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향수를 포장마차에 담다
이호가 만난 프랜차이즈 CEO | 박상규 구노포차 대표
2014-06-02 이호 기자
프랜차이즈하면 가맹 본사의 폭리를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가맹점이 죽든 살든 본사의 배만 두둑해진다는 거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투명하고 정직하게 운영하는 CEO도 수없이 많다. 노포차와 양철북 브랜드를 운영 중인 박상규 대표는 그런 인물 중 하나다. 가맹점 수익이 첫번째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초심을 끝까지 지키지 못해서다.” 박상규 대표는 1970년생 한국 나이로 45세다. 그런데 장사 경험은 20년이 넘어섰다. 20살 때 장사를 시작한 베테랑 장사꾼이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컴퓨터 공학도를 꿈꿨다. 서울 소재 대학 산업정보학과를 지망했지만 높은 경쟁률을 넘지 못하고 낙방했다. 그때 그는 재수를 할지 장사를 할지 고민을 시작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는 것보다 재미가 쏠쏠한 장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가 프랜차이즈에 본격 발을 들여놓은 건 ‘양철북’이라는 양대창막장 구이전문점을 시작하면서다. 양철북이 히트를 치자 매장 개설을 문의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처음에는 기술전수를 통해 매장을 오픈했다. 그러다 10개 매장이 넘어가면서 “주먹구구식이 아닌 제대로 만들어 줘야겠다”는 생각에 프랜차이즈를 시작했다. 포장마차 브랜드 ‘구노포차’는 2011년 론칭했다. 전국 70여개 매장이 운영중이다. 론칭을 생각한 배경이 궁금했다.
“대창 수입금지로 양철북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불경기로 소비가 줄어들었다. 그래서 아이템을 바꿔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매장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그게 포차다.” 콘셉트는 어릴 적 골목길에서 뛰어놀던 1970~80년대 향수로 잡았다. 구노라는 이름은 옛 구舊와 길 노路가 합쳐진 말이다. 맛의 차별화를 위해 기존 선술집 메뉴에 석쇠구이를 결합했다. 구노포차를 론칭한 후 그가 만든 기본 중 하나는 모든 재료의 원가 비율을 25% 미만으로 한다는 것이다.
가맹점의 마진을 최대한 끌어올리자는 계산에서였다. “원가 비율을 25% 미만으로 정하면 본사의 마진이 없다고 보면 된다. 대신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으로부터 최소한의 로열티를 받는다. 선진국형 프랜차이즈 사업이다.” 그의 바람은 장사를 하고 있거나 하고 싶은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으로 남는 것이다. 젊은 시절의 다양한 장사경험을 바탕으로 서민 외식업 창업자를 돕고 싶다는 박상규 대표. 그의 힘찬 발걸음이 창업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