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공학도 ‘클린 햄버거’ 조립하다
김현동 델리아메리칸 대표
2017-06-26 이호 기자
2010년 창업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아이템이 있다. 미국식 수제버거다. 반짝 관심을 받던 수제버거는 2015년과 2016년을 거치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다. 이 시장에 100% 모짜렐라 수제치즈를 사용하면서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춘 브랜드로 인생 2막을 시작한 이가 있다. 김현동(55) 델리아메리칸 대표다.
델리아메리칸은 미국 정통 수제버거 특유의 맛을 그대로 살린게 강점이다. 우유와 버터가 다량 함유된 수제 치아바타, 수제버거빵, 100% 모짜렐라 수제치즈와 자체 수제소스를 사용한다. 주문과 동시에 5분 내에 요리된다. 수제 치아바타, 비프고기와 야채를 볶은 후 그 위에 모짜렐라 수제치즈를 듬뿍 얹은 미국식 샌드위치 ‘필리치즈스테이크’는 델리아메리칸을 대표하는 킬러메뉴다. 그런데 김 대표는 외식업 전공자가 아니다. 기계공학도인 그가 어떻게 외식업에 뛰어들게 됐을까.
1989년 삼성항공에 입사한 그는 삼성자동차 사업검토와 해외구매를 담당했다. 이후 2000년 한국 내 일본계 회사에 스카우트된 그는 당시 연락사무소 규모(연매출 100억원)였던 회사를 연매출 4000억원 규모의 제조회사로 성장시키는데 일조했다. 그리고 10년 후인 2011년 자신만의 사업을 해보자는 생각에 퇴사한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미국에서 맛본 햄버거다. “수제버거에 대한 한국 내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데다, 좋은 식재료로 만든 담백한 맛이라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 대표의 바람은 델리아메리칸의 성장에 힘입어 작은 음악당을 세우는 거다. “언제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음악당을 만들어, 재능이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음악당 설립은 다문화 가정의 아이가 가정 형편으로 음악을 포기하는 것을 보고 결심했다. 그날을 기다리며 독학으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김 대표. “50살까지 돈을 벌기 위해 매달렸다면, 남은 인생은 가슴이 떨리면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요.” 그가 인생 2막 첫발을 내디뎠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