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의 ‘미래’ 두 통화에 달렸다
글로벌 리스크 위안화와 루블화
2014-03-24 김정덕 기자
“주식시장에 중소형주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은 좋은 징조다. 수출 대기업 중심의 우리 경제구조가 체질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라서다. 하지만 대외적인 리스크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지면 중소형주 투자심리도 위축될 수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의 경고다. 근거는 최근 불거진 중국의 위안화 약세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크림반도 사태다.
국제결제은행(BIS) 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권의 중국 익스포저(중국에 연관된 모든 거래금액)는 2008년 1000억 달러에서 지난해 3분기에 8000억 달러로 급증했다. 중국 위안화에 투자한 자본들이 8배나 늘어났다는 거다. 단기투기자금이 대거 빠져나간다면 유동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박소연 연구원은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 외부자금에 의존하던 한계기업(재무구조가 탄탄하지 않은 기업)은 환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위안화를 중심으로 생겨난 파생상품도 줄줄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의 통화스와프(일정시점에 약정된 환율에 따라 해당 통화를 상호 교환하는 외환거래)를 통해 국내 기업의 환위험을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게 사실이라면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제재를 각오하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군사적 충돌 위험은 사라졌고,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작업은 착착 진행 중이다. 하지만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배제하더라도 사태 해결에 오래 걸린다면 국제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거라는 게 박 연구원의 주장이다. 박 연구원은 “러시아 루블화의 환율추이를 보면 사태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블화 환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나쁜 상황(약세)이다. 강세 반전이 확인돼야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살아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