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대원제약의 과제
코로나19 특수 넘어설까

대원제약의 감기약 콜대원이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업계 최초 스틱형 파우치로 인지도를 조금씩 늘리더니, 최근엔 코로나19란 호재와 맞물리면서 판매량이 가파르게 늘어났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누린 업체는 숱하다”며 “대원제약 역시 그중 한곳일 뿐”이란 지적도 나온다. 콜대원의 약진은 ‘찻잔 속 돌풍’에 불과한 걸까.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감기약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사진=연합뉴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감기약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사진=연합뉴스]

본격적인 환절기가 시작하면서 ‘날씨의 변덕’이 계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일교차(최저·최고기온 차이)가 심하다. 낮엔 제법 선선하다가도 해만 떨어지면 옷 사이로 스며드는 찬바람에 몸서리가 친다.

그래서인지 이맘때엔 감기약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어난다. 관련 업계에서도 “감기약은 4분기에 가장 잘나간다”는 말이 정설로 통한다. 2020년 4분기 감기약 시장 규모가 284억원을 기록해 3분기(195억원)보다 45.6% 증가했다는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주목해야 할 건 올해 4분기 감기약 시장 규모가 이전보다 훨씬 큰 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가장 큰 원인은 바이러스다. 최근 미국·유럽에서 확산 중인 오미크론 하위 변위 BQ.1·BQ1.1이 국내에서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서다.

10월 첫째주에 일평균 2만2469명이었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도 넷째주에 3만7321명으로 66.0% 증가했다. 이 때문인지 업계에선 오미크론 변이가 11월에 7차 대유행을 주도할 거란 전망이 흘러나온다.

물론 감기약으로 코로나19를 직접 치료할 순 없다. 하지만 경증이라면 불편한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 올 상반기 다소 주춤했던 감기약 판매량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게 분명하다.

이런 감기약 시장에서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짜 먹는 감기약’ 콜대원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대원제약이다. 2015년 콜대원을 처음 출시한 이 회사는 감기약을 스틱형 파우치에 액상으로 담아 휴대가 간편하고 물 없이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알약 형태의 감기약이 전부였던 국내에서 업계 최초로 짜 먹는 형태의 감기약을 출시한 건 어찌 보면 모험에 가까웠다.

그해 콜대원은 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판피린(동아제약·253억원), 판콜(동화약품·131억원) 등 업계 1·2위와 비교하면 내세울 만한 성적표는 아니었지만, 대원제약은 짜 먹는 감기약의 가능성을 엿봤다. 해가 바뀐 2016년엔 코감기약 ‘콜드원노즈’를 추가해 증상별로 제품군을 다양화했고, 패키지 디자인도 새로 바꿨다.

아울러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도 세웠다. 2017년 인기 배우 이유리를 모델로 내세워 ‘짜라~콜대원’ 광고 시리즈를 만들고, 패션 모델을 앞세운 이색 광고로 경쟁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그 덕분인지 콜대원 매출은 2017년 22억원에서 2019년 61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시장 점유율의 5%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1월엔 어린이용 종합감기약 ‘콜대원키즈콜드시럽’도 출시했다.

이런 대원제약에 올해는 호재 중의 호재다. 상반기엔 코로나19의 반사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종 상비약을 구비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콜대원 판매량이 급증했고, 콜대원키즈콜드시럽이 정부가 지정한 ‘소아용 재택 코로나19 치료제’로 채택됐다.

그 결과, 대원제약의 상반기 매출은 2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63억원으로 857%나 늘었다. 대원제약 안팎에서 올해 콜대원 매출이 200억원을 넘어설 거란 기대감이 감돌고 있는 건 상반기 호실적 때문이다.

여세를 몰아 대원제약은 지난 8월엔 성인용 라인업인 ‘콜대원에스’를 ‘콜대원큐’로 리뉴얼해 출시했다. 기존 제품의 성분과 함량을 변경해 효과를 개선한 제품인데, 9월이었던 출시 일자를 한달 앞당겼다.[※참고: 두 제품의 리뉴얼로 대원제약 콜대원 시리즈 라인업은 13종이 됐다.]

회사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로 약국에서 감기약 품귀 현상이 다시 감지됐다”면서 “콜대원큐 출시를 앞당겨 늘어난 수요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물론 콜대원 앞에 장밋빛 전망만 펼쳐져 있는 건 아니다. 한편에선 “폭발적으로 늘어난 콜대원 매출은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쟁사 제품 또한 코로나19의 반사이익을 봤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경쟁 제품인 판피린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134억원에서 올해 218억원으로 62.6% 증가했고, 판콜도 같은 기간 137억원에서 187억원으로 36.4% 늘었다. 콜대원은 230.7% (26억→86억원)로 압도적인 증가량을 보였지만, 이같은 성장세가 계속할 거라고 장담하긴 어렵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재확산하면서 대원제약 일반의약품(OTC)의 매출이 성장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피크아웃(고점을 찍고 하락 국면에 접어드는 현상)을 배제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제 막 노 젓기를 시작한 대원제약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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