음을 연 것”이라고 당시를 추억했습니다.

조정래 감독은 정우성 학생에게 ‘진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티토링 11편 ‘조정래 영화감독과의 차 한잔’의 스틸컷.[사진=더스쿠프 포토]
조정래 감독은 정우성 학생에게 ‘진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티토링 11편 ‘조정래 영화감독과의 차 한잔’의 스틸컷.[사진=더스쿠프 포토]

이 때문인지 조 감독은 우성 학생의 고민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습니다. 그 또한 흥행성과 진정성의 갈림길에서 고민해왔기 때문입니다. 조 감독은 우성 학생에게 “확실한 성공 공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 영화감독을 하면서 느낀 게 있다”면서 말을 이었습니다.

“콘텐츠는 재미있어야 해요. 이건 당연한 얘기예요. 하지만 관객을 웃음 터뜨리게 하는 것만이 재미는 아니거든요. 모르는 걸 알아가는 데서 오는 것도 재미입니다.”

그는 ‘비전공자’란 약점 때문에 망설이는 우성 학생에게 “일단 시작해보라”면서 용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촬영기술보다 중요한 건 메시지와 진정성이란 이유에서였죠.

“영화감독으로서 유튜버들이 올린 영상을 보면 부족한 것 투성이예요. 그럼에도 조회 수가 수십만을 우습게 넘어가죠. 사람들이 겉보단 속에 든 내용에 이끌린다는 방증입니다. 요즘엔 스마트폰 카메라 품질도 수천만원대 촬영용 카메라 못지않잖아요. 그러니 우성 학생만의 시선을 어떻게 웹드라마에 담아낼지부터 고민해 봐요. 파이팅!”

짧은 만남이었지만 두 사람은 촬영 내내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스무살의 조정래를 만난 것 같다”면서 조 감독은 우성 학생에게 자신의 경험을 아낌없이 공유했습니다. 과연 우성 학생은 자신의 길에 확신을 갖게 됐을까요? 더스쿠프(The SCOOP)가 열한번째 티토링을 공개합니다.


글·사진 =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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